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양을 타면서 신호대기중이라던지 길가다가 잠시 쉬는 중에 심심찮게 듣던 말이 있다. 대략 2가지 경우로 나눠지는데 대략적인 패턴은 아래와 같다.
패턴 A
지나가던 행인 (대부분 나이가 4~50줄에 들어서보이고 더 들어 보일때도 많다. 옆에 자기는 돈이 많다는걸 자랑하고싶은 여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 간혹 용감하게 혼자인 경우도..)이 잠시 정차해있는 내 아리양을 한참을 뚫어지게 보다가 결국 말문을 연다.
행인 왈 "이야, 자전거 이쁜데, 이거 얼마주면 살수 있소?" 그러면 옆에 같이 있던 여성분도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며 날 쳐다본다.
본인 왈 " 국산이라 그리 비싸지는 않구요, 이거저것 지금 제가 타듯이 다 하실려면 넉넉잡고 120(좀 과장함 ㅎㅎ)정도 생각하시면 될껍니다."
행인 왈 " 에이, 싸네. 난 또 한 6~700만원 하는건줄 알았네. 여보셔, 자전거는 한 천만원정도는 줘야 쓸만하다는데 너무 싸네.(아 그런걸 왜 나한테 따지냐고 -_-내가 뭐랬나..) - 옆에 있던 여성분에게 자랑하듯이 - 저거 얼마안하네. 천만원은 줘야지 안그래? "
본인 왈 " 천만원 짜리도 있죠, 근데 천만원짜리 탄다고 천만원짜리 속도는 안나오거든요. 엔진이 중요하죠. 자전거 관심있으시면 국산 저렴한걸로 시작해보세요. 비싼건 나중에 잘타실때 넘어가셔도 충분합니다. 아, 몸이 좀 식네요. 그럼 이만"
설명 : 대체 어디서 시작된 말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짐작컨데 등산하시는 어른들이 그렇듯이 아마도 어디선가의 어른들 특유의 비싼거 좋아, 나는 비싼놈 놀이에서 종종 등장하는 하이엔드 장비에 대한 "가격"대 정도만 주워듣고서는 저런말들을 하는듯 한데 말할때마다 좀 웃기고 가끔은 기분 나쁠때도 있다.
게다가 무슨 전국 표준 가격이라도 있는건지 하나같이 [천만원] 천만원 하는데 어쩔때는 거짓말로 좀 낚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하긴, 도로 라이딩하다보면 특유의 아줌마 패션으로 풀 XTR MTB를 타고 평속 5km로 무리지어 댕기는걸 정말 자주 보는데...뭐 돈많아서 돈지랄하는거야 뭐라할건 없다만. 자전거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네..라는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패턴 B
지나가던 행인(대부분 꼬마애 or 어린 아가씨들. 여학생 그룹이 무리지어 다니거나 엄마손을 잡고 다니는 꼬맹이들?)
행인 왈 "꺄아~ 이쁘다, 나도 저거 타고싶어" - 그래 나도 이쁜건 알아. 내 아리양은 이쁘지. -_-
"우리도 차말고 자전거나 하나 살까?" - 내가 쉽게 타니 니들도 쉽게 탈거같냐 -_- 자제 점..
"아저씨(시밤쾅!!!) 멋져요~" 등등 - 아놔 ,누구보고 아저씨라고...됐어!!
설명 : 미니스프린터 특유의 화사한 색상과 아담한 사이즈로 특히나 광안리 해변가를 달리다보면 여성들에게 많이 어필하는데 기분은 좋지만 가끔 정말 어린 애들은 좋다고 앞바퀴 쪽으로 뛰어들곤해서 바짝 긴장하는 편이다.
수변공원 달리다가 어린이들의 단체 박수도 받아봤다. 멋지대나 -_-;;; 당황스럽... 애들은 역시 순수해..
가장 황당했던건 이기대 업힐때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댄싱치고 있으니까 차에 앉아있던 어린 커플들이 지들끼리 "우리도 자전거 타면 쉽게 올라갈거같아. 자기야 우리도 살까" 이딴 소리 하길래 분노의 페달링 했던 기억..ㅎㅎ
해월정 가는 길에 소방서 뒷길로 달리면서 찍은 사진. 광안대교 참 이쁘다..요즘 이 길을 선호한다.
오늘도 해월정 갔다오는 길에 패턴 A를 당해서 한번 끄적여 봤네. 뭐 다들 관심가져주니 좋긴한데 덕분에 더더욱이 바깥에 세워놓을 맘이 안들어. 겁나요. 어찌나 아리양에 관심들이 많으신지!!
아,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자전거 물어본다고 아저씨가 "이봐요, 아저씨" 라고 불렀는데 내가 고개 돌려쳐다보니 아주머니께서 "어머, 학생이네." 라고 하셔서 기분 좋았다는거 -_- 캬하하하. 아..아줌마한테 그렇게 불려봐야 좋은건 아닌가..췌..나이를 먹다보니 이런 사소한거에 즐거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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