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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 Life/자전거 * Riding Story & Gears

2019 부산시민자전거 대회 참가기

매년 참가 인원이 한가득~~ 

허리를 다치고 나서 서서히 자전거를 타는 게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게 작년 초 즈음이라고 기억한다. 실제로 내 스트라바 페이지에서 출퇴근을 제외한 자전거 타기 기록이 사라진 게 그때쯤이기도 하고.

 

정작 달릴 때는 크게 통증이 느껴지지 않다가 안장에서 내리고 난 뒤에 통증이 발생하는 메커니즘 때문에 갈수록 자전거를 멀리했었고 최근 몇 달간은 아예 걷기에만 집중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계절도 겨울이겠다 더더욱 자전거를 내팽개쳐둔 채로 해가 바뀌고 어느덧 꽃피는 4월에 접어들었다. 슬슬 날이 따뜻해지니 다시 자전거 생각이 나는 건 자덕이라면 인지상정인 것. 마침 혹시나 해서 신청해둔 19년도 부산 자전거대회가 4월 초에 시작하는지라 며칠 전부터 자전거 정비를 해놨었다. 

 

일을 하루 쉬고 나갈까 했는데 고작 2시간 남짓 달리는 거 때문에 하루를 날리는 건 좀 아니다 싶어서 야근 마치고 잠을 잠시 미뤄둔 채 구포역으로 향했다.

 

매년 여기 갈 때마다 날씨가 어땠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복장 선택에 골머리를 썩혔었는데 말이 나온 김에 미리 상세하게 적어둔다. 

벚꽃이 슬슬 떨어지던 때인데 유채꽃이 활짝 만개해 있어서 눈이 즐거웠다.

4월 7일 토요일은 전날 일기예보상으로 오전 9시 14도에서 시작해서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18도가 예정되어 있었고 예정된 풍속은 4m/s. 실제로는 오전 8시 반 즈음은 꽤나 쌀쌀했었고(체감온도 10도 이하) 행사장인 낙동강 생태공원에 도착한 9시 반 즈음에는 기온이 17도를 훌쩍 넘어서고 있어서 실제 일기예보보다 더 더운 양상을 보여줬다. 달리는 내내 가민 엣지에 찍히는 온도는 20도를 웃돌았고 최고 기온은 27도까지 치솟았았다. 기온계만 보면 한여름 복장이 어울리겠지만 이맘때쯤의 낙동강변은 계속해서 강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바람막이가 없으면 훨씬 춥게 느껴질 만했다. 실제로 본인은 빕숏에 워머를 하고 상의는 긴팔 기모 져지에 여름용 바람막이를 했었는데 레그 워머는 시작하면서 바로 벗어버렸지만 바람막이는 달리는 내내 입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가 개인적으로는 베스트였는데 달리는 내내 더워서 못 견디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춥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반환점에서 좀 누워있다가 셀카 한 컷! 제정신이 아니었다 ㅋㅋㅋ

 

쓸데없이 서두가 길어졌는데 어쨌든 오랜만에 참가한 부산시민 자전거 대회는 1회 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여전히 대회 주최 측은 대회 운영보다는 내빈 소개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매회마다 출발과 함께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출발 전 안전 수칙에 대한 고지가 없다. 한 줄 운행을 하라던지 추월은 어디까지 금지라던지 어느 정도 안전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할 텐데 그냥 마구잡이로 출발만 시킨다. 더 웃긴 건 그 혼잡한 출발 라인에서 내빈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라며 사고를 유발할만한 멘트를 날리는 사회자다. 이게 무슨 짓인지.. 아니나 다를까 출발하고 1~2km 정도 지난 지난 지점에서 팔에 부목을 댄 채 앰뷸런스에 실려가는 여성 라이더를 보게 되었다. 또한 낙동강 종주길의 폭이 좁고 왕복 차선이 겹치는 구간이 많은데도 대회 당일날 일반인들의 유입을 그대로 방치하는 모습도 이해가 안 간다. 물론 대회 입구에 참가자가 아닌 이들은 입장을 삼가달라는 플래카드를 붙여놨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런 거 신경이나 쓰던가. 주최 측에서 해당 유입구 쪽에서 좀 더 성실히 통제를 했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현실적으로 부산 시민 모두가 사용하는 낙동강변길을 오랜 시간 통제하는 것에 문제가 있지만 최소한 수천 명의 인원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최초 1~2시간만이라도 막아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안전상의 문제로 전기자전거 및 특이한 형태의 자전거 참가를 금지한 걸로 아는데 라이딩하면서 스쳐 지나간 전기자전거만 20여 대가 넘었던 거 같다. 뭐 애당초 출발 전에 아무런 점검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걸러내겠나 싶기도 하고. 

 

오늘 대회에 대해서 미리 공지되기를 재활용품 어쩌고저쩌고 해서 중간 반환점에서 물을 제공하지 않으니 개인 지참하라고 그렇게 강조를 해서 무겁고 다른 보조용품을 가져오지 못하는 디메리트가 있음에도 애써 물병 2개를 채워갔더니 반환점에서 떡하니 생수를 나눠주고 있었다. 정말 고마웠지만 조금은 허탈했다. 

 

중간중간 안전 요원들(오늘 고생 많으셨다. 박수~!)이 서서 붉은 깃발을 들고 코스 이탈을 막고 있었는데 인원 부족 때문인지 몇몇 갈림길에서는 빠져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보통 그런 곳은 좌우 어느 쪽으로 가도 합류하는 곳이기 마련이긴 한데 그렇지 않은 곳도 있으니..

 

완주하고 받은 빵과 음료수. 너무 배가 고파서 정말 순식간에 흡입해버렸다.

완주 후 출발점으로 돌아와 참가기념품을 받는 현장에서도 문제가 보인다. 굳이 자전거를 외부에 두고 번호표만 가져가서 받아오라는 게 엄청나게 혼잡한 것도 아니고 공간이 좁은 것도 아니며 자전거를 끌고 순서대로 받아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사회자는 계속해서 자전거를 놔두고 가라고 목청 높여 외쳐댔다.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모습이었다. 특히 등배번없이 자전거에 번호표만 장착한 이들은 케이블 타이로 묶어놓은 상태인데 맨손으로 어떻게 떼어내서 가져가라는 것인지 자전거를 거치할 곳도 없이 모래투성이의 운동장 바닥에 눕혀두라며 이유도 없고 전혀 필요도 없는 일을 강요하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참 이상하다. 순서대로 자전거를 끌고 줄 서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대체 왜? 글쎄 예전에 뭔가 안전 문제가 있었다면 이해는 가지만 알수가 없다.

 

낙동강을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부산시민 자전거대회는 개인적으로 무척 애정 하는 행사 중 하나다. 중간에 물도 주고 완주하면 기념품도 주는데 취미생활을 부산시에서 도움을 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평소에 멀어서 가기 힘든 낙동강이지만 대회 때는 그런 불편함도 충분히 감수할만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행사 시기도 적당히 날이 따뜻해져서 이제 막 자전거를 다시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시발점이 될법도 하고 특히 탁 트인 시야로 유채꽃밭이나 낙동강변의 풍경이 달리는 내내 즐겁게 해주는 정말 멋진 코스인지라 1년에 한 번이라도 이렇게 달릴 기회가 생기는 게 무척 반갑다.

 

다만 매번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이제는 좀 더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내년에도 행사가 이어지기를 기원하며 맺음 한다. 그런데 내년에 갈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