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스마트 Smart 라는 용어가 붙기만해도 제품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에와서는 어지간한 IT 기기라면 대충 앞에 붙여도 무리가 없을만큼 흔해빠진 단어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스마트라는 단어가 생소한 제품들이 있으니 그 중 하나가 자전거용 전조등이나 후미등이 아닐까 싶다.
흔히 라이트 라고 뭉뚱그려 말하는 전조등과 후미등은 그 역할이 각각 앞을 비추고 뒤쪽에 신호를 보낸다는 명확하면서도 단순한것들이라 그런지 자전거 관련 용품들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요즘에 와서도 별다른 기능없이 그저 밝기를 향상시키는 정도로 그치고 있는게 대부분이다. 그러던차에 일부 브랜드에서 스마트 기능들을 접목시킨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본인이 알기로는 그 효시를 알리는 곳이 바로 SEESENSE가 아닐까 싶다.
영국의 SEESENSE 社는 킥스타터로 시작했지만 수많은 그저그런 킥스타터들처럼 시제품으로 끝나지않고 제대로된 상용화를 훌륭하게 이뤄낸 곳으로 이미 본 블로그를 통해 그들의 첫 작품인 ICON+ 후미등과 전조등을 소개한 바 있다.
2016/05/04 - SEE.SENSE ICON+ : 스마트 후미등이란 바로 이런것! ( Part 1)
2016/05/27 - SEE.SENSE ICON+ : 스마트 후미등 필드 테스트 ( Part 2)
2017/01/13 - SEESENSE ICON+ 후미등 롱텀 사용기 * 전조등 사용기
ICON+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SEESENSE에서 신제품 ACE를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훨씬 작아졌지만 기능은 더 좋아졌기에 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진 ACE에 대해서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참고로 본 글에 사용된 ACE는 SEESENSE로부터 직접 건네받은 리뷰용 제품이며 ICON+때와 마찬가지로 글에 대한 제조사의 어떠한 조언이나 디렉션이 적용되지 않은 순수한 필자의 생각과 경험으로 이뤄진 글임을 알려둔다. 뭐 그동안 coolwarp.net의 글들을 봐온 이들이라면 당연히 알겠지만.
현재 SEESENSE에서는 차세대 후미등과 전조등으로 ICON2와 BEAM의 킥스타터를 진행중인데 해당 제품들은 내년 이후에나 만나볼수 있는 개발작들인만큼 현재로서는 가장 최신작은 지금 소개할 ACE이다.
▲ 군더더기 없는 종이 패키지. 지긋지긋한 블리스터 패키징이 아닌것에 감사를..
▲ ACE의 특징들을 간단하게 설명해놓은 패키지 뒷면. 전작인 ICON+와 기능상 큰 차이는 없다. 개선판에 가까운 제품.
▲ SEESENSE의 첫번째(실제로는 1.5 버전이지만) 스마트 후미등 ICON+ 패키지와의 비교. 더 크고 더 두껍다.
사실 이 패키지 자체가 리뉴얼 버전이며 원래는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여진 형태로 더 크다.
▲ 기능상 ACE와 대동소이하다. ACE는 기존 ICON+보다 더 작고 슬림하고 가벼워졌으면서도 기존의 기능을 유지한 형태. 물론 개선점이 있다.
▲ 꼭 필요한 구성품들로 이뤄진 내용물. 간단한 설명서, 본체, 2가지 마운팅 옵션 부품들, 고정 고무줄, 충전 케이블.
▲ 빠른 시작 메뉴얼에는 충전, 거치 방법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표기되어 있다. 영어를 몰라도 그림만 보면 이해가 되는 수준.
▲ 다양한 사이즈에 대응하는 고정용 고무줄. 일반 고무줄이 아닌 가민 엣지에 사용된것처럼 햇빛에 강하고 잘 삮지않는 재질의 그것이다. ICON+에는 일반적인 탄성 높은 고무 밴드가 사용되었었는데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끊어지는 일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기에 이번 신제품에서는 이러한 재질로 개선된 것.
▲ 요즘처럼 집에 넘쳐나는 USB 케이블때문에 딱히 쓸일이 없는 충전 케이블. 하지만 가능하면 동봉된 케이블을 이용해 충전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소형 스마트 기기들 중에는 입력 전원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 실제로 가민 엣지 같은 제품은 반드시 동봉된 케이블만을 사용해 충전하라고 강력하게 권장하고 있다.
▲ 이번 ACE에서 개선된 부분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새로운 마운팅 시스템. 저 위에 보이는 3개의 부품만으로 핸들바와 싯포스트에 모두 장착이 가능하다. 심지어 에어로 싯포스트도 별도의 부품없이 해결 가능했다. 참고로 본인의 싯포스트가 에어로 타입인데 무난하게 사용 가능했다.
▲ 이런식으로 조립해서 사용한다. 가로 세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기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사용 가능.
▲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게될 세로 형태. 에어로 타입의 싯포스트에 사용되는 마운트를 함께 조립해봤다. 본체와는 간단하게 클립 형태로 탈착이 가능했고 주행중 충격을 받더라도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 전작이 2개의 LED를 통해 빛을 발했다면 이번에는 면발광 느낌을 주도록 다수의 LED를 이용해 125 루멘을 실현했다. 빛의 면적이 넓어진만큼 시인성이 더 올라갔다 할 수 있겠다. 다만 거리나 상황에 따라서는 2개의 큰 LED에 비해 떨어질때도 있을듯 하다.
아무리 스마트니 뭐니 수식어를 달아도 후미등의 기본적인 기능은 단 한가지, 후방에 내 존재감을 빛으로 알리는 것이다. 그 목적성에 어울리는 심플한 조작을 위해 버튼은 한개만 달려있다. 그외에 상세 세팅은 전용 앱을 통해 이뤄진다.
▲ 후면에는 USB 충전 단자가 방수 패킹 처리된 덮개 아래에 위치해 있다. ANT+와 블루투스를 지원한다는 표식을 보면 알겠지만 드디어 가민과 ANT+로 연결이 가능해졌다. 가민의 ON/OFF와 함께 연동된다. 다만 초기 펌웨어인 현재는 다른 스마트 전조등이나 후미등과 함께 사용할 수 없다. 제조사에 문의 결과 조만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다른 기기와 함께 가민 연동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 클립 형태의 마운트와 결합되는 부분. 보기보다 잘 붙어 있다. 주행중에 딱히 아쉬움을 느낄 부분은 없는듯.
▲ 전작인 ICON+와의 비교샷. 확연하게 줄어든 크기를 알 수 있다. LED의 크기 및 개수 차이외에도 구조적으로 더 단순해지고 쓸데없는 결합부위가 노출되지 않아 먼지나 흙따위기 끼는 전작의 문제점이 얼추 해결되었다. 또한 ICON+의 본체에 튀어나와있는 고무줄을 장착 부위가 없어 파손에서 더 안전해졌다.
▲ 옆에서 보면 더 확실하게 차이를 알 수 있다.
▲ 이러한 부피 감소로 인해서 ACE는 자전거 전용이었던 ICON+와는 달리 러닝같은 용도에도 사용 할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 2개의 LED가 광점이 되어 반짝이던 ICON+와는 다르게 면발광 느낌으로(그렇다고 진짜 면발광은 아니다.) 보다 넓은 범위를 반짝이는 ACE.
■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기기의 특징
더 밝습니다. |
ACE는 주간, 야간 모두 강력한 밝기를 자랑하며 출퇴근길에서 1마일 이상 먼곳에서도 보이고 200°의 측면 가시성을 제공합니다. |
더 안전합니다. |
교차로나 혼잡한 도로를 뚫고 지나가는 등의 위험한 순간에 ACE는 자동으로 더 밝고 빠르게 깜빡이며 반응합니다. |
연결되어 있습니다. |
모바일 앱을 통해 ACE의 밝기와 깜빡임 패턴을 제어 및 커스터마이징하며 배터리 낮음 경고를 수신할 수 있습니다. |
도로를 업그레이드 하세요. |
ACE의 기술을 통해 여러분이 접하는 도로 문제나 안전하지 않은 경로를 탐지합니다. 이후 앱을 통해 이러한 라이딩 정보를 공유해서 도로와 사이클링 안전성을 높이도록 하세요. |
낙차 및 도난 알림 |
낙차시 비상 연락처로 알림을 보내고 라이더가 자리가 없을때 자전거가 움직이면 알림을 받도록 하세요. |
기기의 특징은 기존 시리즈와 거의 동일하다고 판단된다. 주간에도 사용 가능한 125루멘의 밝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10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은 자전거용 후미등 중에서도 최상위급 티어 제품임을 보여준다. 주간용 후미등으로 유명한 본트레거의 플레어 R이 65루멘에 약 6시간의 러닝타임을 보여주는데 이와 비교해도 훨씬 오버 스펙이다. 물론 플레어R보다 더 밝고 오래가는 제품들도 있지만 ACE와같은 스마트 기능을 갖춘 제품은 극히 드물다. 긴 러닝타임은 본인이 ICON+를 사용하면서도 느꼈던 가장 큰 장점중 하나다. 장거리 라이딩을 가더라도 배터리에 대한 걱정을 해본적이 없었다.
무게 역시 기존 ICON+의 64g에서 35g으로 확 줄어들었다. 1g을 줄이기 위해 온갖 만행(?)을 저지르는 경량 덕후들이라면 눈독들일만한 요소일것이다. 그만큼 부피감 자체가 줄어들었다. 자전거 외에도 가방이나 옷에 부착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ICON+에 있던 환경에 따른 자동 반응 기능 역시 건재하다. 뒤에서 차량이 가까이 다가오거나 교차로를 돌아나갈때 등등 여러 상황에서 밝기가 밝아지고 더 빠르게 깜빡여 주변에 라이더를 인지시켜준다. 이미 ICON+를 오랜 기간 써오면서 느낀거지만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도로에서 안전성이 훨씬 올라간다. 물론 이것은 본인만의 경험칙인지라 보편화시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ICON+를 쓰기전과는 확연히 주변 차량이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졌음을 느낀다. 자동 밝기 기능 역시 작동한다. 주변 밝기에 따라 알아서 조절된다. ACE는 더 작고 가벼워졌지만 이러한 기능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거의 써본적은 없지만 도난 및 낙차 알림 기능도 있다. 자전거가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미리 앱을 통해 입력해둔 핸드폰 번호로 낙차 알림 문자가 좌표와 함께 전송된다. 도난 알림 기능은 폰과 ACE를 블루투스로 연결한뒤 자전거가 움직이면 폰으로 알람을 보내주는 형태다. 기능 자체는 잘 작동하는데 문제는 주변 환경에 따라 블루투스 연결이 어디까지 되는지에 따라 다르다는게 문제다. 게다가 도난 방지가 아닌 도난 알림이기때문에 정작 도둑놈에게 겁을 주는 ACE 자체 알람 기능은 없다.
▽ 각종 모드 작동 영상
+ 더 작아지고 가벼워졌다.
+ 하지만 기능은 ICON+와 거의 동일.
+ 주야간 모두 사용 가능한 125 루멘 밝기
+ 환경 반응 기능은 굉장히 유용하다.
+ 새롭게 생긴 브레이크 인식 기능
+ 훨씬 좋아진 마운트
+ 조금 저렴해진 가격
- ICON+를 잘 사용중이라면 굳이 바꿀 이유는 없을듯
- 살짝 줄어든 배터리 시간 (15시간 -> 10시간)
이 제품은 자전거 전용 제품으로 나왔지만 러닝이나 야간 작업 등 여러가지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제품명이 ICON 시리즈가 아닌것만봐도 기존과는 조금 컨셉이 다른 제품임을 알 수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ICON+ Mini 버전쯤 된다. 기존 기능의 최신 업그레이드 판을 더 작고 가벼운 하우징에 담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배터리 타임을 조금 손해봤다. (15시간 -> 10시간) 하지만 일반적인 라이딩이나 사용 환경에서는 아무런 문제 없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미 ICON2가 예약판매중이다. 킥스타터를 통해 개발 중이며 내년에나 만나볼수 있을듯 하다. ACE와는 다르게 기존의 기능을 그대로 물려받지 않고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제품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가격도 더 비싸고 더 크기가 크다. 컴팩트함을 유지하면서 지금 당장 라이딩에서 편리함을 이용하기에는 ACE가 제격이 아닐까 한다.
자전거 후미등의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유저들의 편리함과 안전에 도움이 되는 스마트 기능을 추구한다면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보이지만 다행인것은 거의 유일한 해답이 꽤나 제대로된 제품이라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제품의 스펙에 대한 내용 위주로 제품을 소개했는데 어느정도 사용 기간이 지나고 난뒤 롱텀 사용기를 별도로 올릴까 한다. 아직까지는 펌웨어도 개선의 여지가 있고 무엇보다 안드로이드용 앱이 베타 버전인지라 정식 버전이 되고 모든 기능이 제공된 이후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 글의 업로드도 시일이 걸렸다. 앱이 정식 버전이 되는걸 기다렸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시일이 조금 더 필요한듯해서 일단 본문의 내용을 먼저 업로드 하게 되었다. 빠진 내용이나 추가해야할 내용들은 이후 롱텀 사용기 편에서 보강하도록 하고 이번 글은 이쯤에서 맺음하도록 한다.
본 리뷰에 사용된 ACE Rear Light는 영국 SEE.SENSE 본사에서 제공된 테스트용 제품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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