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컴퓨터에 빠져서 이것저것 긱스러운 짓에 빠져있을 때야 워낙 자주 겪는 일이라 당연했지만 요즘같이 업그레이드 주기도 길어지고 pc 보다 맥미니를 쓰는 날이 더 많아진 때에 아무 이유도 없이 PC가 부팅 불가 상태에 빠지면 살짝 당혹감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발단은 오랜만에 집에 놀러온 조카들에게 게임이나 시켜줄까 해서 근래들어 거의 손대지 않던 데탑을 켜서 발로란트를 인스톨하고 플레이를 시켜주면 서다. 기록 삼아 적어두는 글이라 날짜도 남기는데 23.08.13에 발생한 일이다.
30분쯤 플레이 하던중에 조카 녀석이 갑자기 사색이 돼서는 컴이 꺼졌다고 하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알겠다 하고 나중에 한번 살펴보지 했는데... 아...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일단 전원을 넣으면 부팅 신호는 가지만 post에 진입을 못하기 일쑤였다. 곧바로 꺼지지는 않는데 윈도 부팅까지 갔다가도 금세 꺼지고 대부분은 post 상태에서 꺼지고는 했다. 메인보드의 에러 검수 led에는 vga 쪽에 표시되었지만 언제는 저게 믿을만했던가.. 그냥 무시하고 하나씩 체크를 했...
어야 하는데... 아... 내가 요즘 하드웨어 쪽에서 너무 손을 놓고 있었던지라 남아있는 스페어 부품이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뭘 테스트해보려 해도 남는 게 있어야지. 서브 컴 다 처분하고 요즘은 맥미니만 가지고 놀고 있었으니.. 게다가 가게 정리하고 퇴근하면 12시가 훌쩍 넘은 상태에서 오랜 시간 붙잡고 있기도 너무 힘들었다.
그 상태로 한참을 방치하다가 하루 날 잡아서 새벽 4시까지 아예 전체 시스템을 분해해 버렸다. 어차피 테스트할 환경도 아니고 내가 그거 하고 있을 체력도, 시간도 없으니 어찌 되던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켜 버릴 요량이었다. 제일 먼저 손에 잡힌 건 PSU. cpu나 램은 교체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문제 생기기 어려운 부분인 만큼 제일 마지막에 확인하기로 하고 가장 만만한 evga 1000+ gold PSU부터 서비스센터에 보냈다. 요즘은 그냥 택배로 주고받으면 되니까 시간이 걸리는 것만 제외하면 편리한 셈이다.
며칠 후 센터의 답변은 이상 없다였다. 이때 뭔가 살짝 삐끗하는 느낌이 들었다. 장기전으로 돌입할 것 같은 느낌이.. 다음으로 보낸 건 메인보드. 역시 이상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음 차례는... 제발 아니길 바라고 바라던 VGA 차례다. Vega64 니트로 버전이다. 여기까지 대충 2~3주 걸린듯하다. 그리고 결국 베가 64에 문제가 있음을 통보받았다.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니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써멀이 다 말라있어서 쿨링에 문제가 생긴 경우였다. 서비스센터에서 친절하게 써멀 재도포 후 팬 청소까지 해서 보내줬다.
부품을 받아서 귀찮음을 뒤로하고 새벽 3시까지 또 재조립을 했다. 잘 작동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시간만 걸렸지만 나름 간단하게 해결한 듯 하지만... 어디 그리 쉽게 끝날 일인가.
다음날 출근 전에 다시 데탑을 켜보니 부팅 불가 상태다. 증세가 이전과는 다르다. 아예 PSU의 팬이 안 돈다.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던 그 PSU가 반응이 없다. 짜증 났지만 다시 분해해서 핀 테스트를 해본다. 팬에 반응이 없다. 팬리스 모드가 있는 것도 아닌데 팬이 안 돌 리가 있나. 혹시나 해서 팬을 따로 연결해 봤지만 무반응. 아니 이상 없다며!!! 아 어젯밤에는 작동했지. 근데 왜???
라는 의문은 뒤로하고 재빨리 택배로 발송했다. 그게 아마 금요일인가 토요일인가 그랬을 거다. 월요일이 되자 서비스센터에서 빠르게 연락이 온다. 2번째 보내서 그런지 반응이 빠르다. 리퍼 교환 진행한다고. 알겠다 하고 다음날 바로 택배로 받았다. 우리나라 택배 속도는 세계 최고!!
다시 재조립 후 스트레스 테스트. 정상 작동한다. 시작이 8월 13일이었는데 다 해결된 날짜가 무려 9월 19일이다. 한 달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 cpu 온도가 좀 높다. 다크락 4 프로가 비록 공랭식 끝판왕은 아니라도 꽤 상위 성능인데... 온도를 너무 못 잡는다. 하지만 알게 뭐냐.
나는 새 시스템을 장만하기로 마음먹었다. 라이젠이 지긋지긋해졌다. 미들 타워지만 책상 아래 한가득 차지하고 있는 ATX 시스템도 너무 크고 갑갑하다. 작고 귀엽지만 강력한 itx 한번 만들어볼까 한다. 아아 오랜만에 다시 본성을 되찾은 기분이다. 짜증 나지만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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