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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리파이스 Sacrifice - 로드 바이크를 소재로한 미스테리 소설

출판사는 시공사 / 정가 10,000원 / 1권으로 완결 / 표지가 제법 마음에 든다.


종종 잠자리에 들기전 인터넷 서점들을 돌아다니며 언제가 되던 구입할 책들을 담아두곤 하는데 꽤나 오래전부터 넣어뒀던 책들중 2권을 이번에 주문했다. 그중 한권이 지금 소개할 새크리파이스 인데 제법 흥미로운 책이라는 말로 시작할까 한다. 특히나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자전거 취미를 가지신 분들께는 더욱 더 말이다.


일본 작가들 중에 유일하게 흥미있는 사람은 하루키 였지만 그나마도 요즘은 별 관심이 없다. 그런더차에 곤도 후미에는 앞으로도 리스트에 올려볼까 싶어지는 작가다.


총 10장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짜임새 있는 구성이 괜찮았다. 후속작도 나을듯 하다고.


개인적으론 외국 번역 소설의 경우 영어 쪽보다는 일본어 쪽이 조금 더 낫지 않은가 한다. 딱히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언어의 번역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거의 필연적으로 번역자의 의역에 따라 의미가 상당수 많이 바뀌는 영어에 비해서 어순도 비슷하고 의역 자체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물론 엉터리 번역자를 만나게되면 의미없지만.


근래엔 서점에 갈때마다 항상 취미/스포츠 코너를 찾아본다. 다른 사람들처럼 축구, 야구 같은 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이 없는 본인으로써는 그다지 잘 가지지 않는 코너이지만 이제 나도 자전거라는 취미를 수년째 이어가고 있으니 그쪽에 관련된 서적이 없나 하는 마음으로 들리곤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신간이 잘 나오지 않는게 사실이다. 수년전 나왔던 정비 책자 2권만이 간간히 눈에 띌 뿐이다. 그런 상황속에서 발견한 새크리파이스는 그야말로 반가운 단비였다.


우선 장르가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것에서 즐거웠고(어릴적부터 미스터리 소설은 죄다 마스터하고 있는 1인) 자전거 장르중에서도 로드 바이크라는 점에서 더욱 즐거웠으며 한권짜리 단편이라는 대목에서 안도했다. 요즘은 쓸데없이 공백을 넣어 2권으로 출간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으니 말이다. 10년전 2권 짜리 소설을 1권당 2권으로 나눠 재출간하는 책들을 서점에서 만날때면 나도 모르게 씁쓸한 표정이 되곤 한다. 출판사 사정이라는거야 알고 있지만 가격적인 부담을 떠나서 보관도 어렵고 끝까지 읽으려면 2권을 나눠 읽어야한다는건 어느모로 보나 싫은 부분이다. 



TDF를 보면서 가끔 궁금하던 부분이 이 책을 통해 해소되었다.


왜 마지막 결승선 앞에서 양보하는걸까? 자신의 우승이나 포인트는 상관없는걸까? 하던 나의 의문을 풀어준 대목.


문체는 전형적이랄까...일본 문학에서 자주 보던 그것이다. 간결하면서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지만 해외 유명 문학에서 느낄수 있는 깊은 맛은 조금 떨어진달까. 어쨌든 쉽게 쉽게 읽을수 있는 책임은 분명하다. 번역에 있어서도 부자연스러운 문맥같은건 그다지 눈에 잘띄진 않았으니 이만하면 그럭저럭 잘 뽑아낸 책이라고 평해본다.


책의 내용은 전도 유망하던 육상 선수가 우승에 대한 갈증을 이해 못하여 헤매일때 우연히 로드 바이크에 매력을 느껴 프로로 전향한다는 것으로 시작된다. TDF (Tour De France) 에서 만날수 있는 로드 레이싱 팀들중 하나의 이야기랄까. 다만 무대가 일본이라는 점에서 납득이 가면서도 왠지 친근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서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이너한 스포츠라는 점에서 동일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본문 내용중 해당 사항에 대한 묘사가 나름대로 와닿는 면이 있다.


대부분의 내용이 로드 레이스의 속사정이나 선수들간의 갈등에 대한 것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진행된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무척이나 즐거워하며 읽을수 있는 부분인데 작가의 경험인지 취재의 결과인진 모르게지만 관련 취미를 가진 본인으로써도 흡족해 하며 읽어나갔다.


일반인들은 잘 모를만한 전문 용어들은 풀어서 자연스럽게 해설하거나 적절한 정도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문외한이라 할지라도 내용의 이해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듯 하다. 이런점은 어떠한 특정 전문적인 것을 주제로 글을 쓸때에 생기는 큰 문제점 중에 하나일텐데 너무 어렵거나 너무 쉬우면 매니아와 일반인 어느쪽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은 양쪽이 모두 그럭저럭 만족할만한 선에서 잘 타협하고 있다. 뭐...청춘 미스터리라는 출판사쪽의 설명에서 청춘...은 왜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등장인물이 크게 많지는 않지만 인물간의 감정과 심리 묘사가 제법 강약 조절을 잘하며 진행되는 점이 괜찮았다. 시리즈 물이 아니고서는 300p 가 조금 넘는 분량내에서 풀어낼수 있는것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작가는 그 점을 잘 인식하고 작품을 써낸듯 하다는게 솔직한 감상이다.


처음 책을 구입하기 전에는 로드 바이크와 미스터리가 어떻게 어우러질것인가 하는 걱정도 어느정도 있었지만 곤도 후미에라는 작가는 흡사 여보란듯이 그 두가지 색이 다른 재료를 잘 버무려 쓸만한 요리로 탄생시키는데 성공한듯 하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어나갈수 밖에 없었다.


이미 작가가 후속작을 집필중이라고 하니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는 말과 함께 관심있으신 분들께 추천의 말을 같이 하며 맺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