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사슴소(?!)를 몰고 음주운전 하던 산타 할배가 실수로 크리스마스 선물상자를 집앞에 흘리고 가버렸다. 제법 묵직한 택배 박스 하나가 집으로 배송되어 왔다는 말이다. 박스를 열어보니 이쁘게 리본 선물포장 되어있는 클래식 면도 세트가 보인다. 어? 진짜 선물이네?! 얼마전 쉐이빙 월드에서 실시했던 3사 면도기 체험 이벤트에 응모했던 포스트 (2011/12/05 - 질레트, 쉬크, 도루코 - 3社 신제품 면도기 비교 리뷰) 가 우수작으로 선정되면서 받은 상품인지라 더더욱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받은 선물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나씩 뜯어보며 이것저것 살펴보도록 하자.
SHAVING WORLD 쉐이빙 월드? http://www.shavingworld.co.kr/
남성 뷰티 브랜드 용품에 관한한 거의 모든것을 망라하고 있어서 관련 용품들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맨즈 쇼핑몰. 클래식 면도기, 습식 면도기, 전기 면도기 를 필두로 각종 용품들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피부 케어에 대한 상담까지 가능하며 커뮤니티 지원도 활발하다. 면도 용품 구매시 필수로 체크해야 할 곳이다.
일체포 IL CEPPO ?
이탈리아 피렌체 지방에서 오랜 세월동안 클래식 면도기와 해당용품들을 수공예 생산해오고 있는 일 체포IL CEPPO 는 남성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날의 선물이라는 의미를 부각시켜왔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클래식 면도기가 크게 많이 보급되진 않았기 때문에 생소하다면 생소하겠지만 1964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역사가 그리 가벼운것은 아닐것이다.
클래식 면도기의 의미와 가치
조금 포인트가 다르긴 하지만 소위 명품 - 아니 Luxury Brand 가 가지는 가치는 단순히 금액만으론 따지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명품 이미지는 한 분야의 장인 Meister 이 최상급의 재료만을 가지고 지닌바 역량을 모조리 투입해 혼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작품'에 비견될만한 상품들을 뜻하는것이 아닐까하는데..이런 명품들은 가격대 성능비같은 부분을 떠나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기 마련이다.
뜬금없이 명품 이야기가 왜 나오나 하겠지만 이는 남자들의 전유물인 클래식 면도기 업계에서도 통하는 말이 아닐까 해서이다. 남자의 자존심으로 표현할수 있는 수염을 잘라내는 도구는 단돈 천원짜리 제품으로도 가능하지만 품격에 걸맞는 평생을 옆에 두고 같이 하며 사용할때마다 만족감을 가지게 하는 제품이 바로 클래식 면도기가 아닐까? 대부분의 명품 - Luxury Brand 라는 단어가 수식되는 상품들이 그렇듯이 가성비와는 상관없이 오직 최고라는 단어와 만족도 라는 척도만을 지향하여 소유자로 하여금 행복감을 느낄수있게 해주는 것 말이다.
그렇다면 흔한 공산품 대신 장인의 수공예품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선물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나 모두 만족감을 선사할 수 있다는것이야말로 이 제품의 큰 특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고로 시대를 불문하고 Classic 이라는 단어와 Handmade 라는 단어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장점으로 다가오기 마련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남자라면 거의 매일 사용하게되는 면도기, 그것도 누구나 가지고있는것이 아닌 가치가 있는 면도기라는 것은 의미가 있는 날에 어울리는 썩 괜찮은 선물의 조건을 충족하는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제품 소개 :
쉐이빙 월드에서 판매중인 클래식 장르 중에서도 BEST 표시가 붙을정도로 인기있는 이 제품은 일체포의 여러 라인업 중에서도 Dublino 시리즈인데 평소대로 이것저것 가능한한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옵션으로 고를수 있는 선물포장. 깔끔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연령대에 상관없이 선물하기 좋아보인다.
선물 포장 내부에는 하드케이스 포장이 별도로 되어 있다. 조명관계로 파란색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래 사진처럼 검은색이다.
쉐이빙 월드의 씰이 정중하게 맞이한다.
가장 중요한 면도기와 브러쉬 옆으로 부직포 포장된 여타 물품들. 충격에도 괜찮을듯하고. 일단 전체적인 패키징은 합격점
쉐이빙 비누는 기본 구성품이 아닌듯 하다. 별도로 구매하셔야 할듯. 쉐이빙 월드에서 다양한 종류를 만날수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체상태다.
면도용 비누 사용법 및 사용소감
비누 용기 뚜껑을 열고 따뜻한 물에 충분히 적신 브러쉬를 고체 비누 위를 원운동 하듯이 문질러 주면 된다.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걸리는 작업이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면도하는것이 좋겠다. (아무래도 바쁜 시간에는 전기면도기를 이용하는것이 여러모로 좋을것이다.) 쉐이빙 월드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쉐이빙 비누를 판매중인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한번 살펴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위에 소개한 네이처 쉐이빙 비누는 천연보습, 영양 및 향균 성분 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사용해오던 각종 쉐이빙 폼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관련 물품들은 죄다 니켈도금이 되어 있기 때문에 부직포 포장은 필수. 개별 포장되어 있다.
쉐이빙 월드 구매품들은 항상 Thank you 카드가 먼저 반겨 준다.
쉐이빙 월드 상담원을 괴롭히자?
용품이 떨어질때마다 재구입을 위해서, 그리고 이번의 이벤트 상품껀 까지 포함해서 쉐이빙 월드를 이용할때마다 느낀점은 고객 응대가 여타 규모가 작은 쇼핑몰과 다르게 여유있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회사 규정이 표기되어 있지만 융통성없이 '우린 규정대로 합니다' 따위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는 말이다. 뭐랄까...상식적인 요구사항이라면 규정과 달라도 받아들이는 오픈 마인드라고 할수 있겠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환영할만 경영 자세다.
고객과의 대화를 우선시 하기 때문에 뭔가 불만점이나 요구사항등이 있을때는 서슴없이 고객센터(070-8800-4898) 로 연락하도록 하자. 쉐이빙 월드 뿐만 아니라 그동안 수많은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서 깨달은 점은 게시판에 글 하나 덩그라니 올려놓고 왜 안들어주냐고 하는것보다 전화 한통해서 직접 상담받는것이 훨씬 결과가 좋다는 것이다. 쉐이빙 월드도 마찬가지다. 글로는 전달하기 힘든것이 목소리로는 보다 쉽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교환/반품 안내는 꼭 읽어보는게 좋다.
풀 세트 구성. 거치대 / 거품용 보울 / 면도기 / 브러쉬로 구성. 니켈 도금과 천연 오소리털 등의 소재에서 이미 고급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제품 구입 링크 바로가기
반짝거리는 니켈 스타일은 모난 곳 없이 은은하게 중심점이 되어 준다. 거치대 하나로 모든것을 보관할수 있으니 편의성과 보여주기 위한 면, 양쪽 모두를 충족시켜준다.
얼굴에 거품을 바르기 위한 브러쉬. 천연 오소리 털이기 때문에 자극이 없고 부드럽다. 볼록한 몸체의 그립감은 나무랄곳 없이 만족스럽다.
천연 오소리 털은 이렇게 생겼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조금 더 부드러울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거품낼때 힘들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뻣뻣함을 지니도록 한듯 하다. 아니 사실 오소리를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가공안한 상태는 모르겠지만..듣기로 저가품은 천연털이 아닌 인공적인 가공품을 쓴다고.
쉐이빙 브러쉬에 대해서..
클래식 면도기에 있어서 가장 도드라지는 차별점이 바로 이 브러쉬가 아닐까 한다. 보들보들한 오소리 털로 한껏 치장된 브러쉬를 롤링해서 만들어낸 면도거품을 스윽스윽 얼굴에 바르는 행위야 말로 영화에서 보여지던 느낌의 중심점이 아닐까? 아이보리 빛깔의 몸체 끝단에는 어김없이 니켈 도금이 들어가 있어서 질감이 뛰어나다. 최고의 브러쉬 소재라고 하는 천연 오소리 털 역시 어김없이 채용되어 있다. 묵직한 무게감 때문에 손에 들고 이리저리 움직여보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자세를 찾을려고 한다. 처음엔 거품내기가 힘들수도 있으니 몇번 연습해보는게 좋다.
역시나 쉐이빙 월드에서 단일품목으로도 취급하는 항목중에 하나인데 아래에 친절하게 링크를 소개하니 별도로 브러쉬만 필요하신 분들은 한번 살펴보심이 좋겠다. 참고로 구입시 왠만하면 쉐이빙 비누도 같이 구매하자. 두개가 같이 있어야 소용되는 물건이다.
역시나 동일한 느낌으로 니켈과 두툼하면서 파지하기 쉬운 형태를 취하고 있는 면도기.
몸통 부분의 자연스러운 무늬가 인상적이다.
면도날은 질레트의 마하 시리즈를 사용한다. 현재 장착되어 있는것은 마하3.
클래식 면도기에 대해서
면도 세트에서 가장 중요한 놈을 고르라고 하면 역시나 면도기다. 위에 언급하길 클래식 면도 느낌은 브러쉬라고 했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수염을 민다' 라는 행위 자체를 행하는 것은 면도기 이기 때문에 상반되지만 당연한 말이 아닐까? 더블리노 컬랙션의 모든 제품은 황동 소재와 니켈 도금이 되어 있는데 덕분에 면도기 자체도 가벼움보다는 묵직함이 느껴진다. 당연히 수명도 길것이라 예상된다. 면도날은 마하3를 채용하고 있는데 최근 발매된 프로 글라이드 제품이 아닌점은 조금 아쉽다. 물론 프로글라이드를 채용한 제품이 가격대가 훨씬 높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되겠지만.
쉐이빙 월드에서 단품으로 판매되는 클래식 면도기는 생각보다 종류가 작지만 머쿠어 같은 양날 면도기라던지 일자형 외날 면도기 같은 유니크한 아이템을 같이 판매하고 있으니 한번쯤 살펴볼만 하다. 아래 링크를 소개할테니 참고하시면 되겠다.
보울은 브러쉬 크기에 맞게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게 구성되어 있다.
종합평가 : Made in Italy
장인의 수공업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인지라 품목 하나마다 느껴지는 가치가 다르다고 하면 그리 큰 과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능하는것은 분명 기존의 그것과 동일하거나 비슷하지만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 특유의 감성이 존재하고 있어 큰 만족감으로 다가온다. 선물로 받은것이라 그리 느낄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다른 이들도 선물로 받을듯 하니 느끼는것 서로 비슷하리라 단정지어 본다.
한가지 걸림돌은 역시나 4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이라 할수 있겠다. 물론 100만원이 넘어가는 카본 에디션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기존의 면도기 세트 가격이 3~5만원 수준임을 감안했을때 거의 10배에 달하는 가격은 분명 손쉽게 아무때나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닐거라 생각된다.
이는 반대로 생각해보면 높은 가격과 희소가치, 평소 접하기 힘든 클래식 면도기 이미지 등을 고려하면 선물 받는 이의 입장에서는 희소성과 실사용에 만족감이 드는 아주 즐거운 부분들이 될테니 반드시 단점이라고만 생각 할수는 없다. 'Made in Italy' 레이블을 달고 나온 장인의 수공품 치고는 괜찮은 가격 아니겠는가?
또 한가지, 퓨전 면도날 시리즈가 아닌 마하3 면도날 시리즈와의 호환성은 이미 프로 글라이드가 나와있는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감이 없잖아 있다. 그렇지만 기존의 마하 시리즈도 꾸준하게 호평받아왔던 면도날임을 생각하면 감수할수 있는 부분이며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더 저렴하기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한다.
사용 소감 :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다.
제일 먼저 할일은 브러쉬와 면도용 비누로 거품 만들기다. 마침 샤워를 한 뒤인지라 따뜻한 물로 브러쉬를 충분히 적셔줬다. 면도용 비누 위를 브러쉬로 둥글게 둥글게 롤링 시키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거품이 복작복작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단지 몇번만에 풍성한 거품이 올라오진 않으니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브러쉬를 굴린다. 내가 기대하는건 질감 좋은 크리미한 거품이다. 그렇게 몇번을 돌렸을까? 어느새 제법 마음에 드는 거품이 생겼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완전하게 마음에 드는 거품은 아니라서 쉐이빙 월드측에 문의해보니 면도용 비누외에도 클래식 면도기용으로 사용하는 면도용 크림이 있다는것. 추후에 기회가 되면 한번 소개하도록 하겠다. 면도 비누로 만든 거품도 괜찮긴 하지만 면도용 크림은 어느정도일지 궁금해진다.
거품 내기 시작한 초반. 아직은 마음에 드는 거품이 아니다.
제법 롤링을 많이 한 뒤의 거품. 거품 볼 안이 가득찰 정도의 거품이 보인다. 브러쉬 안도 이미 거품으로 가득하다. 이정도면 만족스럽다.
그렇게 만들어놓은 거품을 오소리털 브러쉬로 턱과 얼굴에 스윽스윽 발라본다. 아...그런 이질적인 느낌이라니.. 뭔가 간질거리면서도 억센 느낌이 들어서 조금 놀랐다. 아마도 면도 거품을 충분히 묻히지 못해서 그런듯 하다. 하지만 브러쉬로 아무리 덧칠해도 실제로 피부가 붉어지거나 하진 않는다. 어디까지나 느낌상의 문제다. 이런 남성적인(?) 느낌에 익숙해져야 할것인지는 두고 볼일이다.
평소와는 다른 그립감의 면도기를 집어들고 면도를 해본다. 미끌어지는 감촉이 평소에 쓰던 니베아 쉐이빙 폼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뭐랄까.. 거품이 상대적으로 밀도감이 떨어졌는데도 면도후의 만족감이 더 나은 느낌? 그나마도 거품을 충분히 바르면 면도시의 미끌어지는 느낌도 나아진다. 으음.. 몇번 더 사용해봐야겠지만 면도를 마친 후 피도에서 느껴지는 따끔거리는 감촉이 현저히 줄어있는걸 봐서는 쉐이빙 폼보다 나은것이 아닐까 싶다.
기존보다 면도 시간이 1.5배 정도 길어졌다. 거품을 내고 면도를 하고 다시 브러쉬를 세정하고...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짜증나지 않는건 클래식 면도기라서 그런게 아닐까? 니켈의 표면광택이 은은하게 반짝이는 스탠드 위에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는 용품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을려니 자연스레 다음번 면도가 기다려진다. 자주 면도 해야한다는 귀찮음이 조금 희석되는 느낌이다.
그동안 꼭 경험해보고 싶던 클래식 면도를 즐겨보고 나니 절로 여유로운 마음이 든다. 흡사 에스프레소 커피를 처음 뽑아낼때의 기분이랄까. 손이 가고 시간이 드는 귀찮은 작업이지만 결과물로 향기롭고 감미로운 에스프레소를 마셨을때의 그 만족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분명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시간이 없어서 빨리 외출해야할때는 전기 면도기를 찾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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