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형과 휴대기기를 마음대로 오갈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표방하고 있다. 집에서는 독과 연결해서 1080P의 거치형 콘솔로 사용하고 외부에는 본체만을 이용해 720P 화질로 즐길수 있는 것. 뭐, 스위치에 대해서는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들 다루고 있으니 다음 기회에 살펴보도록 하고 닌텐도 스위치의 가장 핫한 주변 기기인 Pro 컨트롤러(통칭 프로콘)에 대해 썰을 풀면서 과연 필구해야할 주변기기인지 힌트를 제공할까 한다.
▲ 게임 패드의 기준이 되는 엑스박스 컨트롤러의 레이아웃을 기본으로 한다. 좌측 상단 아날로그, 우측 하단 아날로그의 조합이다. 참고로 PS4의 컨트롤러는 좌측 우측 모두 하단에 아날로그 스틱이 위치해 있다. 직접 파지해보면 대체로 엑스박스쪽이 편하게 느껴진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게임 패드
독특한 반투명 케이싱과 이를 통해 보여지는 회로망 느낌의 데코레이션은 프로콘의 이미지를 단번에 구축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진영별 시그니처인만큼 꽤나 신경썼음을 알 수 있다. 아쉽게도 XYAB 버튼은 모두 동일한 무채색으로 되어 있다. 클래식 닌텐도의 배색을 기대했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기능키로 사용되는 -,+외에도 누르는 순간 캡쳐되는 캡쳐 버튼과 홈화면이 바로 호출되는 홈 버튼이 별도로 위치해 있는데 조금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위치만으로 구분해야하기 때문인데 멀티 콘솔 유저라면 더욱 적응이 필요한 부분.
아날로그를 제외한 디지털 방식의 버튼들은 모두 양호한 클릭감을 보여준다. 적당한 힘으로 눌러도 빠르게 반응하며 클릭감이 확실한 편이다. 십자키는 몇몇 이슈가 있었는데 필자는 느껴지 못했다. 십자키를 메뉴 선택에서만 사용하는 몬헌만 플레이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일부 유저들이 주장하는 입력을 씹는 부분은 아직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증상이 발생하면 따로 언급하기로 하겠다.
▲ 프로콘의 아날로그 스틱은 역대 컨트롤러 최고의 피드백을 제공한다.
고급스러운 아날로그 스틱, 그리고 HD 진동
프로콘의 최대 장점은 아무래도 아날로그 스틱이 아닐까 한다. 엑스박스, PS4의 컨트롤러를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단연코 최고의 조작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스틱에 가해지는 텐션이 굉장히 절묘한데 스틱을 손가락으로 밀었을때 느껴지는 반발력과 스틱이 원래 위치로 복귀하는 속도가 굉장히 세밀하면서 빠르다. 작은 힘으로도 얼마든지 세밀한 조작이 가능해서 손가락에 느껴지는 피로도가 적다. 뭐랄까 굉장히 정밀한 기계를 만지는 기분이랄까.
진동 기능 역시 HD 진동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적인 강약 진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좀 더 다양한 양감을 제공하고 있다. 직접 손에 쥐어보면 괜찮은데 소리가 절로 나올 것이다.
▲ 프로콘 최대의 단점인 트리거. 여타 컨트롤러와 다르게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버튼이다. 무슨 말인가하면 압력을 감지해서 누르는 정도를 달리 인식하는 PS4나 엑박의 그것과는 다르게 그저 누르면 끝인 버튼이라는 말이다. 딸깍.딸깍.
이것은 어쩔수 없는 부분인데 본체인 스위치의 조이콘과 동일한 조작법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앞으로도 여전히 최고의 FPS 트리거는 PS4 컨트롤러가 될듯 하다.
내용추가 : R 키쪽에 문제가 있는듯 하다.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피드백되는걸 봐서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제품 편차가 심한듯 한데.. 증상은 버튼을 눌러도 인식이 잘안될때가 있다. 좀 더 힘을 줘서 누르면 인식된다.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단순 스위치 방식인데도 이렇다는건 누르는 부분의 접점 문제가 아닐까 싶다. 유저들에 의해서 해결법(뜯어서 보강 테이프 바르는 방식)이 있긴한데 일단 문제는 문제다. 초기에는 괜찮다가 조금 사용하면서부터 나타나는 증상으로 판단된다.
▲ 재질이 달라보이는 날개 부분은 사실 동일한 플라스틱이지만 가공을 달리해서 촉감이 다르다. 미끌어짐 방지는 확실한 편.
40시간 지속되는 배터리
또 하나 프로콘의 장점으로는 USB-C 타입의 포트와 내장된 리튬 이온 배터리팩이다. 엑박용 패드는 별도의 차지킷을 구매해야만 충전하면서 사용이 가능한데 프로콘은 PS4와 동일하게 이미 관련 사항들이 다 내장되어 있으며 차세대 충전 포트인 USB-C 타입을 채용해 사용이 편리하다. 내장된 배터리도 오래가기 때문에 PS4의 그것에 비할바가 아니다. 참고로 스펙상 40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자랑한다.
구매해야할까?
사실 스위치의 조이콘이 워낙 잘나왔기 때문에 프로콘을 구매할지 말지 고민이 되는게 사실일 것이다. 어지간한 게임들은 조이콘을 분리해서 좌우 손에 하나씩 쥐고 플레이하면 역대 휴대기기 최고의 그립감과 조작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세상에...휴대 기기의 컨트롤러에서 HD진동과 2개의 트리커까지 제공하다니.. 세상 좋아졌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물론 그 속에 숨겨진 더 많은 센서들을 보면 경악할 지경이지만..)
하지만 조이콘이 감히 흉내내기 힘들정도로 뛰어난 아날로그 스틱과 손안에 알맞게 들어오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독에 연결해 거치형으로 플레이시 유저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본인은 외부에서는 무조건 조이콘을 분리해 사용하지만 집에서는 아예 독에서 뺄 생각을 안하고 오직 프로콘만 사용할 정도다. 사람들이 프로콘이 잘 뽑혔다고 많이들 언급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문제는 높은 가격. 닌텐도 스토어 공식 판매 가격인 77,800원은 다른 콘솔 기기들의 컨트롤러의 평균 가격인 5.5~6만원대를 훨씬 웃도는 가격이다. 사용에 부족함이 없고 다양한 기능까지 함께하는 편리한 조이콘이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는데 굳이 8만원에 육박하는 별도의 컨트롤러를 장만해야 하는지는 많은 유저들의 고민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기기값의 1/4에 해당하는 가격임을 고려하면 더더욱이 그러하다. 다만 패키지 내에는 제법 튼실한 USB-C 타입의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는데 이 케이블의 가격이 제법 나가기 때문(비슷한 제품들은 대부분 1.5만원 이상)에 이를 고려하면 컨트롤러만의 가격은 다른 기기들과 비슷해진다. 물론 그렇게 구매가 불가능하니 문제지만.
본인의 추천은 이러하다. 야외 플레이를 주로한다면 프로콘은 의미가 없다. 가지고 다니기도 힘들고 야외에서는 조이콘이 굉장히 편리하다. 밖에서 스위치로 짧은 시간 즐기기에는 조이콘만한게 없다. 프로콘에 굳이 돈 낭비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실외로 가져나가는 일이 드물고 독과 TV 또는 모니터를 통한 거치형 플레이가 많으며 가족들이나 여러명이 함께 즐기는 게임보다는 혼자 싱글 플레이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거치형으로 여러명이 같이 플레이하기에는 원래의 의도대로 조이콘이 나은 면이 있으니 싱글 플레이를 즐겨하는 유저에 한해서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조작감의 프로콘이 정답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플레이할 게임 타이틀에 따라서도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조이콘 특유의 양손에 하나씩 들고 움직여야하는 모션 인식 기능같은 요소들 때문인데 물론 프로콘에서 각종 센서들이 내장되어 있지만 활같은 동작은 조이콘같은 맛을 내기 힘들듯 하다. 참고로 이러한 모션 인식 기능이 있는 게임들은 옵션에서 끄고 켤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 딱히 필수는 아니다.
아참, 하나 더. PC에서도 연결해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완전하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XBOX 컨트롤러의 에뮬레이터로 작동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으니 굳이 PC용으로 구매하지는 않도록 하자. 향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PC쪽에는 그냥 연결만해도 완벽하게 작동하며 PC 게임의 레퍼런스로 통하는 엑스박스 컨트롤로가 있으니 그쪽을 이용하도록 하시길 바라며 글을 맺음 한다.
내용 추가 : 위 내용에 덧붙여서 한 마디 더 하자면, 십자키 및 범퍼쪽 R 키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기에 이를 고려해서 구매하시길 바란다. 그런 증상이 없다는 유저들도 많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제품 편차라고 판단되지만...애매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