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소니의 새로운 블루투스 완전무선 이어폰 제품인 이어 듀오 Ear Duo (XEA20)에 대해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세부적인 스펙에 기반한 해설을 올린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간소하게나마 실제 라이딩 상황에서 겪었던 일들과 그외에 실생활에서 사용해보면서 경험한 사항에 대해서 썰을 조금 풀어볼까 한다. 아직 기기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께서는 아래 링크의 제품 리뷰 편을 먼저 보시길 권한다.
2018/11/13 -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Ear Duo XEA20 제품 살펴보기 편
사실 이 내용을 요약해서 제품 리뷰 편에 붙일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렇게되면 내용을 너무 많이 줄여야해서 하고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듯 했다. 특히 이번 글은 오직 자전거 라이더의 입장에서만 실제 경험했던 내용을 세세하게 다룰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아마 자전거를 타지 않는 분들에게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필자가 이번 리뷰를 시작한 이유와 목적 자체가 자전거 라이딩에서의 이어 듀오의 효용성 분석이었기 때문에 미리 양해를 구하는 바이다.
Go Ride.
자전거 라이딩을 본격적인 취미로 시작한지도 제법 기간이 흘렀다. 이제 처음과 같은 열정은 꽤나 사그라들었지만 반대로 완전히 생활속의 일부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취미라기보다는 그냥 남들이 대중교통 이용하듯이, 인도를 걸어다니듯이 나는 자전거를 자연스레 이용하는 입장이다. 그래도 누군가가 왜 자전거를 타냐고 물어보면 나도 모르게 좋아서, 재미있어서 라는 대답이 먼저 튀어나오는걸 보면 아직 그 열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나보다.
그런 자전거 취미 생활이지만 처음 시작할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져오던 불만 사항이 하나 있다. 기본적으로 자전거는 솔로잉, 즉 혼자 달리는 취미다. 그룹 라이딩을 하더라도 도로 위에서 일렬로 서서 각자의 주행을 할뿐이지 여타 취미 활동처럼 서로 마주보거나 나란히 이야기 하며 즐기는 장르가 아니다. 뭐 종종 그런 경우를 보기는 하지만 그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는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어쨌거나 나름대로 고독(??)을 즐기는 취미생활인지라 자연스레 음악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 마련이다. 이건 정말이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자전거 라이딩은 단지 손과 발, 그리고 눈만 가지고 하는것이 아니다. 귀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달링을 시작하면서 들려오는 변속기의 변속음을 통해 장비의 이상 유무를 판단하고 타이어가 노면 위를 달리는 소리를 통해 속도를 더 올릴것인지 낮출것인지 타이어에 이상은 없는지를 판단한다. 체인의 불규칙한 소음을 들으면 변속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게되고 프레임에서 미세하게 울리는 소리를 통해 특정 부위 특정 유닛의 오류를 파악하게 된다. 이건 누가 시켜서 되는게 아니라 라이딩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체득하게 되는 현상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주변 소음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백미러가 없는 자전거이다보니 후방 도로 상황을 오롯이 귀를 통한 소리로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종 고개를 돌려서 뒤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그 순간 꽤나 위험해진다는건 생각만해봐도 알수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자전거는 앞을 보고 달리는 기계다. 주변의 보행자라던지 측면에서 튀어나오는 차량이나 다른 자전거 등등 대부분이 소리를 통해 위험과 상황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전거 라이딩에서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달리는 행위를 흔히 '자살 행위'에 비유하곤 한다. 아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누군가는 지금까지 이어폰으로 음악 크게 들으며 잘만 달려왔을테고 아무런 위험이나 불편함을 못느꼈다고 하니까. 나도 이게 모두에게 적용되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는게 항상 져지에 빕을 걸치고 클릿 슈즈로 완전무장하고 미친듯이 한계까지 달려야만 하는건 아니니까. 생활속에서 편하게 달리는 여러 상황이 얼마든지 존재하고 다 다른 입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신한다. 누군가가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달려서 자신이 불편함이나 위험함을 겪지 못했다하더라도 분명 그 사람의 주위에는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이 있으리라는 것. 본인이 불편하지 않고 안전했던것은 본인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주위에서 알아서 피하고 알아서 배려해줘서 그런것이라고.
블루투스 스피커, 골전도 이어폰..
이런 마인드가 널리 퍼지면서 슬슬 여러 대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게 아마도 블루투스 스피커가 아닐까 한다. 흔히 자전거 보틀 케이지에 달고 다니는 JBL 펄스 같은 제품말이다. 일단 귀는 열려있으니 주변 소리를 들을수 있다는건 좋은데 이건 이거대로 문제가 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출력이 굉장히 높은 제품들이다보니 저 멀리에서부터 존재감을 강력하게 어필하며 내 옆을 지나칠때면 나도 모르게 눈쌀을 찌푸리게 되는것. 혹자는 내가 내 스피커로 음악듣는데 니가 무슨 상관이냐고 하시던데 그럴때마다 나도 내 귀로 똥같은 음악을 듣고 싶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격하게.
그렇게 외장 스피커가 욕을 먹다보니 이번에는 골전도 이어폰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등장했다. 이건 아직까지도 괜찮은 솔루션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본인도 사용해봤는데 나름 괜찮았었다. 남에게 피해 안주고 외부 소리도 잘들을수 있고. 하지만 몇가지 단점들로 인해서 이내 사용을 멈췄다. 장착 부위가 간지러웠고 헬맷 착용시 간섭이 심한편이라 주행하면서 이래저래 귀찮아졌다. 조작도 불편했고 차라리 폰 스피커로 작게 음악 듣는게 더 편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더랬다.
장황하게 읊어댔지만 핵심은 본인이 이런 제품을 얼마나 기다려왔을지 좀 알아주세요~ 라는 거다. 음악 소리는 또렷이 들리면서 조작도 편하고 외부 소리도 잘 들을수 있는 제품이 언제나 등장할까 눈에 불을 켜고 기다려왔다. 한동안 바빠서 체험단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다고 불쑥 이렇게 참여하게 된것도 그런 이유에서이고.
손쉬운 페어링
제품이 도착하자마자 내 스마트폰인 갤럭시 S8과 페어링을 시도했다. 일단 미리 받아놓은 전용앱을 실행시켜두고 케이스 뚜껑을 열고 어떻게해야하는지 찾기 위해서 메뉴얼을 뒤적거리는데 "띠링~" 소리와 함께 페어링이 완료되었단다. 아..그래 이정도 편의성은 있어야지 하며 이어폰을 귀로 가져가 장착을 시도했다.
착용감은 좋지만 방법은 쉽지 않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형상 자체가 귓볼 사이로 유닛을 끼워넣는 형태다보니 한번에 잘되지가 않는다. 여담이지만 일주일이 넘게 사용해도 왼쪽 귀는 여전히 한번에 삽입이 잘되지 않는다. 그래도 부드러운 귓볼은 어떻게든 구겨서 넣을수가 있으니 크게 문제 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해외에서도 착용 방법이 적응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으니 어쩔수 없는 부분인가 싶기도 하고. 어렵진 않지만 귀찮게 생각 할수는 있다.
막상 착용을 하니 느낌이 생소하다. 매번 커널형만 쓰다보니 오픈형의 대충 걸치는 형태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데 5분만 지나도 적응 완료되니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지 새삼 느낄수 있었다 :)
착용감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수가 없는데 앞서 기기 리뷰때도 수차례 언급했지만 정말 편하다. 도대체 이 형상이 왜 이렇게 편한지는 모르겠는데 역방향으로 걸치는 형태임에도 거의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고 흔히 느껴지는 귓속 통증도 굉장히 작은 편이다. 거의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닌데 왜 굳이 작은편이라고 하냐면 착용 방식에 따라서는 한쪽에서 미미한 통증이 느껴질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필자 사용해봤던 이어폰들 중에서는 정말이지 최고의 착용감이었다.
잠시 주변에 사람이 없는걸 확인한 다음 예정된 미친짓을 수행했다. 머리도 흔들어보고 제자리 점프도 해보고 여기서 저기까지 뛰어도 보고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몸부림(?)쳐봤다. 생각보다 잘 붙어있다. 귓볼 사이로 쑥~ 빠지지 않을까 하는 의심은 접어둬도 좋을듯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사용하면서 상당수 시간을 걸어다니며 사용해봤는데 한번도 빠지거나 하는 경우가 없다.
잘 빠지지는 않지만..방심은 금물
물론 라이딩 상황이되면 조금 다르다. 출퇴근 15~20분 거리 정도는 별다른 문제없이 잘 붙어있고 잘 작동한다. 본격적으로 복장 갖춰입고 제대로 달리는 주말 라이딩때는 약간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긴 했었다. 평균 50km 정도를 달리게 되는데 1/3정도는 도심내 도로를, 나머지를 시외곽 국도변이나 그 주변 도로를 달리곤한다. 사실 서스펜션이 무척이나 잘되어 있는 자동차로 달리는것과 다르게 아무리 카본 프레임이라해도 자전거로 도로를 달려보면 나름의 노면 진동이 상체로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로드 바이크를 좀 오래 타다보면 몸의 특정 부위가 먼저 피곤해질때도 있다. 이번에는 그런 노면 진동이나 돌발적인 상황으로 인한 자전거 급정거, 호핑같은 요소들이 조금 문제가 되었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는 멀쩡하게 쓰고 있던 헬맷 조차도 돌아가기 일쑤이니 귀에 붙어있던 이어폰이라고 그렇게 멀쩡하기는 힘들것이다. 다행히 떨어질정도는 아니고 위치가 살짝 어긋나는 정도였는데 구덩이를 밟는 정도의 큰 충격이 아니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듯 하다. 구덩이를 밟으면 이어폰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먼저 날아간다 :)
다만 빠른 속도로 내달리게되는 다운힐에서는 절대 착용하지 말것을 권한다. 잘안떨어진다는 것이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떨어지면 그대로 바퀴속으로 날아가 산산조각 날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도심지 시티 라이딩에 가장 어울린다고 느꼈다. 버프로 귀를 덮으면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지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스마트폰을 져지 뒷주머니에 꽂아넣고 다시 한번 이어 듀오를 잘 체결한뒤 주행을 시작해본다. 아직 음악을 재생하진 않았는데 이어폰을 하지 않았을때와 똑같이 외부 소리가 들려오는 경험이 참으로 생소하다. 이어폰을 사용하면 귀가 막혀야 정상이거늘. 아직 도로에서 곧바로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한적한 골목길로 접어 들자마자 왼쪽 터치 패드를 슬쩍 건드려 본다. 반응이 없다. 혹시나 싶어서 다시 해보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다. 불량품인가싶었지만 어떻게하다보니 작동을 시작한다. 아마도 정전식이 아닌 감압식이나 뭐 그런 유사한 방식이라 터치 감도가 조금 떨어지는듯 하다. 실제로 오작동이 잦은 편이다. 볼륨 조절이 특히 힘든데 아무래도 내가 둔해서 요령을 잘 깨우치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장갑끼고도 조작 가능해, 심지어 머리 움직임으로 가능
하지만 이내 입가에서 웃음이 베어나온다. 지금까지 내 손에는 간절기용 자전거 장갑이 끼워져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손가락 끝부분이 스마트폰용으로 된 제품도 아니다. 평소에 폰을 아무리 눌러도 작동하지 않던 손가락이 이어 듀오에서는 잘 동작하고 있다는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거 정말 용도가 확실한 물건이 아닌가. 몇번 더 사용해보고나서야 터치를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온다. 심지어 버프로 귀를 가리고 있어도 그 위를 클릭해 사용할 수 있다. 슬슬 날이 추워져오고 있는데 본인처럼 자전거위에서 터치 한번 할려고 장갑 벗고 끼는 귀찮은 짓을 수없이 반복해본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소니는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헤드 제스처라는 정말 획기적인 기능도 포함시켜놨다.
헤드 제스처 기능은 말그대로 머리의 움직임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것. 다만 워낙 이것으로 할수 있는 제어가 단순하기 때문에 목적은 명확하다. 손을 도저히 쓸수 없는 상황에서 곡을 넘기거나 전화를 받는 정도의 기능을 단지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만으로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해보면 그 편리함에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단점도 있는데 급하게 고개를 돌리면 제스처로 인식해버릴때가 많다. 자전거 라이딩 중이 아니라면 그럴 일이 드문데 자전거 위에서는 수시로 빠르게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곡을 넘겨버릴때가 생겼다. 그래도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상당히 쓸만했다. 그리고 재미있다.
한 곡을 다 듣는 동안에도 아직 골목길에는 인적이 없다. 나홀로 조용하게 달려가고 있지만 온갖 소리가 자연스레 다 들려온다. 체인이 촤르르륵 돌아가는 소리, 브레이크 레버를 당겨서 패드가 닿이는 소리, 주차되어 있던 차량이 시동거는 소리 등등.. S 모사의 디지털로 처리된 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생생한 소리가 다이렉트로 귓가에 맴돌며 음악소리와 함께 하는 이 경험은 정말이지 처음이다.
뛰어난 공간감 칭찬해
사운드 퀄리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수 없다. 오픈형은 정말 오랜만에 사용하는데 커널형에서는 느낄수 없던 입체감 어린 공간감이 확연하게 특징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가끔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인지 주변에서 나는 소리인지 헷갈릴때가 있다. 특히 음악이 아닌 효과음 같은 경우에 그럴때가 있었는데 그로 인해서 곤란한 점은 없었지만 조금 재미있긴했다. 외부 소리가 워낙 자연스럽게 들리다보니 느껴지는 착각인듯 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소리의 크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인이어 형태가 아닌지라 커널형보다 손해를 보는 마당에 외부 소리까지 유입되다보니 절대적인 볼륨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진다. 최대치로 해도 부족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특히 차량 통행이 많은 번잡한 곳에서는 더 크게 느껴지는 단점이다. 해운대 바닷가나 번잡한 수영 교차로 쪽을 달리고 있노라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어진다. 날카롭고 소리가 큰 차량 소음들이 여과없이 들려오는 마당에 자동 볼륨 조절로 인해 잔뜩 올라간 음악 소리까지 겹쳐지니 피곤해진다. 반면, 적당히 한적하거나 적당히 붐비는 시내에서는 그럭저럭 재미있는 경험이 된다. 약 2주 정도 사용하면서 느낀것인데 차량 통행이 많은곳인가 아닌가로 피로도 차이가 확연하게 났다.
통화 음질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어
조금 달리다보니 마침 친구 녀석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길래 짐짓 시치미를 떼며 통화를 이어간다. 도로 위를 달리기에는 위험하니 슬쩍 골목길로 빠져서 느긋하니 진행하며 통화를 진행했는데 내 귀로는 바람소리가 제법 들려오지만 상대방은 잘 모르는 눈치다. 물어보니 딱히 거슬리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하니 주변 소음 제거 기능이 어느정도 작동하는듯 했다. 하지만 통화 음질에 대해서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는 얘기를 몇차례 들은바 있다. 주로 하는 말이 물속에서 나왔다가 들어갔다하는 느낌이 든다, 웅웅거림이 있다, 볼륨이 지멋대로 변한다 등의 의견을 들은바 있다. 그래 도 3번 통화하면 그 중 한번은 유선과 별차이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나머지 2번은 단번에 블루투스 연결임을 알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4개의 빔포밍 마이크가 달려있지만 통화 전용 블루투스처럼 입가 근처까지 마이크가 별도로 뻗어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제품들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듯 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자전거 라이딩때보다 도보로 이동중일때의 통화 상태가 훨씬 좋았다는게 지금까지 통화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딩 중에 급한 연락이 왔을때 굳이 멈추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경우에 따라서 큰 장점이 되리라 본다. 이러한 경험에 비춰보면 앱에 내장되어있는 애니톡같은 무전기 기능도 꽤나 쓸만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된다. 전화왔을때 고개만 까닥~ 움직여 받는 재미는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방수 기능은 믿지말것
테스트 하는 기간동안 다행히도(?) 대략 2번정도 비가 내렸었는데 물론 둘 다 자전거를 달리진 않았지만(라이딩중 비가 내리면 즐겁게 우중라이딩을 즐기지만 출발전 비가 오면 과감하게 라이딩을 포기하는 편이다.) 외출해서 도보로 시내를 휘젖고 다닐 일이 있었는데 중간에 결국 빼버렸다. 두가지 이유에서 였는데 하나는 방수 기능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IPX2는 방수라기보다는 땀방울 정도나 막아줄까 빗물에 젖는 상황에서는 그다지 신뢰하기 어렵지 않을까해서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꽤나 시끄러웠다는 점이다. 빗소리에 주변 소음에 음악소리까지 겹쳐지니 그건 그거대로 스트레스였다. 이럴때는 차라리 노이즈 캔슬링이 되는 이어폰이 훨씬 나은 선택이라 생각된다.
지금 계절에는 라이딩을 해도 땀이 크게 흐르진 않는다. 땀이 나도 버프나 쪽모자 선에서 흡수되는편인데 여름철에 육수를 줄줄 흘려댈때도 착용할수 있을까 조금은 걱정이 된다.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스웨프루프 표시도 없는 기기인지라 아마도 사용을 꺼려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몇가지 활용법이 생각났다. 요즘 스마트폰의 네비게이션에는 음성 안내 기능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으니 그걸 사용하면 굳이 화면을 보지 않아도 안내를 받을수 있을듯 했다. 스트라바같은 운동 관련 앱에는 음성으로 현재 상황을 알려주기도 하는데 그런 안내도 충분히 활용할만 했다. 평소에는 바람소리에 뭍혀서 이게 뭔말인지 전혀 못알아듣곤했는데 이어폰을 통해 들으니 아주 명쾌하게 알아들을수 있었다. 이건 확실히 도움이 된다. 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위험하게 눈으로 스마트폰 화면을 볼 필요없이 쓸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왕이면 가민 엣지에서도 음성 출력을 해주면 좋겠는데.. 거기까지는 사치스러운 바램이지 싶다.
자전거 라이딩에서의 이용에 대한 장단점
+ 자전거 라이딩중에도 주변 소리를 완벽하게 들으며 음악을 들을수 있다.
+ 통화가 가능하다.
+ 장갑 낀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심지어 버프를 걸쳐도 그 위로도 작동된다.
+ 심지어 손을 대지 않고도 고개를 젖거나 끄덕이는 것으로 곡 넘기기나 전화 받기를 할 수 있다.
+ 주행 속도에 따라 바람소리가 커지면 덩달아 음악 소리도 자동으로 커진다. 반대로도 잘 작동. 무척 편리하다.
+ 배터리는 불만이 생길 여지가 거의 없다. 7분 고속 충전으로 1시간 사용은 생각보다 훨씬 큰 편의를 제공할것이다.
- 시끄러운 곳을 달릴때는 오히려 독이 된다.
- 터치와 헤드 제스쳐의 인식률이 떨어지며 오작동이 잦다. 습관으로 고쳐질 요소는 아닌듯.
- 방수 성능에 대한 의구심
- 비싼 가격
- 거친 노면에서의 고속 주행에서는 귀에서 빠질 염려가 있다.
결론
몇주동안 계속 사용해보니 역시 이 제품은 명확하게 용도를 정하고 나왔다는게 확실해진다. 평소 걸어다닐때는 그냥 원래 쓰던 S사의 완전무선 이어폰을 쓴다. 외부 소리가 시끄럽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탈때, 그리고 실내에서 일할때는 이어 듀오를 착용했다. 한번 버릇을 들이니 벗어나기가 힘들다. 다만 일에 집중해야할때는 당연히 귀에서 제거해야 했다. 어쨌거나 집중하는데 음악이든 뭐든 방해가 되니까.
이어 듀오의 목적과 방향성은 확실하다. 음악 감상은 그저 기능 중 하나일뿐이다. 이어 듀오는 사용자로 하여금 일반적인 이어폰을 착용했을때 발생하는 외부와의 단절없이도 이어폰의 기능을 이용하도록 해주는 새로운 컨셉의 제품이다. 디지털 처리된 외부 소리가 아닌 실제 소리를 그대로 들으면서도 이어폰을 활용할수 있다는 점은 비단 자전거 라이딩이 아니더라도 여타 스포츠에 다양하게 활용될수 있으리라 본다. 착용감도 우수하고 결착력이 좋은것도 한몫한다. 직접 상대방과 몸을 부대끼는 운동만 아니라면 대다수의 운동 행위에서 허용되리라 예상된다.
아쉬운점도 있다. 터치 패드의 둔감함이나 헤드 제스쳐의 오작동은 비록 장갑을 끼고도 조작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확실히 아쉬운 요소다. 서로 일장일단이 있으니 보통같으면 호불호의 문제라고 하고싶지만 이 경우에는 분명 장점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쓰임새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높은 출시가는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다. 대략 30만원 초중반선에서 구매할수 있는데 구조적 독특함이나 컨셉의 신선함은 좋지만 과연 이 제품을 이정도로 비싸게 책정했어야했나하면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물론 이는 관련 사항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일반인의 단순한 바램일뿐이니 너무 심각하게 듣지는 말자. 어쨌든 이어 듀오의 독보적인 듀얼 리스닝 기능을 따라올 기기는 현재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을듯 하니 말이다.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도 귀를 열어두고 음악을 듣고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고 싶다면 권해봄직한 제품임에 틀림없다는 말을 끝으로 이번 글을 맺음한다.
- fin.
“본 포스팅은 소니코리아로부터 제품 체험 기회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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