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삽질.. with ITX 시스템..

사건의 발단은 ....저 정글같은 케이블 더미들..

 

아직 깔끔하게 모든 게 해결됐어!라는 수준이 아니라서 이번 ITX 빌드에 관한 글을 못 올리고 있지만 앞서 얘기했던 대로 4080과 14600K가 들어간 ITX 시스템을 일단 완성했다. 고민을 많이 했었지만 또 고심했던 보람이 있는지라 부품 조합에 큰 문제는 없었고 별다른 무리 없이 언더볼팅까지 해가며 여러 테스트 중이었다. 

 

그러니까... 저 위 사진의 케이스 내부를 정리하려고 마음먹기 전까지는 말이다.

 

좀 괜찮은 제품을 쓰고싶은 욕심에 SFX 파워서플라이 대신에 SFX-L을 사용하면서 케이블링 공간이 꽤나 협소해졌는데 덕분에 케이블 정리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주말 야심한 밤에 시간이 나길래 조금만 정리를 하자 하고 손을 대기 시작한 게 참사로 이어졌다.

 

제일 처음에는 실수로 ARGB 케이블이 메인보드에서 분리되어 버렸다. 여기서 일단 한숨이 나오는데, 메인보드와 케이스 사이의 틈이 극히 좁은 관계로 이렇게 작고 미세한 핀으로 연결하는 케이블을 다시 제대로 연결하려면 결국 보드를 케이스에서 꺼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게 싫어서 이리저리 꼼수를 부려볼까 하고 여기저기 쑤셔댔는데 수냉 쿨러 냉각수 케이블의 강한 장력 때문에 도저히 각이 안 나와서 일단 쿨러만 탈착 하기로 마음먹게 된다. 여기서 멈췄어야 하는데...

 

아직 보호 필름도 덜 제거한 프로아트 4080..영롱해..300mm 사이즈는 대체품이 없다.

 

결국 쿨러를 떼어내고 보니 여기저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눈에 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수냉 재킷의 케이블 방향이 비정상적인데 처음 조립 당시에 도저히 공간이 나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타협했던 부분이다. 다시 분해하고 보니 일부 부품의 위치가 살짝 어긋나서 공간이 부족했던 걸로 판명됐다. 모르면 몰랐지 알게 됬었으니 결국 전체 메인보드를 다 분해하고 꺼내서 재조립하는 수순을 거쳤는데 문제는 이때부터 부팅이 안된다는 점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었다. 

 

어쨌든 2번째 재조립 과정을 통해서 몇몇 우여곡절 끝에 재부팅에 성공했다. 나중에야 깨달은 거지만 약간의 오해도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 그냥저냥 흔한 조립 미스에서 발생한 해프닝인데... 그게 다가 아니다.

 

멀쩡하게 부팅은 했는데 언더볼팅과 램 XMP가 제대로 안 먹힌다. 바이오스 진입에도 문제가 생기고 살짝 패닉이 왔는데 침착하게 바이오스 초기화를 하고 이런저런 세팅을 다시 해봤지만 여전히 정상적인 부팅이 안된다. 언더볼팅을 다 풀고 xmp도 풀면 제대로 부팅이 되는 희한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방금까지 썼던 세팅인데?????? 

 

무슨 생각인지 윈도까지 재설치하게 됐는데 이때도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결국 모든 언더볼팅이랑 램 오버 세팅 다 풀고 나서야 정상적으로 인스톨이 완료됐다. 일단 os 세팅부터 해놓고 다시 언더볼팅을 진행했는데 이때는 비록 기존 세팅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적용은 가능했다. 

 

램 XMP 세팅은 슬롯을 바꿔 장착하는 걸로 해결했다. 대체 이게 무슨 어이없는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동일 램을 슬롯만 바꿔서 설치했다고 xmp 적용이 가능해졌다. 수율 탓이라고 보기에는 좀..

 

언더볼팅 수치가 떨어지던 문제도 하루이틀 지나고 원래대로 적용이 가능했다. 이번 상황들은 기존의 내가 알던 지식들과 너무 동떨어져서 그냥 얼떨떨할 따름이다. 일단 좀 더 테스트해봐야겠지만 현재 상황이 이러하다는 얘기가 하고 싶어서 간단하게 끄적여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