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인의 로드 바이크용 라이트
야간 라이딩의 필수품인 자전거 라이트 제품은 흔히들 저렴한 가격과 밝기 등으로 인해서 R5, L2 같은 다용도 라이트를 많이들 사용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무게나 부피에 대한 제한이 적은 편인 MTB 계열과는 다르게 로드 바이크 쪽은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작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기준에서 보자면 앞에서 언급한 다용도 제품군은 조금 어울리지 않는게 사실이다.
조금 눈을 돌려 살펴보면 자전거에 사용되는 라이트 제품군은 의외로 다양함을 자랑하는데, 많은 자전거 용품 메이커에서 여러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
그 중에서 리자인은 CNC 가공 기술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자전거 펌프 제품쪽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곳으로 라이트 역시 좋은 성능과 만듬새로 유명한 편이다. 지금 살펴볼 제품은 그러한 리자인의 라이트 제품군 중에서 로드 바이크에 어울리는 매크로 드라이브와 마이크로 드라이브를 세트로 판매하는 제품으로 정식 제품명은 Macro & Micro Drive pair 이다.
세트로 판매되는 제품답게 2개 제품이 하나의 포장으로 되어 있다. 가끔 세트 상품이라 전용 마운트를 따로 사야되는게 아니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미리 답변하자면 두 제품 모두 마운트가 포함되어 있으니 중복 구매할 필요가 없다. 별도의 배터리를 삽입하지 않고 충전해서 사용하는 USB 충전 방식이다.
후미등은 직접 USB 단자에 꽂아서 충전하는 형태이고, 전조등은 스마트폰 충전기를 이용하면 된다. 케이블은 동봉되어 있다.
그외에 방수가 지원되는데 라이딩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비가 오거나 하는 정도는 견딜수 있다. 물에 집어넣으면 안된다. -_- 1미터 높이에서 낙하해도 충격을 흡수하는 안티쇼크 기능을 지원한다. 그래도 던지진 말자.
매크로 드라이브가 전조등, 마이크로 드라이브가 후미등이다. 크기 외에도 스펙 차이가 있으며 당연히 매크로 드라이브가 더 밝다. 매크로 드라이브는 최대 400 루멘 1시간 30분 ~150루멘 플래쉬 모드 10시간 30분까지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실제로 야간 라이딩에서 사용해보니 둥근 형태의 빛무리가 부드럽고 넓게 퍼지는 형태를 보였는데, 가운데 극소 부위만 밝고 중앙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어두워지는 제품들보다 훨씬 라이딩에 적합한 형태였다.
최대 밝기인 400루멘은 예상대로 훌륭한 광원을 제공했는데, 인적이 드물거나 외딴 곳에서 사용해봄직 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밝다. 최저 밝기인 100루멘으로도 도로의 상태 식별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썩 만족스러운 밝기는 아니다. 대신 전방에 내가 있음을 알리는 시그널 용도로는 훌륭하며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경로에서 자주 사용하게 될듯 하다. 200 루멘으로 올리니 충분한 광원을 제공했다. 절충해서 150루멘 지속광 모드가 있으면 좋겠지만 플래싱 모드에서만 지원하는 점이 아쉽다.
주변 밝기에 따라서 100~200루멘 정도만 사용해도 야간 라이딩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도심지에서 20km 미만의 저속으로 가로등이 많은 곳을 달릴때는 100루멘으로도 충분했고, 25~30km 속도로 달리며 전방과 노면 상태를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200루멘 정도가 적당했다. 개인적으로 자주 찾는 이기대 야간 라이딩 같은 부분적으로 굉장히 어두운 곳에서는 일시적으로 400루멘 모드가 유용하게 사용될듯 하다.
런 타임을 고려하면 평소 100루멘 모드로 달리다가 상황에 따라 200, 400 모드를 번갈아 쓰면 될듯 하다. 귀찮다면 그냥 200 루멘으로 고정해서 사용해도 일반적인 라이딩이라면 배터리가 모자라지는 않을듯 하다. 적어도 본인은 야간에 4시간 이상 라이딩 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 혹시나 야간에 주로 장거리 라이딩하는 라이더라면 러닝 타임을 참고하는게 좋을듯 하다. 아무래도 충전 방식이라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휴대용 외장 배터리가 있다면 충전은 가능하겠지만 전원 OFF 상태에서 충전하라고 표기되어 있는만큼 사용 중 충전이 가능한지는 알수 없다. (충전을 위해서는 뒷쪽 캡을 열어야하는데 이때 충전 회로 일부가 노출된다.)
후미등인 마이크로 드라이브 역시 좋은 성능을 가진다. 주간에도 충분히 식별되는 70루멘 모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요근래 소개되어 일부 라이더들에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본트레거의 신제품인 플레어 R이 65루멘 주간 모드(5.75시간)를 제공하는데 마이크로 드라이브 후미등은 70루멘 모드를 3시간 15분 구동할수 있고, 30 루멘이라면 8시간, 5루멘은 24시간 지속된다. 플레어 R에 비해 주간 지속 시간이 조금 짧지만 가성비를 따지면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해외직구가 기준)
실제로 주간 라이딩 모드로 작동시키고 맨 눈으로 직접 정면을 가까이에서 쳐다보면 눈부심으로 인해 한동안 시야에 잔상이 남을 정도.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충분히 인지 할 수 있는 밝기를 보여주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플레이 R같은 랜덤 확산 모드가 없다는 점 정도. 플레어 R은 불규칙한 패턴으로 빛을 다양하게 발산해서 주간에 좀 더 눈에 띄는 모습이었는데 마이크로 드라이브는 일반적인 두 가지 점멸 패턴만 쓸 수 있었다. 다만 야간 모드에는 마치 생물이 숨쉬는 듯한 펄스 모드같은 매력적인 플래쉬 모드를 제공하니 일장일단 있다.
리자인의 특기인 CNC 가공으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디테일이 흡족하다. 크기는 동일하며 길이만 차이난다. 무게 또한 가볍다. 매크로 드라이브가 93g, 마이크로 드라이브가 52g이며 실측해봐도 스펙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R5가 거의 200g에 가까웠던 것을 생각하면 절반의 무게가 되는 것.
제품 스펙. 참고로 매크로 드라이브는 2014년도 생산 제품부터 400루멘 모드를 제공하며, 그 이전 제품은 350 루멘까지만 지원한다. 두 제품 모두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는데 실제 라이딩 상태에서 일일이 선택하며 사용하기에는 피곤한 감이 있다. 그래서 매크로 드라이브는 오버드라이브OverDrive 모드라는 일종의 단축키 모드를 제공한다. 제품이 꺼진 상태에서 On/Off 스위치를 5초동안 지속해서 누르면 오버드라이브 모드가 작동되는데 이 상태에서는 버튼을 한번 누를때마다 100루멘 <-> 400루멘의 2가지 모드로만 변경된다. 다시 5초동안 지속해서 누르면 해제되어 누르는 순서대로 각종 모드로 변경된다.
마이크로 드라이브는 오버드라이브 대신 데이타임Daytime 모드를 제공하는데, 작동방법은 동일하다. 5초간 스위치를 누르고 있으면 70루멘의 주간 모드로 고정되며, 2가지 주간 패턴 모드로만 변경된다.
매크로 드라이브는 스마트폰 충전기로 충전이 가능하다. 마이크로 드라이브는 직접 USB 단자에 꽂아야 한다. 캡은 돌려서 빼는 방식인데 방수를 위해 고무 실링이 달려 있다. 씹히지 않도록 주의해서 사용하자. 분실 위험이 있다는게 조금 아쉽다.
사실 이러한 촬영 환경에서 밝기를 사진으로 나타내기가 어렵다. 해외 유명 매체의 리뷰를 참고하자면 리자인의 라이트들은 실제 표기된 스펙에 거의 준하는 밝기를 보여준다고하니 충분할 것이다. 국내에 판매되는 상당수 중국산 제품들은 밝기 표시가 과장되어 있다.
거치대는 강화 플라스틱 재질이며, 비엠웍스 제품처럼 실리콘 밴드로 고정시킨다. 두가지 거치대 모두 스템쪽과 싯포스트쪽 접촉면에 실리콘 코팅 같은게 없지만 실리콘 밴드의 혓바닥처럼 생긴 부분을 집어 넣기 때문에 걱정없다. 매크로 드라이브의 경우, 제품과의 접촉 부분에 고무 매트가 추가되어 있다.
완충에 소모되는 시간은 마이크로 드라이브가 3~4시간 소모되며 매크로 드라이브가 4~6시간인데, 매크로 드라이브의 경우 USB 포트가 고속 충전을 지원하면 파란색 램프가 점등되면서 HE 모드로 충전되어 2~3시간이면 완충된다.
두 제품 모두 ON/OFF 스위치 자체가 색상 변화를 통해 배터리 잔량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편리하게 확인이 가능하다. 스위치를 한번만 누르면 잔량을 보여준다. 덕분에 라이트 작동은 스위치를 2초동안 누르고 있어야 한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조금 귀찮을지도.
기본적으로 마이크로 드라이브 후미등은 원형 싯포스트 제품에 알맞은 마운트만 제공한다. 일단 에어로 싯포스트에도 장착 가능하지만 요철을 만나 충격을 받으면 어김없이 돌아가 버린다. 실리콘이나 완충제를 이용해 에어로 싯포스트 모양에 맞춰줄 필요가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누멘 에어로 USB는 작고 편리하긴한데 밝기가 썩 만족스럽지 못했었다. 이제는 주간에도 후미등을 켜고 달린다.
앞서 리뷰했던 비엠웍스 스피드 익스텐더2의 멀티 클램프와 훌륭하게 호환된다. R5때와는 다르게 딱 알맞게 고정된다. 애시당초 제작할때 리자인을 염두에 둔 모양.
100g이 안되는 경량에, 길이도 훨씬 짧아서 고정이 확실하며, R5에 비해 흔들림이 현저히 작았다.
맺음말
매크로, 마이크로 드라이브 2가지 라이트 모두 무척이나 흡족한 성능을 보여줬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밝기가 떨어지지 않고, 일반적인 야간 라이딩 상황에서 충분한 러닝 타임까지 보유하고 있다. CNC의 리자인답게 제품 마감도 훌륭하다.
야간에 3~4시간 이내의 라이딩을 즐긴다면 매크로 드라이브는 전조등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듯 하다. 환경에 따라서는 100루멘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이 될수도 있으니 무려 8시간까지 러닝 타임이 늘어날수도 있다. 마이크로 드라이브 역시 주간 3시간, 야간이라면 8시간에서 최장 24시간까지도 유지할 수 있으니 이만하면 일반적인 라이딩에서 충분하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야간보다 오랜 시간 달리곤 하기에 주간 러닝 타임이 살짝 아쉽긴해도 차량이 많거나 위험한 곳에서만 사용하면 될일이다. 막연한 추측이지만 주간에는 플레어 R 같은 제품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가격적인 면을 고려하면 마이크로 드라이브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참고로 본인은 해외직구를 통해 세일 기간에 구매했다. 정상가 구매는 해당되지 않는다.)
한가지, 확실히하고 넘어가야하는 것이 있는데 리자인 매크로/마이크로 드라이브가 로드 바이크를 위한 최고의 선택은 아니라는 점이다. 더 밝고 오래가는 제품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굳이 이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해외구매시 좋은 가격적 메리트와 도심지 라이딩에서 충분한 성능과 러닝 타임, 그리고 작고 가벼운 외형적 특징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현재 사용중인 비엠웍스 스피드 익스텐더2와의 훌륭한 궁합도 한몫 했다. 이점 참고하시길 바라며 리뷰를 맺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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