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VEX 901vm 자전거용 고글
오랜 기간 자전거 취미를 즐기면서도 고글은 오클리 죠브레이커와 우벡스 104, 딱 2개만 사용 중이다. 죠브레이커의 완성도가 워낙 높아서 크게 아쉬움이 없고 104 역시 죠브레이커에는 없는 변색 렌즈와 함께 훨씬 간편하고 다목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딱히 추가 구매 의욕이 없었는데 오래 사용해서 질리기도 하고, 마침 미러 변색 렌즈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하나 구매해 봤다.
제품 외형 살펴보기 (영상편)
구성품이나 외형을 살펴보기 편하게 간단한 영상을 준비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상세 살펴보기 및 사용 소감
전반적인 디자인은 프레임리스와 가변 프레임의 중간 느낌. 렌즈 하단 프로텍터가 프레임의 일부분이라 별도로 분리할 수 없지만 하단의 절반만 감싸고 있어서 프레임리스의 느낌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좋게 말하면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고, 나쁘게 말하면 이것저것 짬뽕된 디자인이고.
곡률은 이 정도. 도수 클립 사용 시 이 곡률 때문에 여러 문제가 생긴다. 본인은 이미 다양한 곡률에 적응한 눈이라 크게 상관없지만 처음 사용하는 라이더라면 분명 초반에 어지러움이나 불편함을 호소할 것이다. 대충 두어 달 고생해야 한다고 매번 말해주지만 그 기간을 견디는 사람이 있고, 못 견디는 사람이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듯.
도수 클립은 코 받침에 끼우는 형태인데 생각보다 견고하게 연결된다. 그리고 끼우기가 꽤 어렵다. 원래 사용하던 우벡스 104는 플라스틱 프레임의 클립이라 보다 유연했는데 철제 프레임은 부러질까 봐 살짝 겁난다. 참고로 이 도수클립은 우벡스의 정품 클립이다.
바리오매틱 Variomatic은 우벡스의 변색 렌즈 기술을 뜻한다. 여러 변색 렌즈를 사용해 봤지만 오클리는 비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성능이 좋다. 빠르게 변하고 농도가 적절하다. 104 때도 그랬지만 변색 렌즈만 놓고 보면 가장 마음에 드는 브랜드다.
미러 변색인데 변색 시 미러 상태가 되는 건 당연하지만 투명 상태에서는 약간 파란빛이 돈다. 처음에는 이것 때문에 야간 주행 때 더 어둡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했는데 실제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와서 살짝 당황했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야간 착용 시 사물이 좀 더 밝게 느껴진다. 이와 관련된 내용도 일체 표기된 부분이 없고, 본인의 느낌인지라 뭐라 딱 잘라 이거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그렇게 느껴진다. 파란빛이 도는 렌즈 특성 인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야간 주행 때 더 만족감이 높아서 조금 아이러니하다.
자전거용 고글의 첫 번째 목적은 방풍이 아닐까 싶다. 변색 기능은 있으면 좋은 거고, 없어도 다양한 렌즈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901의 방풍 성능은 평범한 수준이다. 얼굴에 밀착시킬수록 방풍 능력이 올라가고 떨어질수록 바람이 샌다. 뭐 여타 고글들과 동일한 특성이다. 본인처럼 도수 클립 사용자들이 겪는 애로사항이다. 본래 없어야 할 렌즈가 공간을 차지하는 바람에 얼굴에 밀착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걸 감안하면 쏘쏘 한 성능.
변색 성능
우벡스 고유의 바리오매틱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 변색 단계가 나눠져서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S1~S3까지 세 가지 스텝이 있고 날씨에 따라 자동으로 농도가 조절된다. 쉽게 말해서 햇살 쨍한 날, 아니 자외선이 심한 날에는 찐하게 변하고 자외선이 약한 날에는 좀 더 연하게 변한다는 말이다.
아직 사용기간이 짧고 본격적인 라이딩을 한 번도 겪어보질 못해서 (재활 중이라 짧은 거리의 자출자퇴만 하고 있다.)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변색 성능 자체는 마음에 든다. 다만 굳이 렌즈 이름에 Lite라는 명칭이 들어있어서인지 완전 변색 후에도 한낮의 태양을 마주 보는 상태에서는 살짝 눈부심이랄까... 약간 불편함이 느껴졌다. 죠브레이커의 로드 프리즘과 거의 같은 정도라고 느껴지는데 불만까지는 아니고 조금만 더 어두워졌으면 하는 개인적인 취향.
단점 하나.
도수 클립 장착 시 도수 렌즈 가장자리가 고글 렌즈와 맞닿는다. 그리고 닿이자마자 코팅이 벗겨진다. 외부 코팅은 강한데 내부 코팅은 손쉽게 긁히는 걸 볼 수 있다. 애당초 도수 렌즈에 범퍼를 가공해서 달던지 말랑한 테이프라도 조금 붙이던지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본인은 어차피 이러나저러나 오래 사용하면 긁힐 거 시야 밖이고 해서 내버려두고 있다 :)
맺음말
세일가로 구매 시 20만 원 아래로 구매할 수 있고 제조사에서 직접 만든 도수 클립도 제공한다. 변색 성능도 좋고 디자인도 무난하게 쓸 수 있는 형태다. 무게도 가볍고 코 부분이나 다리 부분 모두 원하는 대로 조절이 가능하다. 다리는 조절 가능한 제품이 많지만 의외로 코 부분 조절이 되는 고글이 그다지 없음을 생각해 보면 큰 장점이다. 주간 라이딩을 대비한 미러 렌즈지만 야간에도 훤하게 잘 보여서 주야간 겸용 고글을 찾는다면 꼭 한번 사용해 보시길 권하며 맺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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