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프레임으로 넘어와서 보니크롭 바디에서 사용하던 렌즈들을 주력으로 쓰기가 애매한 감이 있다. 20mm 30mm 50mm 화각을 가진 F1.4~1.8 정도 되는 단렌즈들인데 a7c2에 물렸을 때 화각이 35mm, 45mm, 75mm로 뻥튀기되어 버린다. 광각이 표준이 되어버리고 평소 가장 많이 사용하는 30mm 구간이 너무 애매해졌다. 무엇보다 7008x4672 px을 자랑하던 해상도가 4608x3072 px로 뚝 떨어져 버린다. 간단하게 쓰기는 나쁘지 않은데 기껏 풀프레임 바디를 굳이 제한하면서 쓰는 것도 아쉽고 해서 딱 필요한 렌즈만 새로 구비하는 중이다.
실력과 상관없이 나름대로 사진 취미 생활을 오래 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가 어떤 렌즈가 필요한지 정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제품 촬영이 70%, 나머지 일상이나 인물 30%가 채 안되고 제품의 디테일을 크고 섬세하게 뽑는 게 취향이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매크로 렌즈를 구비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막상 매크로 렌즈...라고는 했는데 내가 이쪽 취미를 손 놓은 지 거의 6년이 넘기 때문에 도대체 요즘 시류가 어떤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일단 매크로 렌즈는 상세하게 알아본 뒤에 구하기로 하고 바디캡으로 쓸만한 35mm 또는 50mm 단렌즈를 하나 먼저 구하려고 마음 먹었다. 이쯤 되면 사실 좀 마음이 급해진다. 풀프레임용 렌즈 없이 계속해서 크롭 렌즈만 쓰고 있으려니 자연스레 뭐라도 좋으니 FE 렌즈 하나쯤 구하고 싶어 지는 게 사람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때 입문자들이 처음에 많이 겪는 35mm 냐 50mm 냐 라는 고민을 할 법도 한데, 35보다는 40~45mm가 더 끌려서 가장 가까운 50mm 렌즈를 고르게 됐다. 무엇보다도 최근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빌트록스의 50mm F2.0 air 렌즈가 갑자기 눈에 들어와서이기도 하다. 번들 렌즈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네이티브, 서드파티 렌즈들이 기 1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들을 자랑하는 풀프레임 시장에서 갑자기 20만 원에 살 수 있는, 그것도 화질 좋은 렌즈라니... 딱 보는 순간 이거다 싶어서 재빨리 주문했다.
사용해 보니 과연 호평받을만하다는 게 솔직한 감상이다. 플라스틱 바디가 살짝 저렴하게 느껴진다는 점, 그리고 최소초점 거리 50cm가 내 기억 속의 그것보다 조금 더 불편하다는 정도 외에는 가격을 생각했을 때 감사합니다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의 성능이다. 그래서 한참 동안 나머지 렌즈들도 빌트록스로 채울까 하는 욕심까지 들었다. 신형 85mm F1.4 pro 제품 출시를 보고 거의 넘어갈뻔했지만 원래의 목적인 매크로 렌즈를 떠올리며 간신히 참았다.
현재까지 내 구상은 이렇다. 일단 90mm 매크로 렌즈를 주력을 하고, 50mm를 실내외에서 바디캡으로, 추후 좋은 기회가 될 때 2070G를 들여서 나머지 간극을 메우고 싶다. 외부에는 2070g를 주력으로 쓰고 실내에서는 90mm 매크로를 주력으로....라는 게 내 계획인데 과연 어찌 될는지.
그러던 차에 이리저리 알아보면서 매크로 렌즈 쪽은 일단 리스트는 만들었다. 의외로 단출했다. 오래됐지만 여전히 인기 있는 소니 90mm 매크로, 가장 최근에 발매되어 각종 최신 기술이 들어간 탐론 90mm, 간이 매크로가 가능한 2470g2 나 시계륵2. 일단 2470g2와 시계륵은 샘플 이미지를 보고 포기했다. 원하던 배율이 아니더라. 1:1과 1:0.2x, 1:0.3x 는 아예 다른 영역으로 보였다. 처음부터 원 렌즈를 원했다면 조금 다른 선택을 했겠지만 애당초 렌즈를 최소 2개, 최대 3개 정도는 구비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탐론 90mm 매크로를 선택했다.
자... 그럼 남은 건 전천후로 사용할 렌즈군인데... 2070G, 시계륵 2 둘 중 하나를 저울질하게 된다. 이건 좀 더 고민해 보도록 할까? 당장 필요한 건 아니니까..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바로 지금처럼 뭘 살지 고민하는 부분이 아닐까? :) 적어도 나는 그러하다는 말로 맺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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