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SPEAKER 자전거 스피커
개인적으로 자전거 라이딩의 필수품으로 음악을 꼽는 1인이지만 무지향성 쿵쾅거림을 사방으로 내뿜는 거대한 붐 스피커를 자전거 라이딩에 사용하는건 민폐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라이딩에 사용한것은 기본적으로 나와 주변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지만 최근들어 몇몇 안전하면서도 쓸만한 제품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외부 소리가 유입되는 소니의 이어듀오(2018/11/26 - 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Ear Duo XEA20 제품 살펴보기 편) 라던지, 라이더 본인에게만 들릴 정도의 출력을 가진 소형 스피커(2017/09/21 - Tonn BTA-301 미니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제품들이 그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오직 자전거 라이더를 위한 괜찮은 제품이 등장했기에 소개하도록 한다.
52 스피커라는 이름이 독특한데 1년이라는 세월 속에는 52번의 주말이 존재하고, 이러한 52번의 주말동안 아웃도어를 즐기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라는 뜻이라고. 이 제품은 킥스타터를 통해 소개되어 성공적으로 모금을 완료하고 양산 및 판매 중인 제품으로 컨셉 자체가 자전거에 설치해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편리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으로 기획되었다. 작은 차이가 크게 다가오는 제품이라 할 수 있는데 상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국내에서도 정식 판매되고 있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 심플한 패키지. 아무래도 전세계 판매를 목표로 킥스타터를 거친 제품이다보니 영어로만 표기되어 있다.
판매중인 색상은 흰색, 검은색, 핑크색의 세가지이다.
▲ 52 스피커의 무게는 고작 80g. 실제 면적 대비 무게감이 작은 편이다. 손에 들어보면 보기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 52 스피커의 핵심 기능을 요약 표기해놓고 있는 패키지 뒷면.
▲ 패키지를 열면 말랑말랑한 폼 베이스에 둘러싸인 본체가 보인다.
보통 종이로 구성되어있기 마련인데 전세계 배송에도 문제가 없도록 단단하게 포장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기본 구성품은 메뉴얼, 본체, 충전 케이블, 스트랩, 가민 마운트를 위한 부품들로 구성된다.
▲ 이미 가민 기기를 쓰고 있다면 설치되어 있는 마운트에 바로 장착하면되고 없다면 동봉된 마운트를 스템이나 핸들바에 장착하면 된다. 이러한 가민의 마운트 방식은 거의 업계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마운트를 구할수 있다는것이 큰 장점이 된다.
아래는 이 제품의 기능을 간략하게 소개한 다이어그램이다.
블루투스 4.1
아쉽게도 블루투스는 5.0이 아닌 4.1을 지원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연결 거리나 배터리 러닝타임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멀리 떨어져봐야 라이더와 핸들바 정도의 거리인만큼 단점으로 보기는 어려울듯 하다. 그냥 최신 규격이 아닌것이 아쉬울 따름.
IP67 방수방진
대부분의 최신 스마트폰이 제시하는 방수방진 등급이 IP67인만큼 물을 마시다가 흘린다던지 라이딩중 만나는 갑작스런 비 정도는 신경쓰지 않고 사용해도 될듯 하다. 물론 지속적으로 물에 노출되면 좋지 않다. IP67 등급이 만능은 아니다. 물에 잠깐 빠져도 된다는거지 넣어두고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등급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마음놓고 사용해도 좋은 등급.
7시간 배터리
리튬이온에 비해 더 가볍고 폭발 위험도 없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채용되었다. 제조사에서 주장하는 러닝타임은 7시간 남짓. 실제 사용시 6시간은 거뜬히 버틴다. 볼륨 및 몇몇 기능 조작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주말 장거리나 랜도링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3~5시간안에 라이딩이 끝나는만큼 충분한 용량이 아닐까 싶다. 어차피 그 이상은 플레이어인 스마트폰 배터리가 버티지 못할듯 하니까.
다이얼 노브
이게 정말 괜찮은 요소인데 장갑을 끈 상태로도 얼마든지 편리하게 볼륨 조절 및 선곡 기능 선택이 가능하다. 고급 앰프에서 보던 묵직하면서도 돌리는 맛이 있는 그런 고급스러운 노브 조작감과는 거리가 있지만 사용상 문제는 없다. 약간의 구분감이 존재하며 클릭감이 확실해서 라이딩 중 사용시 확실히 조작하는 맛이 있다. 편리함은 기본.
FM 라디오
의외의 기능인데 안테나가 내장되어 있어서 FM 라디오를 기기 자체적으로 들려준다. 야외에서 사용시 꽤나 괜찮은 라디오 성능을 보여주는데 창가에서라면 실내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한 성능이다. 내장 안테나임을 감안하면 특정 채널의 노이즈는 애교수준으로 봐줄만하다. 자주 듣는 대역대는 그럭저럭 괜찮은 음질로 들려주니 구색만 갖춘 기능은 아니다. LCD가 없어서 채널 확인을 직접 들어봐야한다는게 단점이라면 단점.
▲ 킥스타터 소개 페이지에 등록되어 있던 제품 분해도. 2개의 유닛과 방수를 위한 실링이 인상적이다.
SOUND 소리 성향
별개의 스피커 유닛이 2개 내장되어 있지만 워낙 사이즈가 작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선에서 본인이 오롯이 음악을 즐기기 위한 제품이라는 컨셉상 어느정도 튜닝 방향을 예상해볼 수 있겠다. 쿵쾅거림이 심한 저음부 베이스는 상당량 배제되어 있고 고음부가 깨끗하게 재생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 물통 케이지에 달고 다니는 JBL 펄스 타입의 스피커들이 가장 짜증나는때가 온몸을 울릴만큼 쿵쿵거리는 강력한 저음 베이스가 무지향성으로 울려퍼지는 것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방향성이라 할 수 있겠다. 덕분에 드럼 베이스 킥킹이 강조되는 등등 중저음이 주를 이루는 곡에서는 갑갑함이 느껴질만큼 피곤한 소리로 변한다. 가장 아쉬운 부분.
그렇게 저음부를 희생한 대신 고음부는 유닛 크기에 비해 깔끔하면서도 풍부하게 잘 뽑아내는 편이다. 동종동형의 블루투스 스피커 제품을 가지고 있어서 번갈아가며 비교해봤는데 훨씬 깔끔하게 느껴진다. 볼륨을 최대치로 올려도 찢어지거나 음의 왜곡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출력은 제품 크기에 알맞게 적당한 정도. 좀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이 제품의 컨셉을 잊으면 안된다.
대체로 트레블이 강조되고 베이스가 빠지는 형태인지라 대부분의 보컬곡은 무난하게 소화하지만 대편성 위주의 곡들이나 부드러운 발라드 같은 곡들에서는 약점을 쉽게 드러내게 된다. 공간감이나 입체감을 기대하기 힘들며 음색에 별다른 특징도 없는 편이다. 딱 잘라 말해서 음질이 뛰어난 기기는 아니며 유닛의 크기가 작은만큼 한계가 뚜렷한 제품이다.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이보다 나은 소리를 들려주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쉽게 찾을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 크기와 무게를 가진 제품중에서라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본다.
어쨌든 라이딩에서 주로 듣는 곡들은 심신의 안정을 위한 클래식(...)보다는 적당히 기운나게 해주는 신나는 곡이거나 rpm 유지에 도움이 되는 빠른 박자의 곡들이 대부분인만큼 그런 단점은 어느정도 무시해도 되지 않겠나 싶다. 적어도 본인은 그렇다.
실내에서는 다른 거치식 제품을 사용하거나 헤드폰을 이용하시길 권하며 야외에서 라이딩중이라는 특정 상황에 맞춰서 튜닝했음이 뚜렷한 제품임이 분명하다.
충전중 사용 가능
메뉴얼에는 표기되어 있지않지만 테스트 결과 충전 케이블이 연결된 상태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사실상 배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듯 하다. 자전거 관련 제품들중에 이 기능을 지원하면 참 반갑다.
▲ 제품의 하우징은 기본적으로 가벼움과 튼튼함을 위해 플라스틱(제조사측에서는 폴리머 재질이라고 표기) 소재로 되어 있으며 스피커 그릴 부분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되어 있어 보호력을 높이고 있다. 아노다이징 처리된 알루미늄 소재는 아마도 노브 부분을 말하듯 한데 마감이 살짝 거친편이지만 사용상 문제는 없는 수준이다.
▲ 전원 버튼외에 Active 와 Normal, FM 모드를 전환하는 스위치가 측면에 위치해 있다.
조작감이 조금 억센감이 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고급스러운 조작감은 아니다.
▲ 기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조작 버튼과 노브.
이정도 크기의 제품에서 만나리라고 예상치 못한 요소들인데 장갑을 낀채로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다. 좌우 회전과 클릭을 지원한다.
▲ 충전 포트와 나사 홀 부분도 충실하게 고무 패킹 처리되었고 IP67 등급답게 물이 스며들 틈새같은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
▲ 가민 마운트와 호환되는 연결 부분. 여타 기기와의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가민 마운트는 편리하지만 아쉬움이..
이 제품을 자전거 전용이라고 말할수 있게해주는 가장 큰 요소는 다름 아닌 가민 호환 마운트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 핸들바 주변에 장착할 수 있는 다양한 악세사리가 존재하는 가민 Garmin의 거치대에 별다른 추가 장치없이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은 정작 기능이나 크기가 마음에 들더라도 손쉽게 자전거에 장착할 도리가 없어 사용 불가한 여타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와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이다.
기본적으로 스템이나 핸들바에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가 제공되는데 스템에 장착하는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보다 더 나은 형태는 아웃 프론트 형식의 별도 거치대를 사용하는 것. 무엇보다도 라이더와의 거리가 더 줄어들어 소리가 조금 더 잘들린다.
다만 문제점도 있다. 가민 마운트와의 접점, 흔히들 날개라고 부르는 부분이 가민 정품 기기들에 비해 두껍다. 그에 비해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전용 마운트는 홀의 크기가 너무 크다. 이게 무슨 말인지 헷갈리는 분들을 위해 손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 기본 제공되는 거치대에 스피커를 거치한다 : 살짝 헐겁다
- 가민 오리지널 마운트에 스피커를 거치한다 : 너무 타이트하게 체결된다.
기본 제공 거치대를 사용하면 장착이 무척 쉽지만 단단하게 체결되었다는 느낌이 덜하다. 주행중 진동으로 체결이 풀리는 구조는 아니지만 100% 안심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반대로 가민 오리지널 마운트에 거치하면 일단 체결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타이트함이 느껴진다. 반복적인 탈착시 마운트 날개 부위가 파손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이 부분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사용한 후에 변동 사항이 있을시에 별도로 알리도록 하겠다.
참고로 테스트한 가민 오리지널 거치대는 2가지 종류로, 가민 엣지 520에 포함된 아웃 프론트 거치대와 가민 UT800 전조등에 포함된 아웃 프론트 거치대가 그것으로 동일한 마운트를 가지며 엣지 520 유닛 체결시 별다른 다른점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였다.
기본 제공되는 마운트는 별도의 고무줄을 이용해서 핸들바나 스템에 장착하게 되는데 받자마자 스템에 장착하는 과정에서 1개가 곧바로 끊어져 버렸다. 탄성이 약하고 햇빛에 장시간 노출돼도 잘버텨주는 고무 밴드 제품이 제공되는건 가민과 동일한듯한데 너무 쉽게 끊어져서 조금 놀랬다. 이런 재질을 가진 고무줄의 특성인지도. 생각해보니 가민 엣지 장착때도 하나를 끊어먹었던것도 같다. 어쨌든 동일 사이즈가 2개씩 제공되기 때문에 실제 장착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둘 다 끊어지면 판매처에 문의해봐야 할듯 하다.
▲ 측면에서 보면 스템에 장착했음에도 가민 유닛의 높이보다 더 높게 튀어나오지 않는다. 시각적으로도 일체감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갑툭튀하는 느낌이 없어서 거치적거리는 요소가 없다. 실제로 스템에 스마트폰따위를 거치해서 위쪽으로 많이 돌출되어 있으면 라이딩시 은근히 불편함을 초래할때가 있어서 이런 슬림한 디자인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든다.
- 가민 마운트 호환이 가지는 편리함
- 자전거 핸들바 주변에 어울리는 작은 사이즈와 디자인
- 장갑을 낀채로도 조작이 편리한 노브 및 버튼
- 훌륭한 FM 라디오 성능
-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혼자서 충분히 음악 감상이 가능한 구조 및 성능
- IP67 방수 방진 등급은 갑작스런 비소식에도 당황하지 않도록 해준다.
- 훌륭한 러닝 타임 (최대 7시간, 실측 6시간 이상)
- 거치대 마운트에 따라 타이트함이 달라지는 점.
- 거치대 연결 고무링의 내구성이 의심된다. 설치시 1개 끊어짐. 2개째도 변색 부분이 보임.
-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
그동안 다양한 블루투스 스피커 제품이 판매되어왔지만 과연 진짜 자전거 전용이라고 할만한 제품이 몇개나 있었을까 싶다. 애시당초 자전거"에서도" 쓸 수 있는 제품들이 대부분이었지 자전거"만을 위한" 제품을 본적이 없었는데 이 제품은 초기 설계 과정에서부터 자전거 콕핏에 설치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만큼 몇몇 편리함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설치가 편리하며 가민 마운트와의 호환은 굉장한 메리트가 된다. 어떻게든 자전거 핸들바 주변에 뭔가를 달려고 낑낑거리며 고민해봤던 이들이라면 이거 하나만으로도 구매할 가치가 있을정도다. 물병 케이지를 희생할 필요도 없고 보기 싫은 케이블 타이를 덕지덕지 이어붙이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 사용하던 비슷한 형태의 블루투스 스피커는 재생/정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주행중 곡을 바꾸거나 볼륨을 조절할려면 꼭 폰을 꺼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반면 52 스피커는 장갑을 낀채로 조작 가능한 노브 콘트롤과 좌우 버튼이 굉장히 편리하게 느껴졌다. 따지고보면 정말 별거 아닌 요소인데 라이딩 상태에서 느껴지는 편리함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것이었다.
FM 라디오는 내장형 안테나의 성능에 힘입어 제법 쓸만했다. 긴 러닝 타임 역시 마음에 든다. 50km 주행거리라면 충전 걱정이 전혀 없고 100km 정도 달린다면 간당간당하겠지만 보조배터리를 연결한채로도 쓸수 있으니 그다지 제약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제품은 음질을 따질만한 기기는 아니다. 워낙 유닛 자체가 작기도 하고 컨셉 자체가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라이딩시 음악을 즐기는 용도로 나왔기 때문에 출력이나 음의 튜닝 등등 여러면에서 기존의 '음악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스피커들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싸구려 1~2만원짜리 블루투스 스피커에 비할바는 아니다. 기본기가 확실하고 작은 크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본인은 추천하지 않지만 굳이 온몸을 울릴만큼 쿵쾅거리는 아웃도어 스피커를 바란다면 이 제품은 절대 선택하지 않아야할 것이다.
생각보다 높은 가격, 음질이나 마운트의 정밀함이 떨어지는 등 아직까지 개선점이 보이지는 제품이지만 지금 그대로도 자전거 전용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제품이니 편리하고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개인용 자전거 스피커를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사실상 이 제품의 대안이랄게 떠오르지도 않으니까 말이다. :)
* 본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제조사를 통해 제공받은 제품이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제조사로부터는 리뷰용 기기 제공외에는 일체의 의견이나 요청을 받은바 없이 언제나와 같이 cOOLwARP.NET 의 자체적인 의견만이 사용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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