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날씨에 속다
오전 11시, 맑디 맑은 날씨에 두근두근 했더랬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니 거의 2주정도 라이딩 못해서인지 온몸이 뻑적지근하기도 하고...주섬주섬 챙겨서 집을 나선것이 3시..(-_-;;;; ) 나서자마자 흐려지고 몰아치는 바람에 배신감을 느꼈지만 잠깐 불고 말겠지 하는 마음에 해월정으로 향했다.
해월정에 오르는 도중에 문득 송정 바닷가가 보고싶은게 아닌가..오늘은 컨디션도 좋으니 니가 썰매를...이 아니고 -_- 쉬지 않고 해월정을 지나 해맞이 고개를 넘어 신나게 다운힐을 달렸다. 차량도 별로 안다니고 해서 아주 가속 페달링까지 해가며 내 목숨 아까운지모르고 죽어라 달려서 도착한 송정..
휑 하더라구. 오랜만에 왔는데도 변한것도 없고. 어느 학교에서 단체로 MT 왔는지 백사장에서 물에 빠트리고 난리더라. 근데 요즘 애들은 왜 그리 -_- 겉늙어보이나..파릇파릇하게 보이는 애들이 없어서 조금 실망함..아, 그리고 미라크 카메라 정말 안습...ㅠㅠ
다시 집으로..
어차피 송정에 오래 있을것도 아니고, 늦게 나서는 바람에 간절곶은 꿈도 못꿀 판이고, 커피 한잔하고 20분도 안쉬고 곧장 출발했다. 돌아오는 길은 바이크로도 거의 가본적이 없어서(매번 터널로만 다녔더니 -_-;) 길의 경사도가 어찌될까 두근거리면서 달렸다.
오늘은 컨디션이 참 좋더라고. 그리고 송정에서 해월정 방면으로 돌아오는 업힐은 경사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라 평속도 잘나와서 간만에 업힐 평속 14~15km 를 찍었는데...그렇게 땀 흘리며 룰루랄라 1/3 쯤 갔나..
갑자기 엄습하는 -_- 기어 변속음이 목뒤를 뜨끔하게 만들더이다.
잠깐 뭐지? 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옆으로 휙~ 하고 지나가는 로드 한대...ㄷㄷㄷ 아...자비 좀..
당시 내 속도계의 찍힌 속도가 15km 쯤..그런 나를 업힐에서 스쳐지나갈 정도면 최소한 20km는 넘어간다는 소리인데..아무리 경사도가 크게 급한게 아니라고 해도 나름대로 업힐인데..-_- 게다가..앞서 나가는 로드의 페달링 속도가 느린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멀어져가길래 기를 쓰고 꽁무니로 가서 관찰해보니 이 사람은 아우터로....응??? 아니 왜 업힐을 아우터로 달리냐구요..매너 좀..ㅠㅠ
쓰고있는 헬맷도 타임 트라이얼때 쓴다던 그 유선형의 에어로 타입인걸 보니 평범한 사람은 아닌듯한데... 어쨌든 정말 잘 타더이다. 자전거의 퍼포먼스에서도 따라갈수가 없고, 체력이나 스킬 면에서도 이건 뭐...처음에 겨우겨우 따라갔을때는 내심 속으로는 "나도 로드만 타면 저 정도는!!" 이라고 했지만...구간을 1/3 쯤 남긴 시점에서는 그냥 이건 뭐 다른 차원의 짐승이 한마리 내 앞에 있더이다.
쳇..좋은 기분으로 송정 갔다오다가 짐승의 출현에 로드에 대한 아쉬움만 커진 라이딩이었다. 일기 끝.
ps : 우리 집에서 송정까지 딱 50분 걸렸거든? 그렇다면 이 기세로 간절곶 가면 대체 얼마나 걸린다는거야..하아..난 혼자서 갔다왔다간 날밤 샐듯...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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