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2년 정도 짧은 6km 남짓 출퇴근 때 말고는 자전거를 타지 않고 있는데 시간도 없고 해당 기간 동안 허리 디스크 상태가 이전에 비해 좋지 않아서였다. 슬슬 몸 사리는 것도 지긋지긋하고 올해는 어떻게 해서든 기장 왕복 라이딩이라도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지난달부터 열심히... 까지는 아니고 어쨌든 틈나는 대로 컨디션을 만들고 있다.
하도 자전거를 안타니까 아끼던 라파 빕숏과 져지를 처분해 버렸는데 막상 다시 자전거를 탈려니 져지는 몰라도 제대로 된 빕숏이 없다. 옛날 옛적에 사용하던 DHB 빕숏이 하나 있긴 한데 패드 성능도 다 죽어버려서 10km만 넘어가도 불편함이 엉덩이를 찌르기에 다른 건 몰라도 빕숏은 하나 새로 마련하고 싶었다.
언제나 듣던 "빕은 아소스" 라는 얘기가 진짜일까라는 오래된 궁금증과 함께 마침 재고 처분 세일을 하길래 하나 구매해 봤다. 그냥 하나만 구매하면 아쉬우니까 적당히 저렴한 몇 가지도 같이 구매했는데 아직 라이딩도 안 해본 마당에 리뷰를 할 수는 없고, 언박싱 및 살짝 살펴보기로 한다.
** 아래 영상들은 모두 제품을 한번 뜯은 상태에서 대충 집어넣고 촬영한 장면들이라 초기 포장 상태와 다름을 알립니다. 포장이 너무 엉망이네 라고 생각하실까 봐 굳이 표시해 둡니다. **
1. ROBO FOIL G2 사이클링 캡
첫번째는 사이클링 캡. 특이하게 챙이 없다. 한여름에 땀을 많이 흘릴 때는 아무것도 없이 헬맷을 쓰는 게 제일 시원하긴 한데 정작 흘러내리는 땀이나 직사광선 때문에 머리 위에 뭐라도 하나 씌우는 게 나을 때가 있다. 마침 이 제품은 한여름용으로 나온 거라는 얘기가 보여서 호기심에 구매해 봤다.
사이즈가 O, I, II, III 의 4가지로 나오는데 내 머리 사이즈에 맞춰서 O를 구매했더니 너무 작다. 정확하게는 둘레는 충분한데 모자 깊이가 너무 짧다고 해야 하나. 꼭 수모를 뒤집어쓴 모습인데 그나마도 금방 벗겨진다. 이거 잘못 샀다는 생각이 뇌리를 강타했다. 하지만 일단 제대로 착용한 뒤에 헬맷을 쓰니까 묘하게 고정이 잘 된다. 흠... 실제 라이딩을 해봐야겠지만 딱 머리 윗부분만 가려준다는 느낌인데 과연 어떨는지.. 헬멧 쓴 채로 고정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사용에 문제는 없겠지만 헬멧 벗을 때마다 다시 써야 한다면 귀찮을 듯한데.. 일단 판단은 보류다.
재질이나 만듦새 같은건 참 좋다. 라파와는 조금 결이 다른 고급스러움이다.
2. Summer NeckFoil 여름용 넥포일
포일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한다 아소스. 보통 버프라거나 마스크 같은 표현을 쓰는데 이번에는 넥 포일이다. 일반적인 버프의 절반 길이라서 다용도로 쓸 수는 없고 딱 입마개로 쓰는 용도다. 입 쪽에는 호흡에 신경 쓴 티가 나는 패턴이 배치되어 있다.
요거는 사용해보지 않아도 벌써부터 마음에 든다. 한 여름 버프는 너무 길어서 목을 뒤덮고 겹침때문에 숨 쉴 때 짜증 나는데 이 제품은 그런 부분들이 해결될 걸로 예상된다. 여름에 사용할 것이 기대된다.
3. Summer NS Skin Layer Holy White
져지 안에 입는 이너웨어다. 스킨이라는 명칭대로 일반적인 자전거용 이너웨어중에서는 꽤 얇은 편에 속한다. 만져보면 바로 티가 난다. 디자인도 괜찮고 재질도 좋아 보이는데... 단점이랄까... 기장이 조금 짧다. 내가 너무 작은 사이즈를 샀나 싶기도 한데... 글쎄.. 사이즈 표대로라면 충분해야 할 텐데.. 그리고 색상이 홀리 화이트 란다. 재미있다.
사이즈 확인차 한번 입어봤는데 꽤나 낑낑거려야 했다. 그만큼 밀착감은 굉장하다. 여름용은 이래야 맞지 싶다. 다만 중요부위가 다 비춰지는건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긴 어디 가서 벗고 다닐 몸매도 아니니까... 큰 상관없나.
4. EQUIPE RS Bib Shorts S9 TARGA Black
드디어 주인공이다. 아소스의 이큅 시리즈 중에서 중간 포지션인 RS, 그리고 S9의 타르가 에디션 제품이다. 뭔가 복잡하다. 아소스의 빕숏은 일단 장거리 라이딩을 위한 컴포트 시리즈인 밀레 Mille 가 있고, 레이싱이나 트레이닝을 위한 이큅 Equipe 시리즈가 있다. 각 시리즈 안에 밀레는 GT, GTS, GTO 순서대로 등급이 높아지고 이큅은 R, RS, RSR 순서대로 등급이 높아진다. 그 외에 콜라보 시리즈와 MTB 라인업이 별도로 존재한다.
그러니까 이큅 RS S9은 레이싱용 에어로 빕숏 중에서 중간 등급인 RS 라인업이며 타르가 시리즈라고 가장 최근에 등장한 라인업 제품을 뜻한다. 엉덩이 통증이 항상 생기는 나는 원래 밀레를 구매할까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번 세일 대상이 아닌지라 다음에 하나 더 구매하기로 마음먹고 이번에는 세일중인 이큅을 구매해 봤다.
라파 프로팀을 사용하던 입장에서 일단 제품 퀄리티만 놓고 보자면 더 나은 게 아닌가 싶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라파 프로팀 라인업에 비해서 더 나은 부분이 있으면 있지 꿀릴 부분은 하나도 없다 정도. 아직 시착만 해본 상태라서 주행감은 말 못 하겠지만 착용감이나 제품 만듦새가 그리 느껴진다. 다양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음이 딱 느껴진다.
다리 기장이 스탠더드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살짝 길게 느껴진다. 일단 라파나 DHB에 비해서 더 길게 보인다. 나처럼 다리가 짧은 라이더들은 아쉬운 부분. 시착 후고 이리저리 움직여보는데 편안한 빕숏이라는 게 딱 느껴진다. 헐겁다는 게 아니라 몸을 적당히 느낌 좋게 조여주면서도 페달링 동작에 지장이 없으리라 판단된다. 요고 첫 시착 때부터 이리 좋은 느낌은 오랜만이다. 실제 주행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라파 프로팀은 솔직히 내 몸과 그다지 맞지 않았다.
엑스자 형태의 등판이 일반적인 형태보다 더 편안할지는 달려봐야 알듯 하고, 기능성을 위해서 중요부위 패널만 다른 소재를 사용해서 색상이 지나치게 다른데 이거 꽤나 신경 쓰일 사람들이 많을듯하다. 올해 새로 나온 최신 블랙 시리즈를 보면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된 모습이 보이던데 실물도 그럴지는 모르겠다. 이큅도 웹만 보면 차이점이 거의 안 느껴지게 사진이 찍혀있다. 다만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는 딱히 신경이 안 쓰일 듯하고, 하차해서 걸어 다닐 때면 살짝 민망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비싼 만큼 성능이 기대되는데 빨리 올여름 라이딩을 재개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아직은 재활 준비도 덜되어서 본격적인 라이딩을 하기는 무리인데 가능하면 4월부터는 달릴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후에 다시 사용 후기를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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