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달부터 미니스프린터 장르를 시작해서 STI 드랍바의 묘미를 느끼며 '하급'코스라고 불리는 해월정, 이기대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미약하나마 본인의 엔진 업글에 주력한건 언젠가 꼭 간절곶을 가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 때문이었다...라는게 -_- 나의 대외적인 변명거리이다. 사실 요즘은 말그대로 'Just Riding' 이다만..
(클릭하면 커지니 사진은 가능하면 클릭해서 보도록 하자.)
이번이 아닌 지난주에 이기대 끌려갈 당시의 현장.. 얼굴이 빨간건 낮술을 마신게 아니라 늦었다고해서 30km로 열심히 달리고 막 내려서 그런거임..
첫 이기대 업힐 때 사진. 장채찍은 저 베네통을 타고는 나랑 같이 업힐을 했다...난 걍 앞으로 업힐 안할라고..아마 안될꺼야 난..
이 핑계, 저 핑계대며 안갈려고 빼고 있었는데 나도 한 청개구리 짓을 하는지라 남들이 안간다고 하면 또 가고싶어지더라. 예전에는 날 그렇게 괴롭히던 손곰같은놈들이 안갈려고하니 이제는 내가 가고싶어지더라...는. 6월 들어서면서부터 간절곶을 가볼려고 이리저리 눈치를 봤는데 그게 여의치가 않아서 지금까지 질질 끌었는데.. 다들 뭐 혼자가라고 하지만.. 그럼 사진은 누가 찍어주고!!! 짐은 또 누가 들어주냐고!!!
어쨌든 일기 예보를 보니 토요일(6/27)의 날씨는 비가 오긴 오겠지만 아무래도 저녁에나 올듯한 눈치. 걍 더 생각할것도 없이 장채찍군을 불러서...일단 가기로 했다. 아..장채찍군을 델꼬 댕기면 평속이 올라가서 조금 꺼려지긴 한다만..걍 나름의 시련이라 생각하기로..(살살 좀 댕기자..샤방 몰라? 앙?)
아침 기상하자마자 씻고 준비하고 잘넘어가지도 않는 밥을 반공기 정도 꾸역꾸역 먹어줬다. 뭐랄까, 이거라도 먹어야 연소해서 달릴꺼라는 나름 비장한..-_-;; 혹자는 공복에 페달링이 더 잘된다 하더라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난 배고프면 못달리고 바로 퍼진다. 심각하게..당일 회복이 안되더라고...
막 허겁지겁 마지막 준비를 하는데...문자 하나.."10시에 보자..." 야이 샒 XXXX를 XXXX해서 XXXXX한 XXXX로 만들어 버릴 ... 이라는 말이 나올려 했다만.. 뭐 생각해보니 원래 만나기로 한 9시나 10시나..걍 그놈이 그놈이라 생각해서 얌전히 난 출발..
당일 아침 간절곶으로 출발하기 전 요트경기장에서 찍은 내 아리양의 최근 모습. 이제 제법 중무장이 되어버렸다.. 자출사 용어로 '배보다 배꼽' 이라지..
장채찍군..이 나를 상대로 대충 하고 올것이지, 져지에 고글에, 클릿에..아 님하..나 좀 살려주셈. 그러면서 짐은 나한테 다 맡기고!! 그건 네놈 역할이었다고!!
요트 경기장서 출발해서 느긋하게 올라간 해월정. 저건 그 유명한 해월정의 닭둘기 선생. 이제 이놈들 잡아도 된다며? 맛이 있나..
TREK 헬멧 간지 나지 않음? 뭐 모델이 이상한건 좀...
신나게 송정으로 내려가는 다운힐 코스~ 내려가면서 드는 생각이.."야~ 신난다~ 그런데 반대로 올라올려면 이게 다 업힐로 바뀌겠지? 와하하~~ 죽겠네"
그렇게 우린 신나게 송정을 지나쳤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힘차게 페달질을 했다. 그리고 잠시후 닥쳐올 불행은...이때까지만해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불행은 바로...펑크!!! 아놔...아리양 타고 처음 난 펑크가 하필이면 이때야!! 왜!!! 대체 왜!!!
그래도 이때까지만해도 즐거웠다고..그래...즐거웠었어...펑크도 재미나잖아? 여행기분나고...
자신만만하게 뒷바퀴를 분리해서 들이대는 장군. 그래 이때만해도 우린 잼난 펑크 패치 놀이쯤으로 치부했었다..그래..그랬었지..
" 왜 지금 펑크야? 앙? "
문제는 여기부터였다. 일단 펑크 위치가 범상치가 않다. 이거 손가락같은데 베이면 붙지도 않는다는 양갈레... 슬슬 좀 힘들어진다.
사실 얼마전에 타이어에 공기넣는다고 삽질 좀 하다가 튜브 입구 부분이 좀 이상해서 심하게 -_- 조여놨었는데( 그것도 무려 펜치를 이용해서...) 펑크 수리한다고 분리를 할려니 맨손으로는 도저히 안되는거다.. 아뿔싸..
한참을 삽질하다가 내팽겨쳐둔 휠셋..미안하다 아리양..ㅠㅠ 다 이 못난 ...장채찍 탓이지. -_- 아암 그렇고 말고.
좀 처량해보이지 않음?
여차여차해서 일단 패치는 했다만.. 모든 문제는 이제 시작이었지. 패치...는 했다..패치는.. (참고로 저 털다리는 내꺼 아니다..)
일단 펑크 패치가 완료되서 우린 희희낙락하며 출발을 하려 했다. 하지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쉬쉬쉭~ 방울뱀이라도 지나가는듯한 소리에.. 타이어를 귀를 대어보니..패치한곳에서 소리가 난다. 역시나 안되는건가.. 둘이서 허탈해하며 국도변에 앉아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나온 제안..
1. 택시를 잡는다.
2. 한놈이 휠셋 들고 가까운 센터에서 튜브를 교체해온다. 다른 한놈은 자전거를 잘 지킨다.
3. 30분내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그걸 얼른 갈아끼우고 출발..
이라는 언뜻 들으면 상당히 타당한 작전을 계획했는데.. 이 계획의 치명적인 단점이... 우리가 펑크난 지점이 국도변인지라 택시같은게 올 생각을 안한다는거였다. 그렇다고 걸어갈수도 없는 애매한 위치에서 매몰찬 콜택시의 거부로 슬슬 마음이 바빠져 온다.
아..토요일 장채찍군의 타임리밋은 언제나 4시다. 4시가 지나면 일반인에서 '유부남'이라는 외계생물체로 폴리모프되기때문에 집으로 보내야한다. 나참..벌써부터 이런 짓을 해야하다니..앞으로 한놈씩 한놈씩 변해가면 귀찮겠다...내가 먼저 가버릴까..
그리하여..시간이 흘러흘러 결국 장군의 아버님께서 우리의 구세주로 등장하시고...장은 차를 타고 센터로 향하고...나는...
하염없이 이 국도변에서 앉아 기다렸다. 딱 한모금 분량의 물과 배터리가 간당한 옴니아만 가지고.. 1시간 넘게 기다린거 같은데 첨에는 좀 짜증 비슷하게 났었는데 이것도 나름 좋더라고 ㅎㅎ 한여름의 국도변, 눈앞 철길에는 기차가 다니고 나는 그늘진 나무아래 옴니아로 만화책을..이건 뭐 -_- 선비놀이도 아니고 참.. 어쨌든 끝까지 기다렸다..한 7권 정도 보니깐..기다림의 끝이 보였다.
이미 이야기의 흐름에서 눈치챘겠지만 결국 시간이 2시를 넘어서고 있었기에 우린 간절곶을 포기했다. 나 혼자라도 갔다올까 고민도 했지만 너무 앉아있었더니 몸에 힘이 다 빠지더라..게다가 배도 고프고..
글쎄.. 이런 경험도 나쁘지는 않았던거 같기도 하고.. 나름 장거리(?) 여행 갈때는 준비 좀 하자는 생각도 하게 됐으니깐..덕분에 쓸데없이 튜브값 좀 나갔다만..
이번주에 나 홀로 2nd try를 할지, 주말에 손곰이라도 끼고 갈지..그건 일단 좀 고민할까 한다.
하하.. 장에게도 했던말이지만...문득 가는 도중에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왜 간절곶을 갈려는거지?"
정말..기억이 안난다..내가 왜 갈려고 했었는지...(대외적인 이유말고..진짜 이유...)
유익했다는 거짓말로 끝낸다. 조만간 성공적인 try 글을 올리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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