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쓰기에는 이제 너무 몰락해버린 일본의 가전 제조사들사이에서 소니 SONY 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네임 밸류는 독보적이다.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극소수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비록 소니하면 이제는 게임기와 카메라가 먼저 연상되는게 현실이지만 플래그쉽 AV 리시버와 거기서 파생된 디지털 앰프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꾸준히 다양한 이어폰과 헤드폰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는 소니의 저력은 절대 폄하할 것이 아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상향평준화된 무선 리시버 장르에서도 독자적인 기술력과 소니만의 독특한 컨셉을 가진 제품들을 내세우며 유저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소니에서 야심차게 발매한 노이즈 캔슬링 시리즈인 1000X 삼형제 중 하나인 WI-1000X 제품으로 헤드폰, 완전무선 이어폰, 넥밴드로 이뤄진 1000X 시리즈 중에서 넥밴드 타입이다. 상당히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는 본 제품에 대해서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개인적으로 너무 과하게 많은 패키지 사진으로 리뷰 초반을 지루하게 만드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제품의 시작은 패키징이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한 최소한의 정보는 빠트리지 않도록 소개하고 있으니 많이 본 사진이더라도 조금만 참고 넘겨주시길 바란다.
▲ 소니의 헤드폰 라인업에서 사용되는 전형적인 패키징. 제품 크기가 있다보니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의 그것을 따르는 모습이다.
▲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지않는다는 뒷면 스펙 표기. 하지만 제품의 장단점을 가장 극명하게 나타내는 픽토그램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 가격대가 있어서인지 내부 패키징에도 신경쓰고 있다. 나는 고급 제품이오..라고 외치는듯한 자태.
▲ WI-1000X 본체가 안전하게 삽입되어 있고 나머지 구성품들은 뒷면 공간에 숨겨져 있다.
▲ 함께 제공되는 기본 파우치는 살짝 실망스러운 천재질의 간단한 형태.
사용하기 편하고 가볍기 때문에 실용성은 만점이지만 이왕이면 가죽 재질이었으면 어땠을까 살짝 아쉬움이 남기도.
▲ 설명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블루투스 연결을 위한 퀵 가이드, 제품의 퀵가이드 동봉.
▲ 함께 동봉된 이어팁 번들. 겉은 부들부들하고 내부는 단단한 하이브리드 실리콘 이어팁이 크기별로 있고
컴플라이와 흡사한 재질로 되어 있고 실제로도 비슷한 착용감의 트리플 컴포트 이어팁이 크기별로 제공된다. 보고만 있어도 만족스럽다.
▲ 색상으로 크기를 구분하게 되어 있다. 녹색이 하나 빠져 있는것은 본체에 이미 장착되어 있기 때문.
실리콘 이어팁이 총 4쌍, 트리플 컴포트가 3쌍인셈이다. 특이하게 실리콘쪽은 SS 사이즈를 지원한다.
▲ 비행기에 특화된 기능이 내장되어있는 만큼 비행키 좌석용 어뎁터를 제공한다. 유선 케이블과 충전 케이블 동봉.
▲ 전형적인 넥밴드 형태. 두툼한 리시버 유닛이 BA 하이브리드임을 자랑하고 있다.
" 세가지 질감의 디자인 "
다양한 촉감의 소재를 요소마다 다르게 배치했기에 사용중 느껴지는 질감이 제법 재미있다. 목에 닿이는 넥밴드 부분은 헤드폰에 흔히 사용되는 부들부들한 가죽느낌의 재질로 마감되어 있고 조작부가 있는 좌우 넥밴드 발 안쪽은 땀이 잘 묻어나지 않는 단단한 플라스틱과 말랑말랑한 고무의 중간 즈음에 해당하는 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반대로 넥밴드 유닛 바깥쪽 좀 더 단단한 무광 플라스틱에 가까운 느낌으로 마감되어 있다. 손으로 잡았을때 느껴지는 넥밴드 헤드의 외부는 코팅된 스테인레스 스틸 프레임으로 견고함과 세련됨이 함께 한다.
▲ 음각 처리된 소니 로고는 빛의 방향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NFC를 지원해서 간편한 페어링이 가능하다.
▲ 컨트롤 부위는 SF 코팅 느낌에 가까운 재질이고 목에 닿이는 넥밴드 부위는 헤드폰의 이어패드와 동일한 부들부들한 질감이다.
▲ 넥밴드 외부는 기기를 지탱하는 스테인레스 스틸 프레임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 양각 처리된 버튼들은 적당한 크기와 배치로 인해서 몇번만 사용해보면 보지 않고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조작이 가능하다.
▲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모드를 전환하는 버튼은 오른편에 위치해 있다. 좀 더 많은 버튼을 배치했어도 나쁘지 않을듯한데..
"BA 유닛과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최대한 작게 우겨넣었다"
BA 유닛과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용하고 노이즈 캔슬링의 마이크 유닛이 포함되었음에도 리시버 유닛은 귀에 삽입했을때 너무 튀어나오지 않도록 적절하게 설계되어 흔히 말하는 프랑켄슈타인 느낌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역시나 유닛의 외부는 넥밴드 본체와 마찬가지로 질감이 서로 다른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서 디자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얼핏 보면 검정색 하나로 통일된 단순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대로 손에 올려놓고 감상해보면 다양한 소재와 그런 소재의 차이에서 발생되는 미묘하게 다른 컬러감을 통해 세련된 형태의 디자인으로 완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넥밴드 헤드셋을 아재스럽다는 말로 표현하는걸 종종 들을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니의 이 제품을 보고도 그런 감상평이 나온다면 자신의 심미안을 조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똥꼬발랄한 10대 20대를 겨냥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쌓여온 소니 고유의 디자인 언어가 현대적으로 잘 재구성되어 캐쥬얼과 비지니스 양쪽 모두 어울리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 아! 이게 아재스러운건가 ...
비록 타사 넥밴드 제품에 있는 케이블이 자동으로 말려들어가는 기믹이 없지만 (사실 이런 기믹은 오래전 소니에서 채용했던 요소인지라 조금 아쉽기도..) 원한다면 어느정도 케이블을 고정시킬수 있는 방법 정도는 제공하고 있다. 단선의 위험을 보자면 롤링 방식이나 이러한 홀을 이용한 고정 방식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좋은 착용감, 모두에게 좋은건 아닐듯"
무게 배분을 잘한탓인지 원래 무게가 가벼워서 그런것인지 크기에 비해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목에 직접 닿이는 형태이니만큼 뭔가가 목에 걸려있다는 느낌은 남는다. 넥밴드 제품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이 부분을 얼마나 편안하고 이질감없이 처리했느냐 하는 부분이 아닐까 하는데 WI-1000X은 이런 부분을 꽤나 잘 처리한듯 하다.
다만 가죽 느낌의 재질을 사용한 넥밴드 부위는 슬슬 날이 뜨거워지는 여름철에는 불쾌감을 선사할것이 분명해 아쉬움을 남겼다. 헤드폰을 사용해본 유저들은 잘알겠지만 해당 소재는 생각보다 빨리 닳거나 찢어지는 경향이 있다. 차라리 땀이 스며들지 않는 소재였으면 어땠을까?
크게 거치적거리는 요소가 없다고는 했지만 소소하게 불편한 부분들은 존재한다. 하나는 짧은 케이블 길이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넥밴드 자체의 길이로 인해 발생하는 거치적 거림이었다. 둘 다 엄청나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옷에 걸리거나 꼬인 케이블을 살짝 풀어주거나 해야하는 살짝 불편한 요소는 있다. 여름철 옷차림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옷깃이 높아지는 겨울철 옷차림에서는 이래저래 거슬리는 요소가 된다.
무엇보다 그러한 소소한 거슬림이 소음으로 이어질때가 있어서 단점으로 꼽을만 하다. 노이즈 캔슬링 모드에서 옷깃에 케이블이나 본체가 스치는 소리가 소음으로 유입될때가 있는데 유저에 따라서는 불편한 점으로 여길수도 있겠다. 본인처럼 완전 무선 형태에 익숙해져있는 유저들이라면 더욱 크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4.1 블루투스는 안정적, LDAC의 안정성은 글쎄?"
블루투스는 버전이 높을수록 전력소모가 줄어들고 수신 범위가 늘어나는 특징을 보이는데 아쉽게도 최근 몇몇 제품에 탑재되기 시작한 5.0버전이 아닌 4.1 버전이 채용되어 있다. 2017년도 후반기에 출시된 제품인만큼 어쩔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일반적인 환경에서라면 딱히 4.1과 5.0의 유의미한 차이점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그렇다고 이 제품의 수신거리가 짧거나 그런것은 절대 아니며 오히려 4.1 버전을 채용한 타 기기 대비 더 수신거리가 긴것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넥밴드 크기가 있다보니 수신부 안테나 크기 등에서 이득을 보는게 아닌가 예상된다.
블루투스 버전의 아쉬움과는 다르게 다양한 코덱들을 충실하게 지원하고 있다. SBC, AAC외에도 apt-X와 apt-X HD, 그리고 최근들어 안드로이드 진영에 무료로 풀려버린 LDAC을 지원하고 있어서 Hi-Res 오디오 재생을 충실히 지원한다. 하지만 LDAC을 활성화하면 음이 튀는 현상이 생각보다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안정적인 연결 우선 모드를 사용하면 LDAC은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코덱은 강제로 SBC만 사용 가능하게 된다. 또한 전용앱에서 클리어 베이스 효과나 이퀄라이저를 이용할려면 역시나 LDAC 모드를 포기해야한다. 어찌보면 계륵이 아닌가싶은 생각도 드는데 기껏 고음질을 지원하는 LDAC을 넣어두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불행중 다행(?)은 LDAC일때와 그 외 코덱을 사용할때 체감이 크지 않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것은 아래 청감 후기에서 상세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다시 튐 현상에 대해 언급하자면 매일 도보로 이동하는 도로변 인도를 거치는 40분 거리의 구간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콘X(갤럭시 전용 코덱 연결)는 언제나 음이 튀던 병원 앞(뭔가 전파에 영향을 주는 장치가 있는듯 했다.)에서의 1회만 발생했지만 LDAC 모드를 사용하는 WI-1000X의 경우 기존에 발생하던 병원 앞 한 구간외에도 대략 3~4번의 튐 현상이 추가로 더 많이 발생했다.
증상 자체는 연결 끊김이 아닌 음이 살짝 불안정해지거나 튀는 느낌을 주는 정도로 그치는것인데 이를 감안하고 고음질의 코덱들을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보다 안정적인 연결을 위해 SBC 코덱만을 사용할 것인지는 유저가 선택해야할 요소가 되어 버렸다.
"SBC 모드에서 싱크 문제 발생, LDAC 모드에서는 문제 없어"
이 제품의 실측 레이턴시는 무려 200ms를 넘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영상이나 게임을 즐기면 싱크가 밀릴수도 있는 속도인데 다행히도 apt-x 같은 모드에서는 훨씬 낮은 레이턴시 수치를 보여주니 유튜브같은 영상 감상때는 이쪽을 권하고 싶다. 실제로 LDAC 활성후 유튜브 감상시 싱크 문제는 찾아보질 못했다. 반대로 SBC 모드에서 유튜브 영상 감상시 미묘한 싱크 밀림을 자주 경험했다.
"무난한 통화음, 편리한 진동 기능"
통화 음질은 주어진 하드웨어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이었다. 상대방이 듣는 내 목소리도 그럭저럭이었고 내가 듣는 상대방의 목소리도 그럭저럭 이었다. 음악을 들을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전반적으로 뭉툭하게 들리는 음이라서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어쨌거나 통화음질 부분은 소니뿐만 아니라 플랜트로닉스를 제외한 대다수의 음악 감상 위주의 리시버 제조사들이 가지는 약점이니만큼 그러려니하고 넘어갈까 한다. 나쁘지는 않지만 다른 성능에 비해 뛰어나지도 않다는게 최종 판단이다.
하지만 전화가 걸려왔을때 넥밴드 자체에서 진동이 울리는 기능만큼은 정말 유용했다. 다양한 상황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폰을 가방에 넣어둔 상태에서도 굳이 외부로 벨소리를 노출하지 않아도, 그리고 귀에 이어폰을 꽂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화가 걸려온것을 인지할수 있다는 것은 외부 활동 상태에나 실내에서나 모두 도움이 되는 좋은 기능이었다.
"최고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 "
WI-1000X의 존재 이유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을만한 기능이 바로 ANC, 즉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다. 소니에서 발매했던 제품들중에서 가장 상위의 성능을 자랑하는만큼 실제 활용도가 높은 기능이다. 노이즈 캔슬링은 말그대로 주변의 소음을 장치를 통해 상쇄시키는것을 말한다. 여기서 눈여겨 볼것은 소리를 막아주는게 아니라 상쇄시키는 것으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무척이나 편안한 소음 상태로 만들어준다. 흔히들 주변의 배경음이 지워진 느낌이 든다고 묘사할때가 많은데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WI-1000X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도로변 인도처럼 차량 소음이 심한 곳이나 지하철같은 주기적인 소음이 발생하는 곳에서 큰 위력을 발휘한다. 실제로 본인은 음악을 듣지 않더라도 이 기능만 켠 상태로 이동하곤 했었는데 그만큼 귀를 편안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단순히 귀마개로 귀를 막는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이 기능을 반복적으로 끄고 켜보면 생활하는 공간에서 얼마나 다양한 주파수대의 소음이 귀를 괴롭히고 있는지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여주기때문에 쓸데없이 볼륨을 높여 음악을 들을 필요가 없어지니 청력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비행기 탑승시를 위한 다양한 기능이 있기에 비행기 이용을 못한것이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리뷰 기간동안 비행기를 탈 일이 없었던지라 물리적으로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외의 대부분의 교통 수단(승용차, 버스, 지하철, 도보 등등)을 이용해본 결과 WI-1000X의 ANC 기능이 제 실력을 발휘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다수가 함께 이용하기에 어쩔수없이 소란스럽고 주기적인 소음이 발생하는 버스, 지하철같은 경우에 더욱 큰 위력을 보여줬는데 과장 조금 보태서 ANC를 작동시키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질 정도로 주변 소음을 확실하게 줄여준다.
"주변 소리 모드는 아쉬움이 남아"
ANC 기능의 반대되는 기능인 주변 소리 모드는 마이크를 이용해 외부 소리를 집음한 뒤 이어폰 리시버를 통해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 기능으로 인이어 이어폰 사용시 주변 소리를 듣기 힘든 단점을 없애지기 위해 도입되었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외부음을 재생해주는 수준의 주변 소리 모드를 제공하는것에 비해 WI-1000X는 노이즈 캔슬링과 함께 연계해서 주변 소음은 없애면서 차량이 빵빵거리는 경적소리나 사람들의 말소리만 골라서 들려주는 복합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이 모드에서는 노이즈 캔슬링때에 비해서 화이트 노이즈같은 소음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주변 소리 모드는 귀로 직접 듣는 소리와는 많이 다르며 빠지거나 쓸데없이 증폭되는 소리따위가 자주 들리기때문에 너무 이에 의존하다가는 낭패 보는 수가 있다. 실제로 아이콘x의 엠비언트 모드에 비해서 주변 소리가 잘 안들릴때가 더 많았다. 크게 활용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
"최소 10시간 지속되는 강력한 배터리"
넥밴드 형태의 장점 중 하나가 기기의 부피로 인해 배터리 용량이 커진다는 것인만큼 최소 10시간 음악 재생 가능 시간이 무척 반갑게 여겨진다. 물론 ANC 기능을 작동시킨 상태에서의 플레이 타임이다. ANC 기능이나 앰비언트 등의 부가 기능을 끄면 좀 더 오래 지속된다. 게다가 소니답게 15분 충전으로 70분 사용이 가능한 퀵차지 기능을 지원한다.
최대 13시간을 지원하는 배터리 용량 덕분에 완충까지 대략 3.5~4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들이 1시간 남짓이면 완충되는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긴 시간이지만 그만큼 플레이타임이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는만큼 감수할만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배터리가 없더라도 사용 가능한 유선 기능"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전용 케이블을 통해 유선 사용이 가능하다. 이 무슨 사치스러운 기능인가 싶다. 기기 배터리가 부족할때 사용해봄직하다. 다만 유선 케이블 연결시 이어폰에 내장된 마이크는 작동하지 않으니 이를 통한 통화가 불가하다. 유선 연결시 임피던스나 감도가 변하는거 같은데 스펙 시트상에는 유선 연결때의 값만 나와있어서 확실치는 않다. 그렇다고 크게 체감될정도는 아닐듯.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이 제품은 단순히 뛰어난 노이즈 캔슬링 기능때문에 쓰는건 아니다. 음의 질 자체가 뛰어난 블루투스 이어폰이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BA(Balanced Amature) 유닛과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하이브리드 구조, 소니 고유의 디지털 앰프 기술인 S-Master HX 적용, 다른 코덱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자랑하는 LDAC 지원, 손실 음원을 자연스럽게 업스케일해서 고해상도 음원으로 출력해주는 DSEE HX 지원 등등 그냥 대충 적용된 기술들만봐도 음질이 나쁠수가 없는 제품이다.
기술적인 내용들은 소니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궁금한 기술사양은 그쪽을 참고하시도록하고 여기서는 실제 청음 후기를 통한 감상평을 싣도록 하겠다.
사용된 기기는 LDAC을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 LDAC 활성화 상태에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켠채로 그외의 전용 앱에서 제공하는 서라운드 같은 기능들은 OFF 상태로 청음한 상태 1과 안정적 연결 우선 모드에서의 SBC 활성화 상태에서 전용앱이 제공하는 각종 이퀄라이저 및 소니 특유의 클리어 베이스 모드 등을 최대한 활용한 상태 2를 번갈아 사용했다.
상태 1 (LDAC, 음질 우선 모드, 이퀄라이저 & 클리어 베이스 등등의 각종 이펙트 OFF)
고음역대를 또렷하면서도 깔끔하게 뽑아내고 있다. 중음역대나 저음역대에 어설프게 묻히지 않고 존재감을 확실히 과시하는 고음이다. 선이 가는 음은 아니며 나름대로 뼈대가 있고 힘이 느껴지는 고음역대라고 할만하다. 조금 더 뻗어나갈수 있는 여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바이올린 연주곡에서도 힘을 잃지 않고 본연의 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에 충분히 보답하는 소리를 들려준다. 악기들이나 보컬들마다의 질감이 확실하게 구분될정도로 괜찮은 해상력 덕분이 아닐까 싶다.
"어느 대역대도 허술하지 않은 탄탄함과 밸런스가 돋보이는 고음질"
중음역대와 저음역대도 이에 지지 않는다. 음악의 전반적인 뼈대를 지탱하는 중음역대는 필요 이상으로 착색된 소리를 배제하면서도 매끄럽고 탄탄한 소리를 자아내고 있다. 과장되지 않아 담백하다 말할수도 있겠고 누군가에는 심심하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절대 아쉬운 소리가 아니다. 나대지 않으면서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고 있을뿐이다. 저음역대도 탁월하다. 쳐야할때 빠지지 않고 확실하게 쳐내고 풀어헤쳐진 맥빠진 소리가 아니라 정확무비한 펀치력을 자랑한다. XB 시리즈의 과장된 저음과는 확연하게 다른 정확하게 계산되고 실행된 소리라고 할만하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사용해봤던 모든 블루투스 이어폰 제품들중에서 이퀄라이저를 배제한 노멀 상태에서 사용했을때 가장 취향에 부합하는 사운드를 들려줬다고 평하고 싶다. 완벽한건 아닌데 모자란 부분을 딱히 골라내기 어려운 소리를 들려준다. 자신의 영역을 확실하게 나타내는 소리들이 좋은 밸런스로 엮여있다. 다만 취향에 100% 부합는것은 아닌지라 이퀄라이저를 통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느껴질때도 많았다. 음향 기기를 듣고 느끼는 것에 있어서 일정한 퀄리티 이상은 감성의 영역이기때문에 누구에게나 좋은 소리라고 말하는것은 쓸데없는 만용인만큼 걸러 듣길 바란다. 어쨌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상태 2 (안정적인 연결 우선 모드, SBC, 전용앱을 통한 이퀄라이저 사용)
이론상 96kHz/24bit 재생을 지원하는 LDAC 모드와 달리 SBC 코덱 사용시에는 그 절반에 못미치는 44.1kHz/16bit 까지만 재생이 가능하다.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모드를 포기하게되는 셈인데 굉장히 아깝게 여겨지겠지만 이게 애매한게 막상 동일한 96kHz/24bit 파일을 LDAC과 SBC로 번갈아 재생해봐도 큰 차이점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LDAC과 비교해도 체감하기 어려운 고음질, 이퀄라이저 사용가능한 장점"
우선은 필자의 귀가 황금귀가 아닌 탓도 가장 크다는 점은 전제로 깔고 말하는것인데 뭔가 미묘하게 음의 질이 달라지기는 하는데 딱 찍어서 설명해보라면 '어버버버버'하면서 다른곳으로 눈을 돌려버릴만큼 애매하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라고하면 그 자리에서 거절할테다. 구분 못할듯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이퀄라이저를 거치지 않은 LDAC 상태에서 재생한 곡이 더 마음에 들긴했다. (LDAC이다, LDAC! 나보고 어쩌라는거냐!)
어쨌든 기대와는 다르게(?) SBC 상태에서 재생한 곡들도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는데 그 이유를 예상해보자면 음원 업스케일링 기능인 DSEE HX의 성능과 좋은 하드웨어의 바탕이 되는 디지털 앰프인 S-Master HX탓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소니의 클리어 베이스가 유명하긴해도 기기마다 편차를 보였던게 사실인지라 해당 기능을 끄고 사용하는 이들도 많은걸로 아는데 WI-1000X에서는 다행히도 나쁘지 않게 작동한다. 전용앱을 통해 이퀄라이저를 조금 건드려보면 나름대로 원하는 소리를 찾을수 있을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퀄라이저 프리셋중에서 '신남'이 제일 쓸만했고 커스터마이징 프리셋도 그와 비슷하지만 클리어 베이스를 조금 내린 형태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서 고음부를 조금 더 맑고 날카롭게 하고 저음부를 조금 더 부스팅해서 살짝 과장되긴해도 노멀 상태보다 더 역동적인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WI-1000X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없이 밸런스 좋은 소리를 높은 퀄리티로 완성시킨 소리를 들려준다. 넥밴드 형태를 취하면서 늘어난 부피감을 엉뚱한곳에 쓰지 않고 좋은 하드웨어로 채워넣은 결과가 아닐까?
"좀 더 다양한 설정을 할수 있는 전용 앱 제공"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WI-1000X의 세부 설정을 할 수 있는 전용앱이 제공된다. 이를 통해 연결 모드를 변경하고 이퀄라이저를 조절하거나 서라운드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사용방법은 매우 직관적으로 ON/OFF 스위치 형태인지라 쉽게 사용 가능하다. 자동화된 기능도 제공하는데 사용자가 걷고 있는지 서있는지 등을 파악해서 노이즈 캔슬링을 작동시키거나 주변 소리 모드를 작동시키는 등등의 기능을 적응형 사운드 제어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꽤 유용할지도 모르겠다.
음악 재생앱인 뮤직 센터도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그다지 특출난 부분은 없으나 HRA 재생을 지원하며 쓸만한 음악 재생 앱이 없다면 사용해도 될정도의 완성도는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약간의 버그도 있어서 LDAC과 SBC 모드를 왔다갔다하면 재생이 안될때가 있었다. 상태바에서 LDAC 모드를 직접 ON/OFF 해주면 해결되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앱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기본 연동 가능한 구글 어시스턴트는 여전히 국내 환경에서는 큰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된다.
+ 업계 최고 성능의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
+ 절약 모드를 쓰지 않아도 10시간 이상 지속되는 배터리
+ LDAC, apt-X HD 같은 고음질 코덱 지원
+ 완성도 높은 뛰어난 음질
+ 번들 제공되는 다양한 이어팁
+ 배터리가 없어도 유선 모드 사용 가능
+ 비지니스 정장에도 어울리는 슬릭 디자인
+ 진동 기능은 전화를 놓치지 않게 해준다.
- 비싼 가격(소니스토어 기준 39.9만원, 오픈마켓 26만원)
- 여름철이나 스포츠에 이용하기는 애매함 요소들
- 내구성이 의심되는 케이블
- 기기 성능에 비해 평범한 통화 음질
- 입은 옷에 따라 거추장스러울수 있는 구조
- LDAC 사용시 불안정성
WI-1000X는 블루투스라고 하는 태생적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소니의 음향 하드웨어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음악 감상 환경을 크게 개선시켜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하고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BA 유닛과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도입한것도 모자라서 디지털 앰프와 음의 해상도를 개선시켜주는 기능까지 탑재한 제품이다.
최근 유행하는 완전무선(Truly Wireless) 이어폰과 비교하면 거추장스러워 보일수도 있겠지만 탄탄한 기본기라는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운 고성능 고음질, 그리고 다양한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 이유가 있는 부피감이라 할 수 있겠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음악을 듣지 않더라도 주변 소음으로부터 피곤한 귀를 지키는 훌륭한 역할을 해준다. 인이어 타입의 이어폰들이 대체로 차음력이 괜찮긴해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켰을때와는 비교 불가한 배경노이즈 제거 성능이기에 WI-1000X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해준다.
클래식부터 메탈에 이르기까지 어느 장르에서나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소리를 들려주는 기기이며 헤드폰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그에 상응하는 좋은 음질을 기대한다면 권할만한 제품이다. 다만 격렬한 움직임이 있는 스포츠, 그리고 더운 여름에 권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며 그런 용도에는 방수 기능이 확실하고 부피감이 더 작은 완전무선 제품들을 추천하고 싶다는 말을 끝으로 이번 글을 맺음한다.
fin.
"본 콘텐츠는 소니코리아 지원 포코체험단 활동으로 제품을 무상대여 받아 작성되었으며
활동 결과에 따라 제품 증정/제품 할인 등의 기회가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