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처음 등장한 SEE.SENSE의 ICON 후미등 시리즈는 단순히 밝기 경쟁만을 해오던 자전거 후미등 제품군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최초이자 최고의 스마트한 기능을 갖춘 제품들이었다. 영국 태생의 아이콘 시리즈는 킥스타터를 통해 성공적으로 성장해오고 있는 몇 안 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ICON 1을 성공적으로 런칭해서 전 세계적으로 판매해왔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SEE.SENSE는 계속해서 새로운 라인업 개발에 매진해왔고 작년 연말 즈음에는 더 작고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ACE를 출시 한 바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개발해오던 진정한 아이콘의 후속기인 ICON2가 드디어 발매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고성능 스마트 전조등인 BEAM인데 내년 봄 발매를 예정하고 있는 만큼 그때 다시 소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
거의 3년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인 ICON2에 대해서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덧붙여 아래 링크를 통해 기존 제품들의 리뷰를 살펴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초창기 제품들은 부피가 크고 쓸데없이 플라스틱 패키징이 포함된 형태였는데 ICON2는 요즘 추세에 맞게 슬림하고 종이로 구성된 친환경 패키지다. 요즘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형태. 제품 자체가 슬림해진 덕분이기도 하고.
더 밝게, 더 오래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간단하게 보이는 이 조건을 만족하는 완성도 높은 후미등이 시장에 몇 종류가 있던가. 뒷면에는 기존 아이콘 유저들에게 익숙한 설명 아이콘들이 자리 잡고 있다. ICON1에서 이미 스마트 후미등이라는 기능적 요소들을 완성했던 만큼 다룰 수 있는 기능들은 비슷하다. 물론 정식 넘버링 후속작답게 성능 자체는 확실하게 향상되었다.
제품을 받으면 처음에는 10시간 충전을 통해 배터리를 완충시키고 이후부터는 평범하게 3시간 충전으로 완전 충전된다. 배터리 인디케이터 LED는 평소에 보이지 않다가 버튼을 한번 누르면 스르륵 나타난다. 그 외에 기능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상세 조절 가능하다.
ACE와 동일한 구성품이다. 충전 케이블, 가방이나 옷에 사용되는 고정용 마운트와 고무 부품, 에어로 싯포스트와 노멀 싯포스트 모두 호환되는 마운트, 그리고 마운트를 잡아줄 사이즈 별 고무링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ICON2 본체가 하나 동봉되어 있다. 전작들에 비해 길쭉해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전히 심플하기 때문에 언박싱은 간단하게 이 정도만 살펴보고 제품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보도록 하자.
ICON2는 전작인 ICON+ 제품이 2개의 직경이 큰 LED를 사용한 것과는 다르게 1개의 대형 CREED LED와 다수의 평면형태를 갖춘 LED(COB, Chip on Board라고 한다.)를 사용해서 보다 더 넓은 범위로 불빛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ICON+의 스펙상 표시 각도가 170도였는데 이번 ICON2는 무려 270도 범위에서 불빛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위 이미지를 살펴보면 차이점이 바로 눈에 보일것이다. 왼쪽이 기존 ICON+의 불빛 형태이고 오른쪽이 ICON2의 불빛 형태이다. 2개의 LED도 충분히 밝았지만 면 형태의 LED와 대형 LED가 결합된 ICON2는 더 밝고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하게 된다. LED 광원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밝기를 조절해서 촬영했지만 실제로는 맨눈으로 근거리에서 쳐다봤다가는 잠시 동안 앞이 안 보일 정도의 굉장한 광량이다. 앱을 통해 밝기를 적당히 조절하는 게 매너 라이딩이 될 수 있겠다.
기존 125 루멘에 비해서 이번에는 300 루멘으로 표기되어 있다. 실제로도 COB의 넓은 광원과 전조등에 자주 사용되는 둥근 CREED제 LED의 강렬함이 합쳐져서 훨씬 더 눈에 잘 띄는것을 확인했다. 주간에도 충분히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데 흔히 비교하는 본트레거의 플레어 제품군과는 밝기 및 러닝 타임에서 우위에 있다. 참고로 가장 최신 플레어 RT의 스펙은 90 루멘.
COB(Chip On Board) LED와 CREED LED는 그 형태뿐만 아니라 발광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는데 COB가 면 전체를 깜빡이며 넓은 광원 면적을 확보한다면 CREED 사의 LED는 팍팍 터지는 느낌의 발광 형태를 보여준다. 이 두 가지 형태의 LED가 함께 반짝거리니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다.
ICON+가 2개의 LED 표면을 서로 다르게 가공해서 보이는 범위를 조절했다면 이 제품은 상단 넓은 평면 LED 범위 외에도 아래쪽 둥근 대형 LED 표면을 훨씬 더 크고 더 넓게 보이도록 가공했음을 알 수 있다. 이미 기능적으로는 거의 완성되어있던 기존 제품에 비해서 어떻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 고심한 부분이다. 투명한 상단 하우징 아래 기판이 보이는 디자인은 ICON 시리즈의 아이덴티티 같은 것으로 일련의 디자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전작에 없던 ANT+ 통신 기능도 추가되었다. ACE와 마찬가지로 가민 헤드 유닛에 페어링 해서 가민 작동 시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게 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다른 전조등(후미등이 아니라 전조등) 제품과 함께 페어링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전조등으로 가민의 UT700을 가민 엣지와 연동시키면 후미등으로 ICON2를 같이 연동시키는 순간 둘 다 작동 불가 상태가 된다. 가민의 바리아 RTL510같은 후미등 겸용 제품은 정상적으로 인식한다. 이에 대해서는 SeeSense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현재 펌웨어로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은바 있다. 펌웨어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는데 리뷰가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던지라 이에 관한 내용은 추후에 기회가 되면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다.
아, ANT+ 지원이 되면 뭐가 편하냐고? 가민 엣지와 연동시키면 굳이 손으로 끄고 켜지 않아도 자동으로 켜지고 꺼진다. 그렇다. 따지고보면 별거 아닌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화면에서 배터리 상태나 라이트 상태를 확인할수도 있겠다. 주변 라이더들에게 여기에 대해 물어보니 그게 무슨 큰 상관이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본인은 전조등이 이미 가민 엣지와 연동되어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상태라는 편리함을 맛본 상태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기다릴 뿐이다.
IP67 등급의 방수 지원 제품답게 두꺼운 고무 패킹이 전원부를 덮고 있다. 제대로만 막아두면 비가 오든말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옆에서 보면 패킹의 두께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충전 후에는 항상 잘 닫아두도록 하자.
좌측부터 ICON+, ACE, ICON2 의 제품 두께 비교다. ACE가 가장 슬림하고 ICON2가 살짝 더 두껍다. ACE가 옷에 달고도 다닐 수 있을 만큼 슬림했음을 감안하면 ICON2의 경량화가 크게 다가온다.
슬림한 ACE와의 비교. 아래쪽 CREED LED 부위만큼만 더 커졌을 뿐 대동소이한 부피감이다. 그렇지만 스펙상으로는 2배의 밝기와 훨씬 긴 런타임을 가진다.
ICON+와의 비교. 훨씬 슬림해졌고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했다. 기존 제품이 군사용 같은 투박함이 든든했다면 이번 ICON2는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싯포스트에 유연하게 어울릴수 있도록 슬림해진게 특징이다. ICON+의 전면 4곳에 위치한 볼트 부분에 항상 모래,먼지가 끼어서 청소가 필요했는데 그러한 요소가 사라진것도 개선점.
마운트 방식이 변경되어 날개가 사라졌다. ICON+는 저 날개 부분이 부러지면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는데 마운트 클립을 사용하는 ICON2는 그런 걱정거리가 없다. 다만 클립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는 게 문제인데 지금까지 평소 즐기던 모든 코스에서 사용해본 결과 단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 만큼 정확하게 장착했다면 로드 바이크 기준으로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동일한 마운트 방식의 ACE를 사용할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러한 마운트 방식은 범용성은 좋다. 싯포스트 형태에 상관없이 장착 가능하고 제품이 바뀌더라도 동일 마운트 방식이라면 기존 마운트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충전을 위해 수시로 탈착 해야 하는 제품인 만큼 편리하다 할 수 있겠다. 보기보다 견고하게 부착된다고 판단되는데 어쨌거나 동일한 방식의 ACE를 포함해 ICON2를 이용하면서 한 번도 떨어진 적은 없으며 딱히 신경 필요가 없어 보인다.
SEE.SENSE의 삼총사들. 각 제품들은 항상 그 당시 기준으로 가장 좋은 스펙을 자랑했었다. 그 전통은 최신작인 ICON2에 이르러서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
배터리는 앱을 통해 상세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본체에 달린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으로 간단하게 알아볼 수도 있다. 예전보다 밝기나 나아져서 더 알아보기 편해진 편이다.
깜빡임 모드는 이번에 새롭게 채용된 COB를 활용한 전체 상시 점등 모드인 SOLID 외에 다양한 형태의 깜빡임을 구현하는 4가지 모드를 추가로 제공한다. 어떤 모드를 사용하더라도 눈에 잘 띄는 형태인지라 밤낮 할 것 없이 잘 보인다.
위 영상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주변 상황에 따라 모드 및 밝기가 변하는 반응 상태를 기준으로 16시간의 러닝 타임이 가능하다고 제조사에서 얘기하고 있다. 실제로는 당연히 그보다 짧다. 밝기 최대치를 기준으로 솔리드 모드 사용 시 급격하게 감소하며 여타 깜빡임 모드 사용 시에는 10~14시간 정도로 측정된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편이다. 스펙에서 제시하는 러닝타임은 당연히 이상적인 상황에서의 측정이겠지만 실제로도 10시간은 충분히 유지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장거리 라이딩에서도 배터리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울 듯하다. 랜도너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REACT 반응형 후미등
See.Sense의 후미등 제품들은 다양한 스마트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무엇보다도 반응하다 React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서 제작되어 왔다. 그리고 ICON2 역시 그러한 그들의 노하우가 최신형으로 반영된 제품이다.
여기서 반응하다는 것은 다양한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 후미등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뜻이다.
ICON2는 자전거가 교차로를 지나거나 좌회전을 하는 등 일반적으로 위험이 발생할만한 상황을 인지하면 유저가 어떤 모드로 설정해놨던지 간에 순간적으로 밝기가 올라가고 깜빡임 속도가 빨라진다. 뒤따라 오는 이들에게 알리는 역할이다. 이번 제품에서는 브레이크 모드가 추가되어서 주행 중 속도를 줄여 멈추는 브레이킹 상황이 되면 SOLID 상태로 차량의 브레이크 등과 유사한 형태로 표시해준다. 다만 자전거 브레이크와 연동하는 것이 아닌지라 완벽하게 작동하지는 않는다.
밝기에도 반응한다. 가로등 상황이나 자동차 헤드라이트 등에 반응해서 알아서 적절한 밝기로 전환된다. 굳이 사용자가 앱을 통해 밝기를 조절할 필요가 없다. 물론 수동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ICON2는 배터리 상황에도 반응한다. 복귀길에 후미등의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ICON2는 알아서 밝기를 낮춰 러닝타임을 늘려준다.
이러한 것을 See.Sense에서는 반응 React 하는 스마트 후미등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ICON2에는 See.Sense에서 개발하고 특허까지 받은 센서와 통신 기술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초당 800회 센서 기록을 인식한다고. 단지 센서에만 의지하지 않고 그동안 수집되어온 3200만 개가 넘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들을 AI를 사용해 적용하고 있다. 센서와 경험이 담긴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반응형 기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얘기다.
그 외 최근 가민 기기들에 도입되고 있는 낙차 시 문자 발송 기능이라던지 도난 방지 기능 같은 부가 기능들은 이미 ICON+때부터 충실하게 지원해오고 있다. 굳이 원조 타령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지원하던 기능인만큼 알아서 잘 작동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 후미등 제품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밝기 (300 루멘)
+ 다양한 주변 환경에 반응 React 하는 스마트 전조등
+ 어떤 조건에서도 최소 10시간이 넘어가는 긴 러닝 타임
+ 쓸만한 부가 기능들 (IP67 방수, 도난 방지, 낙차 알림)
+ 앱으로 세팅이 가능하며 펌웨어 업데이트 제공
+ ANT+를 통해 가민 엣지 같은 헤드 유닛과 연동해 자동화시켜 사용 가능
- ANT+ 기능이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 (전조등과 함께 사용 불가)
- 내장형 배터리의 한계점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 높은 가격 (원화 기준 약 12만원 정도)
슬슬 시중에 스마트 후미등이라는 이름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각각 특색이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SeeSense의 ICON2는 이러한 스마트 후미등의 트렌드를 만들어낸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완성도가 특징이다. 더 밝고 더 오래가며 더 편하다. 벌써 시리즈 3번째 제품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ICON2는 더 멀리서 더 빠르게 인지가 가능하도록 광원 설계가 되어 있고 효과적인 배터리 관리를 통해 더 긴 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각종 센서가 내장되어 주변 환경에 자동으로 반응함으로써 뒤따라오는 차량들이 좀 더 신경 쓸 수 있게 해 준다. 최근 몇 년간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주간 안전등의 역할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자전거 싯포스트 형태에도 크게 영향받지 않도록 마운트 설계가 되어 있다. 에어로 싯포스트도 아주 편하게 사용 가능하다. 작고 가벼우며 오래간다는 건 이제 장점이라고 말하기도 입 아프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듯이 단점도 있다. 마운트 클립 방식이 MTB 같은 험지 라이딩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ANT+ 지원이지만 전조등과의 동시 연동에 문제가 있다. SeeSense라는 브랜드가 여타 메이저 자전거 액세서리 메이커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기에 그동안 접한 적이 없는 라이더들에게는 10만 원이 넘는 구매 가격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국제 배송비가 무료라는 장점도 있다.)
자전거의 후미등이라는 것은 헬멧과 마찬가지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가 뒤따라 오는 차량이나 다른 이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가장 효과적인 장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전에 관련된 장비에 투자하는 것은 낭비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더 나은 장비가 더 안전하다. 이를 수치적으로 정량화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열심히 달리는 라이더들에게 권할 것이다. 더 밝고 더 영리한 후미등을 사용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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