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하드디스크 메이커가 난립해왔던 10여 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각 브랜드 간의 연합/흡수를 통해 Western Digital 과 Seagate 의 양대 브랜드로 통일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듯하다. 한때 가성비 제품으로 유명했던 삼성은 시게이트 산하로 들어가 버렸고, 신뢰도 높은 하드디스크로 유명했던 IBM 히타치는 HGST라는 서브 브랜드를 통해 WD 산하로 편입되었다. 웬디라는 애칭으로 더욱 친숙한 웨스턴 디지털 WD은 최근 샌디스크까지 인수하면서 명실상부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으며 시게이트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하드디스크와는 다르게 SSD 시장은 조금 형태가 다르다. 플래시메모리를 기반으로 하는 SSD의 특성으로 인해서 기존에 각종 메모리 관련 장비를 생산해왔던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하드디스크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WD와 시게이트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애당초 SSD 자체가 기존 하드디스크 생산 공정과 별다른 관계가 없기도 하고 초기 SSD 등장 시 아직은 하드디스크를 대체하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부팅용 디스크는 당연히 SSD라는 게 상식처럼 통하고 있고 1TB를 넘는 고용량 SSD도 슬슬 일반 유저들의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니 시장 자체가 많이 변모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웬디에서는 샌디스크를 비롯해 SSD 관련 기업들을 인수해왔고 자사의 오랜 노하우와 업계 1위를 자랑하는 방대한 생산 라인을 이용해 새롭게 SSD 시리즈를 선보이게 되었다.
이번 WD의 SSD 제품군은 기존 하드디스크와 동일한 색상별 라인업으로 출시되었는데 가성비의 블루와 저전력의 그린으로 나눠진다. 이번 글에서 살펴볼 제품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블루 제품으로 괜찮은 성능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가격대를 특징으로 하는 라인업이 될 것이다. 아래에서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패키지 언박싱
대부분의 SSD 제품들이 그러하듯 별다른 구성품 없이 단촐하게 박스 패키징되어 있다. 정품 스티커가 정면에 위치해 있으니 떼어내 제품에 부착해두는걸 잊지 말도록 하자. 별도의 3.5인치 트레이같은건 제공되지 않으며 메뉴얼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쉬운 부분. 아래에서도 소개하겠지만 전용 유틸리티인 WD 대쉬보드같은 요소가 패키지에는 전혀 소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 소홀한 것이 아닐까하는게 첫인상이다. 물론 테스트용으로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리테일 제품과 구성이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을수도 있으니 감안하시길 바란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250GB 용량의 블루 제품으로, 3년 보증이 적용된다. 최근 1~2년 밖에 보증해주지 않는 하드디스크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제품. 뒷면에는 블루외에도 블랙, 레드, 퍼플에 대한 표기가 있는데 SSD로도 출시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참고로 블랙은 고성능 제품군, 레드는 NAS 제품군, 퍼플은 CCTV같은 감시 장비용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미 하드디스크 제품군에서는 해당 색상별로 각각 성능이나 신뢰도같은 부분에 특화된 요소들을 선보였던만큼 SSD제품군에서도 동일하게 출시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봄직 하다.
▲ 내부에는 설명서 한장없이 단촐하게 SSD 본체만 들어 있다. 별도로 인스톨이 필요한 제품도 아니니 이해는 가지만...
▲ 외형만 놓고보자면 그동안 사용해왔던 인텔, 삼성, 샌디스크, 플렉스터 등에 비해서 가장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줘서 아쉬움을 남겼다. 아무 특징없는 플라스틱 하우징은 메인스트림 제품군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패키징 요소라고 판단된다. 그린이라면 몰라도...
▲ 솔직히 외형 자체는 좀 당황스러울 정도. 하지만 중요한건 성능이니까... 플라스틱이라고해서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니 일단 넘어가도록 하자. WD에서는 향후 디자인적인 부분에서라도 개선이 필요할듯 하다.
WD SSD 대쉬보드
인텔의 SSD ToolBOX와 동일한 역할을 하는 유틸리티를 웨스턴 디지털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이에 관한 언급이 패키지에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칫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는게 아쉽다. 아래에 직접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링크를 남겨두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http://downloads.wdc.com/ssd/WDSSDDashboardSetup.zip
▲ 대쉬 보드 메인 화면. 각종 공간 활용도 및 온도, 인터페이스 정보 등등 충실한 기능을 제공한다.
▲ 별다른 벤치도구를 쓰지 않더라도 현재 사용중인 속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때 그때 성능을 살펴보기에 나쁘지 않다.
▲ OS 영역을 최적화하는 트림 기능을 제공한다. 예약 기능도 제공하기 때문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펌웨어 업데이트 외에도 보안 삭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서 필요할때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SMART 체크 및 정보 제공도 충실한 편.
▲ 펌웨어 업데이트같은 중요한 내용을 이메일로도 알려준는 기능이 제공된다.
WD SSD 대쉬보드는 SSD를 사용하면서 필요한 관리 기능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며, 사용하기 편리하고 시각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자동 트림이나 실시간 성능 체크 부분은 실제 사용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듯 하다. 인텔의 툴박스와 거의 유사하지만 디자인과 사용성 측면에서 조금 더 낫다고 판단된다.
▲ 그외에 여타 WD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WD 전용으로 튜닝된 트루이미지를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예전에는 꽤나 구형 버전을 제공했었지만 최근에는 2015 버전을 제공하고 있어서 사용하기 편리하니 WD 제품 사용자라면 받아두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하다. 기능상 차이는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제품의 내구도와 A/S 기간에 대해서
▲ WD에서 제공하는 공식 스펙 시트. 눈여겨볼 부분은 기록 가능량을 뜻하는 TBW와 고장나기까지 걸리는 최저 시간을 뜻하는 MTTF. 각각 100TB의 TBW와 175만 시간의 MTTF를 가진다고 표기하고 있다.
175만 시간을 환산하면 약 199년이다. 굉장히 혹독한 환경이 아니라면 기대 수명 시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한 수치다. 그보다도 많은 SSD 사용자들이 신경쓰게되는 요소가 셀의 수명이라 할 수 있는 TBW인데 100TB로 표기되어 있다. 250GB SSD를 100TB 용량만큼 쓰기할려면 얼핏 생각하기에도 굉장한 양이다.
감이 잘 안오는 유저들을 위해 실제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 위 스샷의 크리스탈 인포는 필자의 OS용 SSD인데 약 2년정도 사용한 인텔 730 제품이다.
가동 시간이 8387시간이니 349일동안 쉬지 않고 사용한 셈이며 그동안 다양한 작업을 (필자는 포토샵과 라이트룸같은 작업을 SSD에서 실행하고 있으며 각종 사진 파일도 SSD에서 관리한다. RAW 파일 및 후처리 파일 숫자만해도 굉장하다.) 해왔음에도 총 기록량이 15395GB, TB로 환산하면 15TB 정도이다. 인텔에서 제공하는 스펙시트에는 매일 70GB까지 보증한다고 되어있으며 TBW는 128TB이다. 이를 대입해서 계산해보면 일당 44GB 정도를 사용한셈. 단순 계산해도 앞으로 8~9년을 더 사용해야 간신히 제조사에서 제시한 한계치에 도달한다.
여기서 한가지 더 생각해야하는 것은 TBW에 도달했다고해서 해당 제품을 못쓰게 되는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어 있고, 예비 셀 개념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최신 메이저 브랜드 SSD 제품들은 약간의 성능 저하는 있을지언정 사용불가 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이것은 여러 벤치마크에서도 결과로서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다. 물론 등장한지 몇년되지 않는 SSD인만큼 이것만으로는 10년, 20년씩 내구도를 완벽하게 확언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 내구도 테스트를 통과하고 있으니 일반적인 유저들은 수명에 대한 걱정보다는 제품 불량이나 예기치못한 고장에 대해서 신경쓰는게 나을듯 하다.
SSD, 특히나 TLC 제품군의 내구도에 대한 내용은 이견이 분분한 부분으로 알고 있다. 사용자들마다 환경이 다르고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서 된다, 안된다 말하기가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필자 역시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단순히 필자만의 경험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적용할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A/S 기간이 중요하다고 본다. 1년 무상, 6개월 RMA 같은 빡빡한 조건의 하드디스크와는 달리 WD의 블루 SSD는 3년 A/S를 제공하고 있다. 이정도면 충분히 실사용에 도움이 되는 기준이라고 생각된다.
각종 벤치 마크 결과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툴들을 사용해 기본적인 성능에 대해 살펴봤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완전히 용량이 비어있는 상태에서의 클린 테스트보다는 실제 사용할때와 유사하게 용량이 1/3에서 절반 이상 사용되고 있는 상태에서의 테스트를 선호하는데 이번에도 용량을 어느정도 채운뒤에 실시한 결과들임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테스트 환경은 윈도10 Pro 64비트, Z77 칩셋 보드, 네이티브 칩셋외에 Asmedia 전용 드라이버 설치 등등이며 설치된 SSD는 테스트 품외에도 인텔 730이 메인으로 함께 사용되고 있다.
▲ SATA3 네이티브 연결시
▲ ASMEDIA SATA3 연결시
▲ SATA2 네이티브 연결시
스펙 시트에 기재된 사항과 거의 유사한 결과가 나왔으며 4K 읽기 쓰기 모두 OS 용도로 사용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성능이라 만족스러웠다. 메인스트림 장르에 포진해있는 블루다운 성능이다. 필자가 사용중인 보드에 Asmedia의 SATA3 칩셋도 달려있어서 생각난김에 같이 테스트해봤는데 역시나 네이티브 연결과는 차이가 나는 결과를 보여준다.
다만 실제 사용에 가장 영향을 미친다는 4K 영역에서의 차이는 벤치마크상 5~10% 안팎으로, 실사용시 체감이 가능할런지는 의문이다. SATA2 에서도 마찬가지로 순차 읽기/쓰기 능력은 꽤 차이가 났지만 4K 읽기 / 쓰기는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고 있어서 실제 사용때는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된다.
▲ ATTO를 통한 읽기/쓰기 능력치도 스펙시트에 표기된 사항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 웬디 블루 -> 인텔 730으로의 카피 테스트는 500MB/s 에 육박하는 결과로 만족스럽지만 반대로 인텔 730 -> 웬디 블루로의 카피 테스트에서는 극 초기를 제외하면 200MB/s로 반토막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이것이 MLC와 TLC의 차이 때문인지, 버퍼나 캐쉬의 문제인지는 확실치 않다.
▲ AS 벤치마크툴을 이용한 테스트에서도 양호한 결과를 보여준다.
게임에 대해서
▲ 대표적인 오픈월드 타이틀 GTA V. 초기 로딩에서보다는 월드를 돌아다니다보면 멀리서 나타나는 건물들이나 사물들이 좀 더 부드럽게 나타남이 느껴진다. 쓸데없이 존재하던 자잘한 렉들도 많이 감소한 느낌.
▲ 역시나 방대한 맵을 자랑하는 MMORPG 길드워2. 서버에 영향을 받아서 패키지 게임과는 차이가 있긴해도 월드를 탐험하면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달라진다. 맵이나 로딩때 패키지 게임보다 더 차이가 느껴졌다.
▲ 말이 필요없는 대작 RPG 위쳐3. 원래부터 로딩이 빠른 작품이라 큰 차이가 없을듯해도 자잘하게 발생하던 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외에도 스팀, 오리진, 유플레이 플랫폼을 통해 몇몇 타이틀들을 즐겨봤는데 초기 로딩 시간보다는 방대한 월드가 구현된 게임일수록 하드디스크 로딩 특유의 조금씩 버벅이는 렉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프레임이 중요한 작품이라면 하드디스크보다는 SSD에서의 실행이 좀 더 나은 게이밍 환경이 될듯 하다.
아쉬운것은 250GB의 용량으로는 요즘처럼 대용량 게임이 난무하는 시점에서 부족함이 많다는 것. 하루빨리 1TB SSD가 저렴해지길 기원해본다.
가격에 대해서
현재 다나와 기준으로 일반 유저들이 구입 가능한 가격은 딱 10만 원에 수렴하고 있다. (배송비 포함가) TLC 제품임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에 포진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단 출시 초기임을 고려해서 추후 조금 더 인하될 것을 예상해본다.
물론 뛰어난 성능, 높은 TBW 수치, 3년 A/S 기간,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격대에 부합한다고 보이지만 그래도 1.5~2.5만원 정도 인하된 가격을 기대하는 것은 소비자로서 당연히 생각해봄직한 요소다.
장단점 비교
결론 및 맺음말
SSD는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게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지금은 이미 용량 집적도에서도 하드디스크를 넘어섰으며 속도나 활용도면에서 하드디스크의 자리를 차례대로 넘겨받고 있는 중이다. 저용량 고성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고용량 고성능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인 것. 유일하게 부족한 것이 아직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안정성(=내구성)과 용량 대비 비싼 가격이다.
가격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128GB 제품이 주를 이루던 시점에서 이제 250~500GB 제품군이 더 많이 팔리는 단계에 이르렀고 삼성을 필두로 1TB 제품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간만 적당히 흐르면 알아서 충분히 만족할만한 가격대로 떨어질 것이다. 남은 것은 안정성인데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필연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TLC가 가지는 상대적 약점이기도 한 이 부분은 다양한 보조 장치와 기술의 발전을 통해 해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살펴본 WD 블루 SSD 역시 TLC 제품이지만 오히려 더 높은 내구도와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슬슬 TLC에 대한 편견도 한 번쯤 고심해봐야 할 시기가 아닐까. 물론 같은 가격이면 MLC를 구매하겠지만 :)
다양한 인수 합병을 통해서 하드디스크 업계에서 2위와의 큰 격차를 가진 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웨스턴 디지털 WD. 그들의 적극적인 SSD 시장 참여가 시작되고 있으며 이것이 SSD 시장에서 삼성과 인텔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지, 그리고 좀 더 낮은 가격대와 높은 성능을 기대해도 되는 것인지 좀 더 두고 볼 일이다는 말을 끝으로 이번 리뷰를 맺음 한다.
이 사용기(후기/리뷰)는 네이버 체험단을 통해 할인 혜택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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