마션 Martian - 앤디 위어 Andy Weir

2015.09.06 19:35ALL THAT REVIEW/책과 음악 Book & Music


요즘은 책 구입때마다 전자책으로 갈지, 종이책으로 갈지 고민의 연속이다. 하지만 역시 전자책이 편하고 실용적이다. 국내 번역본의 표지는 영화판의 그것을 차용하고 있다. 오리지널판은 우주복을 입은 마크의 일러스트.


한창 링월드에 빠져있었는데 이번 마션 역시 꽤나 흡족했다. 전자책이 등장하고부터 독서 라이프가 훨씬 풍족해진듯.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는 그 자체로써 지극히 SF 장르에 어울리는 삶을 살아온 인물이 아닐까 한다. 입자 물리학자인 아버지와 전기 공학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Geek DNA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듯 하다. 학창 시절 때부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했으며 이후 전 세계인들이 알고 있는 게임회사 블리자드에서 근무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워크래프트 2 개발에 참여했다고. 


그 후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수년간 SF 장르의 글을 집필하게 되는데, 2011년 킨들용 전자책 형태로 지금 소개할 마션 Matian 을 단 돈 99센트에 처음 출간하게 된다. 심지어 자가 출판이었다. 그 후 킨들 베스트 셀러에 오르면서 2014년 종이책 형태로 재출간하게 된다. 마치 국내 유명 온라인 작가들인 이영도, 이우혁 처럼 온라인에서의 성공을 통해 오프라인에 진출하게 된 것. 게다가 2015년인 올해 10월에는 리들리 스콧 감독, 맷 데이먼 주연으로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 인기와 작품의 재미에 대한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지표라고 할 수 있겠다. 


비록 SF 소설 최고의 영예라고 할 수 있는 휴고 상이나 네뷸러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와 상관없이 재미있는 소설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부모님의 영향인지, 그 스스로 키워온 능력 탓인지 그가 집필한 마션은 철저한 고증을 통한 과학적 요소들을 이용해 온갖 신기하고 기발한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는데 하드 SF 장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읽는 내내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하드 SF 장르는 그 이론적 배경이 기발하거나 복잡할수록 독자들의 몰입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과학적 이론에만 치중한 나머지 소설적 재미를 놓쳐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마션에서는 유연하게 대처하여 그러한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아내고 있다. 


플롯 소개 


나사 NASA에서 진행하는 화성 탐사 계획 아레스 3 팀은 화성에 도착한 지 6일 만에 기준치를 넘어서는 모래 폭풍으로 인해 임무를 긴급 중단하고 지구로의 귀환을 서두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식물학자이자 기계 공학 기술자(나사에서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2개 이상의 전공을 요구한다고)인 마크 와트니가 실종/사망 처리된다. 팀의 안전을 위해 그의 시체를 포기한 채 지구 귀환 항로에 오른 아레스 3 팀. 하지만 마크 와트니는 살아있었고 4년 후 아레스 4 팀이 화성에 도착해 그를 구조해줄 때까지 살아남기 위한 굉장히 과학적이고 상상력 넘쳐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주인공인 마크 와트니는 위트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로 묘사된다. 가진바 지식이나 기술력은 세계 최고들만 모인다는 나사에서 우주 비행사로 뽑았을 만큼 굉장하다. SF 버전의 맥가이버가 연상될 정도다. 그런 그의 능력에 걸맞게 온갖 시련이 이어진다. 독자들은 글을 읽을수록 주인공에게 이번에는 어떤 상황이 일어나고, 또 어떻게 극복해낼지 궁금해할 따름이다. 


여담이지만 마크 와트니 역에 맷 데이먼도 굉장히 흡족한 캐스팅이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았다면 120% 싱크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아이언맨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마션의 글은 기록 로그 형식을 통한 마크 와트니의 1인칭 시점과 진행 특정 상황을 묘사하거나 그를 구출하기 위한 여러 군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지적 시점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마치 영화의 컷 전환 같은 느낌이 종종 들곤 하는데 절묘한 긴장감 조성이 일품이었다. 내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1인칭 기록 로그는 마크 와트니의 생각과 행동을 굉장히 세밀하면서도 타당성 있게 그려내고 있어 생동감이 느껴진다. 요즘 세대들에게 익숙한 화상 채팅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또한, 탄탄한 이론 과학적 지식을 기발하게 무대 장치로서 사용하면서 마치 독자들에게 과학 수업을 하는 마냥 상세하게 이해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에 독자가 화성에서 우주 비행사의 임무를 수행하는 느낌을 들게 한다. 이는 마션이라는 소설이 가지는 최대의 미덕 중 하나로, 아마도 영화화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요소 요소마다 위트 넘치는 일종의 개그 컷들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SF 소설을 읽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웃게 만들 지경인데, 덕분에 지루하게 느껴질수 있는 과학적 요소들의 해설 부분이 훨씬 부드럽게 느껴진다.



번역에 있어서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찾기 힘들었다. 글의 특성상 작가의 서술보다는 1인칭 시점의 독백같은 내용이 대다수인지라 장문의 문체 대신 단문으로 이루어진 묘사가 많은데 번역에서도 나름대로 그 맛을 살렸다고 보여진다. 개그 컷 부분도 그럭저럭. 이론적은 부분의 장대한 해설  역시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옮겨진듯 하다.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는 본인도 잘모르기 때문에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인터스텔라가 굉장한 흥행몰이를 하면서 국내에 이론과학 열풍이 몰아쳤었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인터스텔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모자람이 없는 하드 SF 요소를 갖춘 마션 역시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해봄 직하다. 책이나 영화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말이다. 


인터넷상에 알려진 바로는 현재 위어는 그의 두 번째 소설인 Zhek 을 집필 중이라고 하며, 마션에 비해 좀 더 전통적인 SF 장르에 가까운, 외계인과 텔레파시, 초광속 여행 같은 내용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하루빨리 그의 신작이 발매되기를 바라는 이들이 제법 있으리라 본다. 


오랜만에 추천할만한 하드 SF 작품의 번역본이 발매된듯 해서 기쁜 마음에 글을 끄적여 봤다. SF 장르의 팬이라면 적극적으로 구매를 권한다는 말을 끝으로 글을 맺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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