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전동 펌프라는 게 새로운 제품은 아니지만 고압을 주입하는 로드 타이어에도 쓸 수 있는 제품을 고려한다면 선택지가 몇 개 안 된다. 그중 하나가 전동 공구로 유명한 보쉬의 이지 펌프 시리즈다. 지금 소개하는 제품은 시리즈 중에서 휴대성을 더 강조한 제품이며 한참 동안 국내에 수입이 되지 않다가 이번에 첫 국내 정식 발매를 진행했다. 달리 말하자면 최근 개발된 신제품은 아니라는 점.
3.6V 리튬이온을 사용하고 있고 자전거용으로 말하자면 150psi 까지 주입이 가능하다고 표기되어 있다. 실제 사용기는 아래 글을 참고하도록 하자. 자전거 외에도 놀이용 공이나 차량 등등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전체적인 모습은 구형 모토롤라 무전기? 전화기를 닮았다. 묵직하게 손에 잡히는 것도 보쉬답다. 물론 가정용을 뜻하는 녹색보다는 파란색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흔한 보쉬 스러운 질감의 플라스틱 바디. 고무같이 장기간 사용 시 파손될 부품은 보이지 않는다. 죄다 플라스틱. LCD에 보호 필름 하나 안 붙어 있는 게 좀... 새 제품인데 그다지 깨끗한 화면이 아니다.
휴대용으로 나온 제품인만큼 보관용 파우치가 제공된다. 타입 C 충전 케이블 동봉.
본체에 내장된 각종 호환 어뎁터들. 가장 오른쪽에 있는 금색 어뎁터가 프레스타 밸브인데... 뒤에 얘기하겠지만 이거 좀 별로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각종 어뎁터들은 사용하기 편하게 손잡이 부분에 내장되어 있다. 그런데 막상 빼서 쓸려면 잘 안빠진다. 고정이 잘되는 건 좋은데 빼서 쓸 때마다 손톱이 고생해야 한다.
커버를 닫아두면 깔끔하다. 샤오미 펌프는 이런 소소한 편의 사항이 아쉽다.
작은 LCD 위에 꽉차게 볼드한 느낌의 폰트가 표시되는 점은 마음에 든다. 쓸데없는 정보를 너저분하게 표시하지 않고 배터리, 주입하고 싶은 공기압, 현재 공기압 정도로 정리되어 있다. 공기압은 Bar와 psi 모두 표시 가능하니 원하는 쪽을 선택하면 된다. 로드 라이더라면 psi가 친숙할 것이다.
이미 샤오미 전동 펌프도 오랜 기간 사용해 왔기 때문에 큰 기대감은 없었다. 집에 차량과 오토바이, 자전거를 모두 쓰고 있기 때문에 범용적으로 쓸 전동 펌프 하나 마련하고 싶어서 구매한 것이지 뭔가 이거 하나로 환상적인 펌프질을 기대한 것은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해 두시길 바란다. 휴대용 전동 점프는 한계가 명확하다. 거치형이 아닌 다음에는..
25c 타이어 기준으로 완전히 바람을 뺀 상태에서 주입하기 시작하면 제법 시간이 걸린다. 처음에는 금세 바람이 들어갈 것 같지만 60 psi만 넘어서도 서서히 힘겨워한다. 100부터는 뭐... 어지간하면 110 정도를 최대치라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시간을 충분히 들인다면 120 psi 정도도 충분하긴 하다. 어쨌거나 스펙상 150 psi 지원이라는데 거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오토바이 타이어나 차량용 타이어에도 사용 가능하고 3~4개 정도 주입 가능하다고 표기되어 있지만 고작 자전거 타이어에도 몇 분이나 걸리는데 대형 타이어들은 배터리가 버텨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시간이 걸린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제품은 0 상태에서 주입하라고 나온 게 아니라, 중간중간 체크하면서 모자란 공기압을 보조적으로 주입하는 걸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용도라면 충분히 괜찮게 사용 가능하다.
가족의 사용이 아닌, 개인적인 사용법으로는 자전거 타이어가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기본 제공되는 프레스타 밸브의 품질이 정말 극악하다. 고정력도 이상하고 무엇보다 슈레더 밴드에 연결한 상태로 돌리면 같이 돌아가서 주입 후 밸브 제거 시 많이 피곤하다. 별도의 호환 밸브를 구비해야 할 듯한데 어떤 걸 사용해야 편하게 쓸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데일리로 쓰기에는 스탠딩 펌프가 압도적으로 편하고 빠르다. 혹여나 자전거 전용으로 이 제품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말리고 싶다. 본인처럼 집에 여러 가지 공기 주입이 필요한 차량이나 물건들이 많으면 모르겠지만 오직 자전거 공기 주입용으로...라는 단일 목적이라면 반드시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아날로그 펌프에 비해 왠지 정확하게 느껴지는 디지털 계기판이라던지, 수십 번 펌프질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흔히 장펌프라 부르는 스탠드 펌프가 훨씬 빠르고 조용하고 편하다.
- 나는 허리 숙여 팔에 힘주고 펌프질 하는 게 너무너무 싫다.
- 집에 자전거, 자동차, 오토바이 등등 공기 주입할 물체가 많다.
- 전동 펌프 성능에 큰 환상이 없다.
라는 사항에 일치하는 항목들이 있다면 구매해도 괜찮을 듯하다. 하지만 이미 더 신형(?)이라 할 수 있는 샤오미의 서브 브랜드 미지아의 전동 펌프를 4~5만 원선에 구매할 수 있고 사용성에서 별 차이가 없는 만큼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둘 다 사용해 본 입장에서는 어느 제품이 더 낫다고 하기 애매하다. 다만 보쉬라는 브랜드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만큼은 미지아 같은 브랜드가 따라올 영역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몇만 원 더 투자해서 더 오래 사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된다. 세월이 꽤 흘렀지만 아직도 샤오미는 싼 맛에 쓰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벗겨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가정에 필수로 둘 물건은 아니지만 있으면 위 언급한 상황들을 편하게 해결 가능한 제품이니 필요에 따라 선택하시면 될 듯하다는 말로 맺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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