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시력자들의 고글 고민
시력이 나쁜 라이더들이 항상 고민하는 고글 구매에 대해서 본인도 동일하게 여러 고민의 과정을 거쳤었는데 금액에 구애 받지 않는다면 4~60만원을 호가하는 커브 렌즈를, 가능한한 높은 가성비를 구현하고 싶다면 도수 클립을 사용해야 한다는 뻔한 답을 얻었다.
별도의 부가장치 없이 원래의 고글 형태를 멋지게 유지하는 고가의 커브 렌즈 구매가 제일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가격외에도 단점이 있으니 아무리 고가의 커브 렌즈라고 할지라도 본인처럼 중증 근시와 심한 난시, 거기에 양쪽 시력차가 심한 이들은 어지러움이나 시야의 왜곡을 느낄수 밖에 없다는 것. 시력에 따라서는 적응기를 거치면 별차이 없이 즐기는 이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다. 문제는 이것을 미리 알수가 없다는 건데, 그래서 다들 고가의 렌즈 가공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도수 클립 제품으로 가볍게(?) 입문하는게 아닐까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4~60만원주고 눈에 맞을지 안맞을지도 모르는 렌즈를 구매하느니 추가금 더 주고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하는게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본인도 진지하게 고민중인데...뭐 일단은 그건 나중 일이고 이번에 생일 선물로 하나 받게 되어서 그냥 도수 클립을 선택했다.
▲ 포장 상자는 단촐하지만 볼드한 폰트로 심플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꽤나 컴팩트하다.
▲ 박스 표기 문자가 독일어...라는건 구매처가 독일 아마존이기 때문. UVEX 제품은 이탈리아와 독일 아마존이 저렴한 편.
▲ 기본으로 제공되는 케이스는 원형이 아닌 사각형. 가벼워서 마음에 들었다.
▲ 하드 케이스외에도 소프트 케이스가 동봉되어 있다. 위 이미지에 보이는 도수 클립은 국내에서 별도 구매해야 한다. 약 5만원 가량. 중고로도 구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오래 사용하면 부서질수 있는 소모품 개념이니 유의하도록 하자.
▲ 렌즈의 기본 색상을 표시하기 위해서 흰색 배경을 사용했다. 거의 실물과 비슷한 색상으로 촬영되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벤틸레이션 홀이 나 있어서 김서림 방지에 도움이 된다. 물론 렌즈 자체도 기본적으로 안티포그 코팅이 되어 있다.
▲ 프레임은 흰색, 검은색, 녹색 등이 있는데 녹색이 제일 저렴하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색상이기도해서 두번 생각하지 않고 선택했다.
▲ 우벡스 UVEX는 메이커 이름에서 눈치 챘겠지만 독일 브랜드. 참고로 구매처 역시 독일 아마존이다.
▲ 상단의 땀받이 패드는 탈부착 가능하며 고무 느낌의 소프트한 재질로 되어 있다. 도수 클립은 별도의 전용 코받침에 끼워서 프레임에 삽입하는 형태.
▲ 흔히 말하는 원피스 형태의 렌즈 구성이다. 렌즈 아래쪽은 무테 형식이라 둥글게 마감되어 있다.
▲ 정확하게 말하자면 클리어 렌즈는 아니다. Smoke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어두운 실내에서도 지장이 없을만큼의 아주 옅은 그레이 색상이 착색되어 있다. 체감상 클리어와 별 차이는 없는데 착용해보면 확실히 색상은 들어있다.
▲ 다리 끝 부분과 코 부분은 자유롭게 손으로 형상을 변경할 수 있어서 자가 피팅이 가능하다.
▲ 도수 클립을 구매하면 클립과 함께 전용 노즈 패드가 포함되어 있다. 고글 프레임에 끼워져 있는 것과는 형상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꼭 교체해야 도수 클립 장착이 가능하다. 참고로 색상은 검정과 흰색 두 가지가 있으니 구매시 꼭 확인하자.
▲ 곡률이 제법 잡혀 있는 걸 볼 수 있다. 덕분에 도수 클립이라해도 평면 형태로 가공하면 어지러움을 느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맞는 렌즈를 맞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도수 클립에 도수 렌즈 삽입에 드는 비용은 저렴하게 1.5만원에서 3만원 사이로 충분하지만 곡률을 맞춰야할 경우에는 2배로 뛰게 된다. 대략 5~6만원대부터 시작하게되니 반드시 자신의 단골 안경점에서 시력과 고글 형태를 확인하도록 하자.
▲ 아쉽게도 고글 프레임에 장착된 렌즈 자체는 교체가 되지 않는다고. 스펙 시트를 보면 비슷한 형태의 104 제품은 교체가 가능한데, 104 Vario는 교체가 안된다고 나와있다. 단순히 표기상의 이유인지, 아니면 실제로도 제작법이 다른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 낮시간 햇빛 아래에서 30초가 지난 후의 모습. 검은색으로 변색되는 속도는 제법 빠른 편인듯 하다. 사실 햇빛 세기에 따른 변색이라기보다는 자외선 양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변색이 덜될수도 있으니 유의하자.
▲ 실내에 가지고 들어오니 다시 색깔이 빠지기 시작한다. 변색이 풀리는 시간은 좀 더 오래 걸리는 편인데 변색된 상태에서도 틸팅이 그리 짙은 편이 아니라서 굉장히 어두운 곳만 아니라면 밝기 때문에 고생할 일은 없을듯 하다.
▲ 변색이 풀리기 시작한지 대략 30초 쯤 지난 상황.
▲ 실제 야외에서 그늘진 곳으로 1분정도 지난 후. 슬슬 색이 빠지기 시작한다.
▲ 자외선 지수가 강한 날 한창 라이딩 중간에 찍은 사진. 식사중이었다면 미안할거 같아서 자체적으로 잘랐다 -_- 어쨌든 보시다시피 미러 렌즈처럼 완벽하게 도수 클립이 가려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게 보이는것도 아니다. 신경써서 뚫어져라 쳐다본다면 보이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상대방이 잘 인식하지 못한다.
변색 성능은 만족스럽다. 일단 검은색으로 변하는 과정은 제법 신속하고, 반대로 색이 빠질때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렌즈의 투과율이 좋아서 어지간히 어두운곳에 진입해도 어둡다는 생각이 안든다. 적당히 눈부심 정도만 막아줘서 편안한 시야가 인상적이었다. 시야가 어두워질 정도의 틸팅은 지원하지 않으니 유의하자.
벤틸레이션 홀이 있지만 방풍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평소에 눈물 흘리며 달리던 다운힐 구간에서 굉장히 편안한 시야로 달릴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고글을 구입한 본전은 되는듯 하다. 눈가로 바람이 조금씩 들어는 오지만 건조증이나 눈물을 유발할 정도는 절대 아니라는거. 김서림을 없앨 정도만 유입되는듯 하다. 반대로 한창 달리다가 정차 하면 김서림이 자주 발생하곤 했다. 안티 포그 기능이 썩 좋은건 아닌듯.
착용감은 코받침과 다리 끝부분을 자유롭게 조절할수 있어서 달리는 중에도 수시로 교정이 가능했다.
역시나 다른 고글처럼 렌즈 내부는 코팅때문에 잘 닦이지 않는다. 물로 세척하는게 낫다. 물론 자주하면 좋지 않다고 한다.
도수 클립에 삽입된 렌즈는 클립에 딱맞는 커브를 주었기 때문에 울렁거림은 일체 없었다. 다만 거리감이 묘~ 해졌는데 조금 평면적으로 느껴지기도해서 확실히 교정 기간이 필요할듯 하다. 일주일 넘게 라이딩때마다 억지로라도 사용했더니 많이 나아진 상태. 다만 일반 안경을 쓰다가 라이딩할려고 고글을 쓰면 10~30분정도 적응 시간이 아직까지는 필요한듯 하다. 그 시간 동안에는 이물감이 느껴진다. 이러한 부분은 도수 클립의 최대 단점이니까 어쩔수 없다고 본다. 이를 최대한 피하고싶다면 렌즈 자체를 가공해야한다. 물론 가격대는 ...물론 렌즈를 가공해도 해결안될수 있다.
땀받이 부품은 탈착이 조금 어려운 점이 아쉬웠고(안되는건 아닌데 요령이 좀 필요하다), 코받침의 유연한 조절 기능은 마음에 든다. 도수 클립을 이용하고 싶은 라이더들에게 추천할만한 적당한 가격대의 제품이라고 판단된다. 물론 가격 신경쓰지 않는다면 루디 프로젝트 쪽이 더 나은 선택일듯 하다. 오클리의 오매터처럼 땀을 흘려도 흘러내리지 않는...그런 기능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지만 가성비가 모든걸 해결해주는 느낌.
내용추가 :
한달정도 주,야간 모두 착용해왔고 이제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이물감도 거의 없는 편이다. 야간에도 무리가 없어서 흡족하다. 다만 도수 클립때문에 사용이 끝난후 세척할때 귀찮다. 종종 도수 클립에 눈썹이나 눈두덩이가 닿여서 닦아야할때가 있다. 하지만 역시 가성비 생각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렌즈를 60만원 넘게 주고 가공하느니 라식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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