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이라는 말보다는 '홈페이지' 라는 말이 더 익숙하던 시절, 그렇게 나의 이 보금자리 공간은 시작되었다. 더이상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흔적을 남기려 한다.
1. 03년 첫 출발 ver. 1.0
03년 5월 13일 토요일의 한가한 어느날 그동안 계속해서 미뤄두고 있던 홈페이지 제작에 몰두했다. 전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언제나의 패턴대로라면 쓸만한 디자인이 생각나서 그랬던것이 아닐까 하는데..
내 하드에 남아있는 최후의 흔적.간단한 HTML을 이용한 눈속임 기법과 제로보드를 이용했었다.
나름 사이드 메뉴를 구현하고 지금은 DB가 없어져서 확인할수 없지만 제로보드를 이용한 게시판을 중점으로 게시물을 게재하던 때였다. 지금은 XE로 바뀐 제로보드는 당시 홈페이지제작이라면 필수로 사용되던 게시판 생성 툴로 응용방법에 따라 다양한 활용법이 있었다.
저때만해도 방명록에 신경쓰고 뭔가를 해볼려는 의욕이 넘치던 때였다..라고 기억한다 -_-
눈에 띄는 특징중에 하나는 당시의 느슨한 음반저작권 상황덕분에 별다른 재재없이 사용햇던 BGM 이었다. 이후로 해가 지날수록 음악을 이용하는데 금액이 든다는 이유로 본인의 홈페이지에서 사라져간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2. 이미지를 이용하다.
사실 첫번째 홈페이지는 상당히 흔한 구성이었고 단조로웠기에 시작부터 불만에 휩쌓이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계속해서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하던 중에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다음 버전을 만들었다.
메인 화면. 일종의 GUI 랄까..각 버튼위에 가면 이니셜의 풀네이밍이 표시되고 클릭하면 별도의 창에 게시판이 뜨는 구성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이다.
이때까지도 체계적인 HTML과 해당 툴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하나를 만드는 데로 시간이 오래 걸리던 때였다. 포토샵 만큼은 그럭저럭 다루곤 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미지로 처리하길 좋아했었던 시기.
3. 홈페이지 운영이 어렵다. ver 3 이후..
한참 공부한다고 바쁘던 시기라 콘텐츠를 만들어낼 시간도 힘도 없었기 때문에 고심끝에 홈페이지를 폐쇄에 가깝게 운영하기로 한다.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이다. 대부분의 글이 우울했었던..
3.1 wait 라는 버전명 처럼 다음 버전을 만들기 위해 임시로 운영했던 페이지다. 자유게시판과 방명록만 유지하고 나머지 자료는 모두 막아둔 상태. 초기화면에 사과글을 게시하고 있었다.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나지 않지만 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뭔가를 가공했었던거 같은데 -_-a 명확하게 기억이 안난다. 그다지 애정이 가던 놈은 아니다.
4. 귀찮아서 대충 만들었던 후기 홈페이지
이쯤 되고보니 슬슬 홈페이지라는게 지겹고 귀찮아졌었다. 방명록에 목숨 걸던 시절이라 저조한 방명록 유입인구는 그런 내 마음을 부채질 했었다. 지금처럼 RSS 같은 기법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지만.
당시 마음에 들던 이미지에 약간의 가공과 하이퍼링크만 해놓은 귀차느즘의 결정체같은 홈페이지. 제작시간 1시간도 안됐던...
이 버전의 유일한 의의라면 위에 보이는 coolwarp.net의 로고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 정도랄까. 사실 특별한 디자인이 가미된건 아니었지만 간결함을 기본으로 하는 현재도 계속 디자인중인 JERV와 coolwarp.net의 로고의 기반이 되었던 놈이다. 지금은 PSD 파일을 유실한 상태. HDD를 몇번이나 날려먹어서 -_-;
5. TATTER TOOLS로 넘어오다. ver. 4.0
한참 제로보드를 사용하기 위한 제약과 표현양식의 귀찮음에 지쳐갈때즈음해서 혜성과도 같이 블로그 라는 양식이 나타나기 시작했었다. 사실 블로그는 훨씬 전에 나왔었는데 홈페이지를 디자인하고 이것저것 고치길 좋아하는 나에게는 족쇠같은 구조라서 거들떠도 보지 않던 참이었는데 '설치형 블로그' 의 한국판 선두주자라 할수 있는 태터툴즈가 정식버전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이미지는 남아있지않지만 전형적인 2단, 3단 양식으로 모든것을 처음부터 시작했엇다. 막 시작했을 당시만해도 수년간 유지해온 제로보드의 DB를 연동해서 유지할려고 했었지만 마땅한 방법도 없었고 이후 계정을 옮기면서 DB 마저 소멸해버려서 이제는 불가능한 방법이다. 어떤 자료가 있었는지 기억도 안나기 때문에 이제 후회조차 되지 않는다.
6. TISTORY로 넘어오다. ver. 5.1 이후
태터툴의 최대장점이자 단점인 설치형 블로깅 툴이라는 타이틀은 개인소유의 계정이 필요로 했고 해당 요건의 SQL 버전이나 서버 버전을 맞추기 위해서는 유료 호스팅을 이용해야 했다. 매년 큰돈은 아니지만 귀찮게 금액이 은행에서 빠져나갔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일 트래픽의 제한과 파일 업로드의 열악한 제한 사항은 '다음'이라는 거대기업이 운영하는 무제한 용량과 트래픽을 제공하는 티스토리로 갈아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실 티스토리는 태터툴즈의 DAUM 버전으로 동일한 플랫폼이라서 백업데이터의 교환도 상당히 쉬웠고 기존에처럼 자료를 날릴 일도 없었다. 지금은 태터툴즈가 구글에 인수되어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언제고 다시 한번 넘어갈 일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대로 구글이 계속 운영한다면 말이지..
마치며...
항상 내 블로그 마지막에 붙어있는 since 2003 이라는 문구를 한번쯤은 설명하고 싶었었는데 유실된줄 알았던 자료의 백업본을 발견하는 바람에 기쁨마음에 들떠 다른 포스팅을 제쳐두고 먼저 올리는 글이다.
생각해보면 내 홈페이지 생활의 절정기는 지금이 아닐까 하는데 꽤나 오래동안 운영했지만 태터툴로 넘어오기 전까지만해도 계속해서 파행적인 운영을 해왔었기 때문이다.
한번쯤 뒤돌아 봤으니 앞으로도 꾸준히 coolwarp.net을 유지해 나가며 내 지인들과 여길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