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 Typhoon

2005. 12. 15. 07:00·ALL THAT REVIEW/미디어 Movie, Drama, Ani

장동건 vs 이정재

장동건과 이정재, 이 둘의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액션 영화 라는 점에서는
제법 그럴싸한 점수를 줘도 무방하리라 생각하며 극장을 빠져나왔다.

장동건의 연기에서는 이 영화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을 압도하는 그 무엇인가가 충분히 느껴졌으며
그의 감정연기에 동참하여 몰입하게 해줄수있는 멋진 배우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악역전문배우가 되는건 아닐까하는 우려는..접어둡시다.>

이정재 역시 절재되고 나름대로 잘 다듬어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그럭저럭..

하지만 심하게 어색한 아역배우들의 연기..라기 보다는 북한말투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으며 (그것이 실제억양인지 아닌지는 잘모르겠지만)

영화속 언어적 표현에 집착이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는 곽경택 감독의 영화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구석
이 있었던건 사실.

덕분에 영화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서 곽경택 감독 영화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부실한 개연성

장동건과 이정재의 그 이상한(?) 우정에는 비약과 현실과의 갭이 너무 커서
그들의 뛰어난 연기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공감하기 힘들었다.
극의 전체적인 내용을 봐서는 중요한 구실이 되는 부분임에도
허술하게 묘사하고 있음이 많이 아쉬운것이었는데..

이정재가 불행한 장동건의 인생을 알게되어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는건
충분히 공감할만 하지만 그 어디에도 '우정' 이라는 두 글자를
끼워넣을 공간은 없어보이는게 사실이다.

장동건에게 있어서 이정재는 그의 누나를 납치해서(?) 그에게 협박하는 인간일 뿐이지 않은가? 차에서 나눈 몇마디 안되는 그 드잡이 같은 짧은 대화만으로도 그들은 우정을 느끼는 진짜 사나이? 그렇지 않으면 도주하는 도중에 이정재가 총을 쏘지 않은거 때문에? 과연 장동건이 쏴죽인 무수한 요원들과 이정재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궁금해질 뿐이다. 주인공이라서?


나중에 DVD로 반드시!! 나올꺼라 예상되는 감독판의 편집을 보면 빠진 장면들이 추가되어 뭔가 다른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재 상영되고 있는 극장 편집판의 내용만으로는 영화의 흐름을 급작스럽게 건너뛰게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심리적 호흡곤란을 일으킬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인상적인 장면

장동건이 이런저런 일들이 있은후 이정재에게 구속되어 있는 자신의 누나 이미연을 만나는 장면에서

"내가 거기서 꼼짝 말고 기다리라고하지 않았쑴메!"

라고 하던 장면에서는 장동건과 이미연이라는 두 배우가 발산하는
슬픔과 기쁨의 감정속으로 관객들을 무차별적으로 끌어들이는
감동을 맛볼수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볼수 있었던 가슴 뭉클한 장면...

부산분들에는 더욱 재미가?

부산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제법 흐뭇(?)한
미소를 띄우게 될거라는 점이 확실한데..
광안대교 라던지 해운대 요트경기장 일대 등에서의 차량추격장면이나 액션씬들 때문이다.
평소에 익숙한 장소들이 커다란 스크린에서 생경함을 곁들여
나타나는건 그곳에 사는 사람들만이 느낄수있는 소소한
즐거움일수 밖에..(물론 나도 부산에 살고 있다 -_- )



조금 부족했던 드라마와 많이 아쉬운 결말들..

장동건과 이정재 사이에 부족했던 끈들의 엮임의 밀도를
높일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것도 잠시
결말에서의 쓸데없이 끌여들이는 동포를 사랑하는 마음? 같은건
대체 왜 갔다 붙인것인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씬이 날린 핵폐기물은 결국 하나도 터지지 않았고 그것은
그가 누르지 않은 혹은 누를 틈이 없었던 스위치 때문인데
이정재가 나레이션으로 말한다.

'그는 복수를 하려고 한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 라고..

그러면서 내심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fact를 전지적 시점에서 알려주는 것이 아닌 단지 개인의 생각을
독백형식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그럼 단지 그것을 위해서
죄없는 많은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수많은 범죄들을 저질러 왔단 말인가?
그리고 그가 스위치를 누르지 않은것으로(혹은 누르지 못했던..) 그 많은 죄들이 한순간 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것일까? 이정재는 그것에 어떤 만족감을 느꼈던 것일까?

저 머나먼 헐리웃 영화들에게서 멋진 액션들을 잘 배워왔으면 됐지
그네들이 보여주는 결말과 과정의 어이없음까지 답습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장동건이라는 배우의 연기력 하나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였다는
매너리즘이 철철 넘치는 말로 마칠까 한다.




PS : 영화의 엔딩 크레딧과 함께 에필로그가 상영되고 있는데도 극장안에 불을 켜고 "이쪽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라고 말하던 직원을 보며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던건 나혼만은 아닐듯..메가박스 두고보자. 더불어서 한가지 더 불평하자면 그 뭉게지는 윤곽선들과 흐리멍텅 뭉게지던 배경 디테일들...감독의 의도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고.. 요즘같은때에 좀 더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지 못하는걸까? DVD때 화면보정한다고 고생들 하시겠소. 혹시 메가박스측의 잘못이라면..내가 잘못했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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