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한참 바이크 타고 린인이 어떠니, 린위드가 어떠니 혼자 심오한척 개폼 잡고 할때에도 헬멧 착용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각종 커뮤니티에서 우발적이든, 고의적이든 생겨나고 사라지고 했었더랬다. 자전거 쪽도 마찬가지로 잊을만하면 나오는 이야기인데 지극히 개인적인 내 생각이지만 어찌되었던 한번 썰을 풀어 볼까 한다.
날 잘 지켜주고 잇는 헬멧. 슬슬 바꿀때가 되긴 했다. 내년에는 바꿔야할듯
법적인 문제
우리나라 도로교통법규를 살펴보면 성인의 경우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항은 없는것 같다. ( 도로교통법을 확인하고 싶으면 클릭해보자. ) 아동의 경우 보호자가 아동에게 보호 장구를 착용시킬것이 명시되어 있으나 성인의 경우 특별히 강제하는 조항은 없는것 같다.
모터바이크의 경우 헬멧 착용이 의무사항인점을 생각해보면 동력장치가 달리지 않은 자전거는 안전장치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조금 뒤집어 생각해보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자전거 활용도에 있어서는 딱히 헬멧이 필요없다고 판단한것이 아닐까 한다.
문제가 되는것은 아마도 동호인 레벨 또는 그 이상의 취미생활에서 보다 더 본격적으로 달리거나 그에 준하는 자전거 운행을 하는 사람들에 있다 하겠다.
불법도 아닌데 왜 이슈가 되나
그동안 제법 많은 모터바이크 및 자전거 헬멧 관련 이슈들을 직접 봐온 내 개인적인 생각은 아래와 같다.
1. 대부분의 평범한 자전거를 일상에서 타는 사람들에게 헬멧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기껏 세팅한 머리를 눌리게 만들고, 겉보기에 버섯을 연상시키기에 패션 아이템이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또한 전문적으로 달리는 프로 선수도 아닌데 너무 오버해서 잘난척하는것 처럼 생각된다. 그동안 헬멧 안써도 다친적 없다. ... 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2. 각종 동호회의 운영진들을 중심으로 사고 예방을 위한 헬멧 의무 착용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그들이 운영하는 동호회에 어울려 활동하기 위해서는 해당 동호회만의 고유의 코드(Code) 를 따라야하는데 그것의 대표적인것이 헬멧 착용이다. 일반인들과 차별되는 문화의식 및 동호회 결속을 위한 코드 주입이라는 측면이 분명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보다 복잡한 서로간의 심경이 작용한다.
2-1. 자전거 동호회라 함은 당연하게도 오프라인 모임이 주를 이루게 되고, 바퀴달린 탈것으로 모임을 한다면 당연히 달리게 된다. 작게는 수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이 떼지어 달리는 상황에서는 반드시라해도 좋을정도로 사고가 생기기 마련이다. 기틀이 잡힌 오래된 동호회들은 그런 면이 현저하게 줄어들지만 대부분 달리기 위해 오프모임을 나오고 서로의 개성만을 내세우는 기간에는 어쩔수없이 사고가 생기게 된다. 이것은 경험이고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 사고가 나면 헬멧은 필수사항이 된다. 헬멧이 있고 없고에 따라 간단한 찰과상이 될지, 목숨이 오가는 인명사고가 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100% 라고 할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고에 있어서 사망 사고를 막을수 있다. 운영진들이 헬멧 착용 강제 사항에 목을 메는 이유의 가장 큰것이 아닐까 한다.
생각해보자. 서로 즐기자고 만든 동호회에서 인명사고가 난다면 누구의 책임이며 누구의 죄책감이 될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만의 하나라는 작은 가능성이라 할지라도 막기 위해 헬멧을 강제 한다...고 본인은 생각해왔다.
3. 하지만 위 2번과 2-1번 사항은 어디까지나 운영진의 마음일 뿐이다. 즉, 소수의 마음이라는 것. 다수를 이루는 회원들중에서는 분명히 다양한 이유로 헬멧 착용에 대한 위 의견을 묵살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이 철저하게 단련된 자신의 라이딩 스킬에 대한 맹신이던지,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간섭받지 않는 나에게 강요하다니, 절대 듣지 않겠다 라는 치기어린 반항심이던지, 이도저도 아니면 헬멧 사기고 귀찮고 돈도 아깝다라는 이유도 있을수 있겠다.
어찌되었던 사고에 대해 불감증에 가까운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마련이고 처음에는 서로가 서로를 대화로 설득하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단계까지 간다고 생각된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인격적인 대접이 오가고, 논리와 상식으로 서로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다.
4. 문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감화되거나 이해할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위 상황에서 대치하게 되면 귀찮아도 해당 동호회에 남기 위해, 그동안 사귄 사람들이 아까워서 ..등등의 이유로 헬멧 착용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않고 니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냐, 여기가 학교냐 군대냐 라는 논리가 먼저 정립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본격적인 '논리의 파괴' 단계에 접어든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키보드 배틀이 일어난다. 어떤 논리도 이해심도, 배려도 없다. 다만 상대를 '까기'위해 노력할 뿐이다.
사실 운영진의 마음도(또는 헬멧 착용을 강요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그걸 반대하고 끝까지 맞서서 싸우는 사람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운영진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할테니말이다.
나는 강요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본인은 헬멧이 없으면 자전거를 타지 않을 정도로 헬멧을 지지하는 쪽이긴 하다. 그렇지만 그것을 누군가에게 강요하진 않는다. 모터바이크를 탈때는 상대방의 오토바이가 무엇이든지간에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양아치같은놈'이라고 비하하곤 했었지만, 그리고 자전거에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긴 하지만 입밖에 내어 이야기해서 상대를 감화시킬려고 하진 않는다는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꼴보기 싫긴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약간의 불쾌감을 제외하고 끼치는 해악이 없기 때문이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아서 손해를 보는 이는 온전하게 미착용자 그 자신이며, 그 혜택을 받는것 역시 착용자 개인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내가 불쾌감을 느낄수는 있지만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입는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말하진 않는다.
다만, 본인의 친구들이거나 평소에 흠모의 (?!) 마음을 가진 사람 이거나,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면 위에 말한 사항을 깨고서라도 한번쯤 넌지시 말을 건내어 본다. 왜냐면 앞에 열거한 이들이 헬멧 미착용으로 상처입거나 입에 담기에도 어렵지만 '만약' 사망사고가 난다면 나 또한 돌이킬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을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나도 강요를 하는 편이다. 다행히 내 주위의 인간들은 말안해도 알아서들 착용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지만말이다.
사람은 대체로..라고 생각하지만 외부의 탄압에 대해서는 반발하는 성격이 있다고 그동안의 내 경험이 말해준다. 순종적인 사람도 많지만 그 반대의 사람들도 상당수다. 나 자신도 누군가가 어떤 사항을 강요하면 처음에는 대부분 반발하곤 하니까..잘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책임져야하는 운영진같은 이들에게는 가혹하고 실천하기 힘든 말이 되겠지만 굳이 쓰기 싫어서 자신의 목숨을 별로 아쉬어하지 않는, 나와는 별 상관없는 반발심 강한 이들에게 강요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호의를 가지고 헬멧을 장단점을 진심을 담아 설명해주면 그 뿐이 아닐까?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까...라고 발뺌해본다. 지극히 개인주의적 생각일테니까 말이다. 나같이 이기적인 놈만 있으면 세상이 재미없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자신과 하등 상관없어도 열과 성을 다해 남을 걱정해주는 이들이 있으니까..이런말을 하기가 조금은 껄끄럽긴하다.
헬멧 쓰는게 부끄러운가? 남들이 날 보고 비웃을거 같은가? 자격지심이라고 확신할수 있다. 아무도 당신이 머리에 헬멧을 쓰고 달리던, 수박을 쓰고 달리던 신경 쓰지 않는다. 지나가는 자동차와 동급이라는 말이다. 온전하게 자신의 안전을 위해, 목숨이 아깝다면 헬멧을 쓰도록 노력해보라. 그 이상은 설득하지 않겠다. 폼생폼사도 나쁘지는 않다. 다만 그런 생각하는 당신이 내가 모르는 이였으면 좋겠다.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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