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고싶어서..
이기대, 해월정 만으로도 별다른 아쉬움이 없지만 요 며칠사이 흐릿한 날씨를 보니까 문득 이 날씨 이후로 쨍쨍하기만하면 어디가지도 못하겠다 싶은 생각을 한게 지난주. 어딜갈까 고민 할것도 없이 1순위인 간절곶으로 낙찰. 예전에 실패했었는데 ( 2009/06/30 - The 간절곶, 1st Try. ) 이후로 갈려고 마음먹고 있었더랬다.
JERV 놈들 데려갈까하다가 요즘들어 자전거 얘기만 꺼내면 폭풍 까여서 그냥 혼자가기로 맘 먹었다. 뭐 페이스 조절하기도 혼자가 편하기도 하고.
코스에 대해서
해운대 재송동에서 간절곶으로 가는 코스가 대략 2가지 정도 있는데 그중에서 평소에 익숙한 해월정 코스를 선택했다. 아래 코스 사진을 참조했는데 아마 자출사 게시물을 옴니아로 찍어놨던것 같다만..너무 오래되서 확실치가 않다.(나중에라도 알게되면 정확한 출처표시를 하도록 하겠다.) 원본파일도 없고. 어쨌든 아래 사진만으로도 찾아가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으니 혹시 동일 코스를 이용하실분이라면 스마트폰에 넣어댕기면 편할거라 생각된다.
* Map My Ride 로 돌아오는 길은 기록했었는데 중간에 심하게 위성이 튀어서 수정을 해야할 판이다. 혹시 손봐서 정상적으로 출력되면 따로 게시하도록 하겠다. 현재 기록에는 거의 10km 구간을 건너뛰고 있다.
사실 딱히 보지 않아도 해월정 -> 송정 -> 일광, 서생 방향 우회전 -> 고리원자력발전소 "임랑"쪽으로 우회전 -> 이후 쭈욱 직진하다가 간절곶 입구 표지판보고 우회전 만하면 그걸로 코스가 끝이다. 딱 두번의 우회전만 하면 나머지는 주구장창 직진만 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딱히 헷갈릴부분은 없다고 생각된다.
개인 코스 기록
집 -> 간절곶 갈때의 기록은 평속 21.07km, 주행거리 42.86km 이며 걸린 시간은 총 2시간 1분이다. 평소에 도심지에서 업힐포함한 평속이 17km 정도였었는데 시외로 나가니까 그럭저럭 괜찮은 속도가 나오는거 같다.(업힐이 없으니깐..) 아침에는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고 평소 주간의 컨디션으로 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걸 감안하면 개인적으로는 괜찮은게 아닌가 싶다.
간절곶 -> 집 돌아올때의 기록은 평속 20.16km, 주행거리 42.48km 이며 걸린 시간은 총 2시간 6분이다. 체력의 2/3를 소진한 상태에서 달렸기 때문에 이정도면 선방한게 아닌가 싶다. 송정에서 해월정으로 넘어오는 길이 정말 괴로웠는데 급작스럽게 배가 고파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길이 좁아터져서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량도 한몫 했다.
언젠가 로드바이크를 타고 똑같은 코스를 달려보고싶다. 과연 기록이 어떻게 될것인지..참 궁금하다.
투어 이야기
새벽같이 일어나서 움직일까 했지만 딱히 그럴 필요성을 못느껴서 아침 일찍 움직이긴했는데 아뿔싸..집에서 나오기 전 식사를 할려고보니 밥이 없다!! 반찬은 있는데 -_- 할수없이 해월정으로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2,500원짜리 도시락을 하나 까먹었다. 덕분에 시간도 조금 까먹었다. 급하게 먹느라 코로 넘어가는지도 모르고 허겁지겁 먹고 길을 나섰다. 이른 시간에도 해운대에는 차가 많다. 사람도 많다. 생각해보니 오늘은 토요일이다. 그래...내가 잘못한거다.
인터넷에 올라오던 수많은 맛난 도시락들은 다 어디가고..고작 이거 하나 남았더라. 울면서 먹었다..
최대한 힘을 아끼는 주행으로 해월정에 올랐는데 화장실을 잠깐 쓰고 갈려니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점거하고 계신다. 덕분에 10분 넘게 기다렸는데..왠지 자꾸 리듬이 이어지지 않는듯해서 이후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송정 다운힐을 미친듯이 달려서 기장으로 향했는데...가까울것같은 기장 체육관이 보일 생각을 안하는거다. 아니..그것보다 차로에 차량이 많아서 도로주행을 하기 힘든 상황되었는데 어쩔수없이 속도를 줄여서 인도위 울퉁불퉁한 자전거 도로(???)를 달렸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반복하게 됐는데 죄다 인도를 점거한 불법주차 차량들 때문...아오...길막 자제 좀..
일광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한참을 더 가서야 몸이 풀리는게 느껴진다. 대략 15km 너머였던거 같은데..어쨌든 이후로 케이던스 조절하며 (8~90) 계속해서 체력 아끼는 주행을 했다. 수치상의 거리는 알고 있지만 근래 30km 넘는 거리를 주행 해본적이 없어서 체력조절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랄까..왕복 100km가 안된다는건 알지만 내 체력도 -_- 안되니까..조심해야지.
기장을 벗어나 일광에서부터는 계속해서 완만한 언덕과 내리막, 평지가 마구 마구 섞여있다. 국도 길 치고는 깔끔하긴한데 갓길 공간이 많이 작기때문에 주간에만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덕이래봤자 체감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그냥 평지 달리는 감각으로 달리면 되는데 간절곶 5km 정도 남은 곳에서 조우한 -_- TT 머신 한대... 아..저 에어로 헬멧에 U 바..저거 왠지 눈에 익다. 어디서 봤더라...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전에 송정 -> 해월정 업힐에서 날 빽점 시키던 그 머신이네... 이번에도 날 완전하게 빽점시키고 달리는데 자전거도 참 멋졌지만 짐승같은 -_- 주행을 보고있을려니 의욕상실의 기미가...험..
그렇게 정줄 놓고 달리다보니 어느새 간절곶...
1분이었는데 사진찍을려고 우체통앞으로 움직이니 2분.. |
오오 평속 21km.. 뭐 나(..)치고는 잘한거지 -_- |
최고속은 의미없고..저 속도로 1km도 유지못했는데 뭘.. |
평균 케이던스는 계획대로 됐네. 80 유지할려고 했으니까.. |
43km 정도 되는구나..은근히 가까운듯? 다만 왕복을 하게되면 힘들다는거 -_- |
도착해서보니 로드 아저씨들 참 많으시네 -_- 여기저기 불쑥 불쑥.. JS의 향기가..
이 풍경은 새벽에 해뜰때 봐야 제맛인데..해뜨는건 아직 한번도 못본듯? 아..한번 봤던가..
오늘 고생해준 아리양. 자태가 고우십니다. 오늘 달리면서 "저 자전거 이쁘다" 라는 말을 3번은 넘게 들은듯.. 흐뭇~
내 표정이...어쩔수가 없었다. 이때쯤 햇살이 강해서 눈을 뜰수가 있어야 말이지..정말 눈물 흘렸다규!! 그나저나 우체통 크긴크다.
어쨌든 해월정에서 화장실 들린것 말고는 한번도 쉬지않고 무정차로 도착했다. 나름대로 뿌듯하다랄까..쉬엄쉬엄 가는게 더 피곤할려나..
잠깐 그렇게 삼각김밥도 좀 먹고 이리저리 쉬었는데...너무 쉬면 안될거 같아서 1시간을 못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 간절곶에 혼자 온건 처음인데..커플로 와도 할거 없고, 혼자와도 할거없는..그런곳이 아닐까 싶다. 둘이서 와도 -_- 30분이상 있어본적이 없네 그려. 걍 왔다는데 의미를 ...ㅎㅎ
집으로 가는건 온길의 역방향..이라는 말을 듣고 길치인 내가 거꾸로 달리기 시작했다만..죄다 직진인지라...참 길찾기 편하더군. 재미있는건 오늘 오며가며 물을 거의 3~4L 정도 내 입으로 들이 부었는데말야...소변으로 거의 배출되질 않더라. 그만큼 땀을 많이 흘린거겠지? 쬐끔 신기했다. 평소에는 그렇게 잘 안타니까..
열량 채우고, 열량 태우고..
오늘은 가방에 초코렛과 평소 먹던 에너지바를 몇개 가져가서 30분간격으로 1~2개씩 까먹어줬는데 덕분에 크게 지치는줄 모르고 달렸다. 평소에 운동할때는 달리면서 물밖에 안마시는데 그 상태로 집에 오면 항상 허기져서 힘 빠진 상태가 되곤 했었던걸 생각해보면 열량 보충은 자전거로 좀 멀리나갈땐 꼭 필요한 조치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내가 칼로리 계산을 하지 않고 먹는 바람에 결국 해월정 고개에서 배가 고파져버렸는데 먹기 싫어도 열량 높은걸 사먹을껄 그랬나보다. 조금 아쉬웠다.
새로운 피팅
사실 이번 라이딩은 피팅을 새롭게 하면서 좀 멀리 달려볼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것도 없잖아 있는데 클릿슈즈를 사고 처음으로 클릿 위치를 조절했더랬다. 그동안 별 신경쓰지 않고 사용했었는데 자꾸만 발가락 끝으로 페달링 하는 느낌인지라 정석대로 위치를 조절해줬다. 안장높이도 맞춰 조절했는데 결과적으로 오늘 약 90km 정도 달리면서 무릎 통증같은건 느끼질 못했다. 다리만큼은 그 피로도가 그리 크지 않은듯 하다. 하지만 오늘 별 생각없이 패드팬티를 입지않는 바람에 생긴 엉덩이 통증과 복귀하는 길의 후반에 발생한 등쪽의 통증은 조금 생각해볼 문제인듯 하다. 백페인이 왜 생기는지 원인을 파악해봐야겠다. 다리는 멀쩡한데 허리가 아파서 달리기 힘들어지다니..조금 어이가 없었다.
또 가보고싶은..그렇지만 조심해서..
확실히 부산에서 가는 간절곶은 평소와는 다른 맛이 있는거 같다.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오른편에 광활한 바다 풍경을 두고 달리는 그 기분은 타 지역 사람들이 느끼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게다가 거리가 살짝 먼듯 가까운듯 절묘한 균형미가 있어서 본인같은 초보자들도 크게 어려워하지 않고 도전해볼만한듯하다. 또한 대부분 직진만하면 되기 때문에 찾아가기도 쉽다.
하지만 국도의 갓길이 너무 좁아서 차량이 많이 다니는 날은 조금 위험한 감이 있고, 포장 도로이긴하지만 고압타이어로 달리기엔 여기저기 요철감이 심한 구역이 종종 있어서 한눈 팔고 달리면 안되겠다.(카본 프레임은 괜찮을듯..) 가능하면 혼자보다는 3~4명이서 무리지어 달리는게 안전하지 않겠는가 하는 말로 맺음하며 다음번 도전을 기약해본다.
아..오늘 정말 즐거웠다!!
PS : 이번에 느낀건데... 자신의 체력을 완전히 소모하는것도 요령이 없으면 힘든게 아닌가 싶더라. 완전연소 하기전에 몸에 무리가 오니까 기껏해야 2/5나 3/5 정도만 겨우겨우 사용하는 느낌? 하긴 그런게 마음대로 되면 이미 아마추어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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