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아파서 드러누워 있었던 2주정도를 제외하면 한겨울에도 거의 쉬지 않고 매주 조금씩이라도 달려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엔진 초기화의 고통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매주 그렇게 달려왔더니 기온이 올라가는게 체감된다. 부산이라 그런지 4월이면 이미 3월과는 온도차이가 크다. 봄내음...이 아니라 그냥 벌써부터 한낮에는 여름 흉내를 낼때가 있다. 슬슬 본격적으로 달릴 준비를 해야겠지하며 내심 올 시즌을 기대해본다.
위글(Wiggle.co.uk)에 이미 오더를 넣었다. 시즌이 끝나서 세일에 들어간 방한용품 약간과 올 여름에 입을 옷도 함께. 아마 다음주쯤에는 도착하리라.
클릿도 교체했다. 이번에는 약 2500km 정도 사용한듯 하다. 조금 더 써도 될거같긴한데 편마모가 심해서 슬슬 체결할때 느낌도 안나고 잘빠지기 시작해서 최후의 그때가 오기전에 교체하기로 한다. 앞서 사용했던 클릿은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용했었는데 나중에는 페달에 체결이 되지 않아서 집으로 오는 길이 꽤나 고통스러웠었다. 그런 실수는 한번이면 족하다.
전날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주는 내내 비 소식이다. 말짱한 날은 딱 하루. 바로 내일. 그래서 매일 출근 도장 찍던 죽성 대신 간절곶 마실을 결정했다. 사실 요즘은 국토종주길이나 천태호쪽을 가고싶은데 주말에 시간이 나지 않아서 지하철 이용도 어렵고 이래저래 고심이다.
어쨌든 그리 마음먹고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후다닥 집을 나섰...어야했는데 역시나 이일저일하다보니 벌써 10시다. 늦었다. 8시에는 나갈려고 했었는데.
급하게 달려나가다보니 오늘따라 ipbike가 말을 안듣는다. 센서가 안잡히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무료 버전의 한계치인 100만 바퀴를 다 써버려서 멈춘것. 유료 결제를 할까 싶긴한데...조만간 와후 엘리먼트를 영입하고싶어서 고심중이라.. 일단 스트라바에 센서들만 연동시켜서 달렸다. 평균으로만 보여주는게 짜증나지만 나름대로 쓸만하다.
집에서 간절곶으로 가는 길은 참 즐겁다.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달리면 매일같이 바다를 보고 사는 부산 사람이라할지라도 기꺼운 마음이 든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길목마다 벚꽃이 절정에 다달아 흩날리고 있어서 참 기분이...좋을거 같지? 아니야..라이더들에게 벚꽃잎은 무시무시한 트랩이야. 그거 바닥에 깔려봐라. 재수없으면 슬립하니까..그리고 입으로 막 들어오고...보기만 좋지 실속은 영...험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덥다. 기모 빕을 그대로 입고 나오긴했는데 그건 뭐 버틸만한데 겨울용 소프트쉘 장갑이 뜨겁다. 위에 걸쳐입은 그라이프 자켓도 뜨겁다. 이거 뭐 어디 벗어둘수도 없고.. 덕분에 고생 좀 했다. 몸에서 나는 열이 제대로 발산되지 않으면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니까.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항상 즐거운 일은 금방이지. 간절곶 입구 표지판을 눈앞에 두고 새우트럭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마쳤다. 꽤나 마음에 드는 맛이었는데 다음에는 볶음밥 말고 새우를 먹어봐야지.
언제나처럼 우체통 너머 벤치에 앉아서 커피 한잔 하려는데 바람이 굉장한 기세로 불어온다. 어지간하면 버티겠는데 자전거까지 날려버릴만큼 강한 바람이라 차마 오래 앉아있을수가 없다. 어째 사람들이 없더라..
그 길로 복귀길에 올랐는데 이때부터 고단한 길이 시작될줄이야. 단지 간절곶에만 불거라 생각했던 강풍이 일광 너머까지 불고 있는것. 유리같은 내 멘탈이 조각조각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평소 같으면 26~30km 정도는 충분히 뽑으며 달릴수 있는 구간에서 15km 정도로 기어가야했으니까.. 물론 이건 전적으로 내 파워가 약해서지. 이럴때 파워미터가 있음 좋겠다.. 일단 추정치는 196W정도. =_= 그렇게 용을 썼는데도 .. 달리는 내내 뒷 사람들이 날 제끼고 가는 모습에 허탈함마저... 몸무게를 줄여야지 후..
어떻게든 송정->해월정 업힐을 무사히 오르고 해운대 방향 다운힐을 내려갈려는데 끝이 안보이는 차량 행렬에 입이 안다물어질 지경. 이게 무슨... 아마도 벚꽃이 만개해있어서 놀러온 사람들같긴한데...후..
정말이지 이제는 그냥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만가지고 돌아가는 길인데 주행거리를 보니 80km..어...뭐더라..이번달 스트라바 챌린지가 100km 달리기였는데..이거이거 조금만 더하면 날로 먹을수 있겠는데?! 마침 수영강변에 있던지라 이대로 강변 끝까지 갔다오면 얼추 20km가 채워지지 않을까라는 근거없는 생각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근거없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왕복해봤자 94km.... 다시 센텀시티쪽으로 달렸다가 회동동쪽으로 달리기를 반복한 끝에야 100km를 채웠다. 마지막에는 배도 너무 고프고 춥고 무릎도 시큰거려서 2차로 멘탈이 털렸다.
어쨌거나 고생한 댓가랄까 개인적으로 첫 스트라바 챌린지를 달성했다. 그리고 올해 5월 참여할려고 했던 부산 브레베 200K 참가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래..난 아직 멀었어..100km만으로 이 지경인데 200k라니..그룹 라이딩도 아니고 솔로잉으로... 올해는 그냥 단련이나 하자..라는 마음 먹으며 집으로 왔다.
▲ 라이딩 구간을 영상화한 Relive 영상
재미있긴한데 역풍은 언제 겪어도 참 힘들다. 역풍이라는 환경 자체를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즐기기도 어렵고.. 매주 50km 무정차 라이딩을 즐기고 있지만 그래도 100km는 힘드네. 이 상태로 200km 도전하고 싶진 않고 좀 더 단련해봐야겠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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