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 셜록 홈즈 : 크라임 & 퍼니쉬먼트
ALL THAT REVIEW/게임 PC Games

[ 리뷰 ] 셜록 홈즈 : 크라임 & 퍼니쉬먼트



프로그웨어는 2000년도에 설립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자리잡고 있는 인디 게임 개발사로써, 60여명이 넘는 인원들이 스튜디오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편의 어드벤처 작품을 제작해왔으며, 그 대부분이 셜록 홈즈 시리즈이다. 작년에는 Magrunner 같은 포탈의 아류작을 내면서 작품의 장르를 다양화하는가 했었는데, 뚜껑을 열고보니 그저그런 - 그리고 또다시 퍼즐풀이에 집착하는 - 작품으로 나와 아쉬움을 남겼었다.

 

한가지, 국내에서는 포커스 인터랙티브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흔히들 셜록 홈즈 시리즈를 포커스의 작품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제작 자체는 오랫동안 프로그웨어에서 담당해오고 있으며, 포커스 인터랙티브에서 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셜록 홈즈는 그들의 오래된 프랜차이즈이자, 현존하는 PC 패키지 게임중에서 가장 추리라는 장르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정밀한 그래픽과 소설속 묘사를 잘 살린 셜록 홈즈와 왓슨의 등장, 다양하고 매력적인 퍼즐을 특징으로 오랜 기간 마이너한 곳에서부터 인기를 얻어온 작품이다.

 

프로그웨어의 셜록 홈즈하면 무엇보다도 개발사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왔던 전용 게임 엔진을 이용한 굉장히 디테일한 화면, 그리고 그외에는 죄다 어색함이 돋보이는 - 나름 인디 느낌 물씬 풍기는 분위기를 손꼽을수 있었는데, 이제 슬슬 한계를 느낀것인지 이번 작품부터는 기존의 자체 엔진을 버리고 가장 대중적인 게임 엔진인 언리얼 3를 이용해 제작되었다. 과연 변화의 결과가 어떠한지는 본문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덧붙여, 인트라게임즈를 통해 발매된 셜록 홈즈 - 크라임 & 퍼니쉬먼트는 한글 자막을 제공하고 있지만, 리뷰를 시작할 당시에는 개발사로부터 건네 받은 영문판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의 스크린샷이 혼용되고 있으니 양해 부탁드리는 바이다.

 

 

 


* 이하의 모든 동영상은 반디소프트 Bandi Soft의 반디캠 정식 버전으로 촬영되었으며, 1080P 해상도로 감상하시는 것을 권장한다.


 

▲ 대대적인 엔진 교체로 인해 가장 눈에 띄는 비쥬얼 부분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흔히 ‘셜록 홈즈의 유언’으로 불리우는 전작까지는 비록 세밀한 2D 텍스쳐를 통해 눈가림을 했었지만, 조악한 3D 구현력과 최신 기술을 사용할 수 없었던지라 화면의 전반적인 느낌이 어딘가 어색하고 촌스러운, 올드 게임이 아닐까 싶은 그러한 필링이 화면 전체를 지배했었던것이 사실이다.

 

이번 언리얼 엔진의 도입으로 인해 그러한 부분이 상당수 해결되었다고 여겨진다. 첫술에 배부를수는 없는지라 아직 나아가야할 길이 멀지만, 언리얼 3 엔진 막강한 3D 구현 능력의 혜택을 어느정도 보고 있는 것.

 

 

 

 

 

▲ 인물 묘사력만 봐도 확연히 차이가 나고 있다. 왼쪽이 신작의 셜록 홈즈, 오른쪽이 전작의 셜록 홈즈이다. 같은 인물이지만 묘사력이 올라가면서 설득력 자체가 달라졌다. 마치 구형 콘솔 게임과 차세대 콘솔 게임의 그래픽 차이를 보는 느낌이 든다.

 

 

 

 

 

▲▽ 위가 전작의 거리 묘사이고 아래가 신작의 거리 묘사이다. 전작에서는 엔진의 한계로 인해 먼 거리의 사물을 묘사하지못하는 모습이라던지, 단순히 사격형 박스위에 텍스쳐만 붙여놓은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나름대로 사실적인 묘사가 이뤄지고 있어서 꽤나 볼만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비쥬얼 표현력이 최근 트랜드에 가깝게 리뉴얼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다만 언리얼 엔진을 처음 다루는 것이라 그런지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다. 특히 텍스쳐에 의존하는 기법은 여전하다. 전작의 비쥬얼을 50/100 이라고 평한다면 이번 작품은 80/100 정도는 줄 수 있을 듯 하다.

 

 

 

 

 

 

▲ 기존의 구식 랜더링에서 벗어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완성된 표현력 덕분에 인물의 표정도 나름대로 게임의 플레이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의 셜록 홈즈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분위기를 일관적으로 지켜내고 있으니 제법 선방한 부분이다.

 

모션 구현은 아직 그리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화려한 모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 아니니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을듯 하다.


 

 

 

 

 

▲ 캐릭터의 움직임보다는 퍼즐 풀이가 중요한 작품이니만큼 조작 체계나 반응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하면 피곤한 부분이다. 나름대로 편리한 게임패드 UI를 충실하게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패드만 있으면 키보드 + 마우스는 쓸 일이 없다.

 




 

 

▲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는 전작과 유사하지만 조금씩 보기 편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해결해야 하는 요소들을 상단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이미 해결된 요소들은 아래쪽 스크롤로 해결하고 있다. 전작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쓸데없이 장황하게 늘어놓아 한눈에 파악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었는데 어느정도 보완된 것.

 

 


 

 

 

▲ 지도 역시 모양새는 전작과 비슷하지만, 지명을 미리 표기하고 있다던지, 아직 해결하지 않고 가려면 해당 항목을 다시 상기 시켜주는 등등 깔끔하게 다듬어 졌다.

 

 

 

 

 

 

▲ 증거물 항목은 왼쪽에서 간단한 이미지로 먼저 선택하고, 오른편에서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데, 앞서 언급했던 여러 개선점들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면 되겠다. 추리 게임인만큼 증거물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할때가 대다수인데, 이런식으로 UI 상에서의 도움은 괜찮은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 지나간 대화도 다시 읽어볼 수 있도록 다이얼로그 역시 전작과 동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대화 속에서 힌트를 얻게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게임인만큼 이미 지난간 대사라 할지라도 다시 곰곰히 생각하다보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러 판단의 지표가 되기도 한다.

 

 

 

 

 

 

▲ 전작과 완전히 달라진 추리 보드는 좀 더 유연해졌고, 좀 더 재미있어졌다. 전작의 추리 보드가 무조건 단 하나의 옳은 루트를 찾아야만 했던 것에 비해 이번 추리 보드는 추가적인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용법이 존재한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증거를 획득하거나,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그것이 추리 보드에 세포 형태로 나타나고, 유기적으로 이들을 이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답이 나오게 되어 있다. 여기서 “유기적으로 이어나가다” 라는 말은 그렇게되도록 추리를 해야 해서 올바른 답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꽤나 잘 만들어진 느낌인데, 하나의 답이 아니라 몇 가지 답을 유추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 참고로 전작의 추리 보드는 위와 같이 조금 더 단순한 형태였다. 물론 근본 메커니즘은 동일하지만, 꼭 하나의 결론이 아닌 여러가지 결론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이번 작품의 그것이 훨씬 재미있다. 물론 비쥬얼 쪽으로도.

 

 

 

 

 


 

▲ 드라마나 영화 속 셜록 홈즈가 자주 보여줬던, “관찰만으로 상대방에 대해 파악하기” 라는 요소가 게임 안에 녹아 들어 있다. 중요 인물들과 대화 중에 상대방을 관찰해 그의 특성이나 직업 등등을 알아내게 되는데, 아쉽게도 숨은 그림 찾기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몇번 진행하다보면 크게 재미있는 요소는 아니다.

 

다만, 이를 통해서 해당 NPC를 좀 더 디테일하게 파악 할 수 있도록 하니, 사건을 추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단서라고 보면 타당하다.

 

 

 

 

 

 

▲ 셜록 홈즈하면 떠오르는 “변장의 명수”라는 요소도 이번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옷장에서 직접 옷을 선택해 사건 풀이에 이용하거나, 얼굴에 수염을 붙이는 등의 행위를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것. 커스터마이징 범위는 그리 넓지 않지만, 그러한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나쁘지 않았다.

 

 

 

 

 

 

▲ 화학 실험실도 건재하다. 역시나 퍼즐의 요소로 사용된다. 셜록 홈즈 시리즈가 모두 그렇듯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추리가 필요하지만, 추리에 이르기 위한 단서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소소하거나 복잡한 퍼즐을 풀어야 하는 양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큰 틀은 여전하다.

 

 

 

 

 

 

▲ 한국어 버전에서 각각 "탐정으로써의 재능"과 "상상력 펼치기"로 번역된 concentrate 스킬과 Imagination talent 스킬을 쓸수 있게 되었는데,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쓰임새가 다르다.

 

상상력은 특정 상황속에서만 발동 가능하며, 어떤 사물이나 사건을 시각적으로 표시해서 - 즉 상상하게 해주는 스킬이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에서 있었던 일을 상상력을 통해 살짝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연출의 일종으로 봐도 무방하다. 상시 발동은 불가능하며, 이벤트가 발동되는 씬에서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

 

탐정으로써의 재능은 사건 현장 등에서 중요한 단서들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진행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해주는 스킬이라고 볼 수 있다. 화면이 흑백으로 전환되며, 중요한 단서들이 밝게 빛나 쉽게 찾을수 있도록 해주고, 찾는것만으로 몇가지 사항을 자동으로 처리해준다. 편하긴한데, 조금 과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사건 현장이 다양해지면서 휴대용 서재같은 변칙적인 요소들도 등장한다. 타고 온 마차에 책을 잔뜩 실어두고 자료 조사용으로 쓴다는 설정인데, 게임상에서 설명이 조금 부족해서 의아했다. 그외에도 몇군데 비슷한 식으로 설명이 두리뭉실한 곳들이 있었는데, 추리 요소도 아니고 게임의 시스템적인 부분을 해설하는 것이 미묘하게 생략되어 플레이어를 괴롭힐 여지가 있어 보인다. 






▲ 오리지널 엔진을 사용했을때도 버그가 눈에 띄는 편이었는데, 언리얼 엔진을 처음 다룬 작품이다보니 아직 어색하거나, 약간의 버그들이 눈에 띈다.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아무래도 왓슨의 길막기. 홈즈를 따라다니는 왓슨이 때때로 통로를 막고는 멍하니 서있을때가 있는데, 피해갈수는 있지만 피곤한 부분이다.







▲ 이번 작품에서는 텔테일의 그것과 유사하게 결론 도출화면에서 일종의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여기서 선택한 결과를 전세계 다른 유저들과 비교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추리 과정의 다양화와 함께 스스로의 성향을 정한다는 점에서 텔테일과 마찬가지로 내러티브에 몰입하는 결과를 가져오고는 있지만, 워킹데드 같은 시리즈에 비해서는 그 효과가 비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직은 조금 더 다듬어야할 시스템.




 

GOOD 장점


+ 투박하고, 인디 느낌이 진했던 오리지널 엔진 대신 언리얼 엔진의 도입은 분명 좋은 결정.


+ 수준급 인물 묘사, 기복은 있지만 보기 좋은 배경은 어드벤처 게임에서 몰입의 요소로 받아들일만 하다.


+ 훨씬 세련되게 다듬어진 추리 과정


+ 밀실 살인, 의문의 실종 사건, 놀라운 절도 사건 등등 6가지 흥미로운 범죄 케이스


+ 한글 번역된 자막을 제공해 어드벤처 게임의 재미를 한껏 살리고 있다.






BAD 단점


- 전작들에 비해 간소화되고 기발함이 줄어든 퍼즐


- 사건 결말 추론 과정이 때때로 너무 비약해버려, 객관성을 잃는 느낌이 든다.


- 인터페이스 해설에 인색하다.


- 텔테일의 워킹데드에서 선보였던 히트 요소들을 무리하게 도입한 점.


 








근래 가장 핫했던 어드벤처 게임이라면 두 말 할것 없이 텔테일의 워킹데드 시리즈일것이다. 해당 시리즈는 여러가지 형태로 제공되는 퍼즐을 풀어나가는 정통적인 어드벤처 게임의 그것과는 다르게,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상황들을 유저들이 몰입해 체험하고, 선택하는 가상 체험을 주된 요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어지간한 영화나 드라마 뺨치는 내러티브 전개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또 하나, 빼놓을수 없는 특징으로는 자신의 선택과 전세계 여러 게이머들의 선택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온라인 결과 게시판일텐데, 이를 통해 타인과 자신의 성향이나 생각의 차이, 동질성을 판단하는 일종의 소셜 네트워킹 요소가 큰 인기를 모았었다.


셜록 홈즈는 여전히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며 퍼즐과 추리라는 요소를 강조하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텔테일 어드벤처의 요소들도 일부분 차용하고 있어 조금은 자신의 색이 희석된 느낌이 든다. 과연 이것이 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이 작품 하나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지 않나 싶은데,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주시해 볼 필요가 있을듯 하다.


이번 작품은 단순히 그래픽 엔진의 교체를 통한 외적인 표현력 변화 외에도 전반적인 게임의 진행 방식을 진화시키는 도입부라고 여겨진다. 자잘한 퍼즐 풀이가 다수였던 전작과는 다르게 흐름에 필요한 퍼즐풀이만 소량 도입하고 있고, 그외에는 추리 요소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에서는 퍼즐을 잔뜩 풀고나서 일종의 마지막 유희로 추리를 행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품부터는 확실하게 추리를 하기 위해서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도록 디자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리와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대체적으로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차 있지만, 때때로 부자연스럽거나 너무 비약하는 느낌이 들때도 있어서 혼란스러울때가 있으니 여전히 90점대 게임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산 하나를 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하고, 추리라는 요소를 어떻게 게임으로 구현했는지 궁금한 유저들이라면 부담없이 즐겨보시길 권하며 이번 리뷰를 맺음한다.

REVIEW SCORE

75/10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